때아닌 초여름에 구경했던 크레이터 레이크 인근의 설경.
사무엘 권씨.
독자 사무엘 권씨 레드우드·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 여행기
주도 새크라멘토서 북상
첫날2006년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맞아 2박3일 일정으로 레드우드 국립공원(Redwood National and State Parks)과 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Crater Lake National Park)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5월27일 새벽 4시 집을 출발하여 7시에 LAX를 이륙하여 45분(차로 이 곳까지 오려면 7시간 정도 달려와야 할 거리) 날아 캘리포니아의 주도인 새크라멘토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렌트카로 5번 프리웨이를 따라 130마일 가량 운전을 하여 도착한 레딩(Redding)이라는 소도시에 있는 홈타운 부페(Hometown buffet)에서 점심을 먹고 레딩의 명물다리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선다이얼 브리지(Sundial Bridge)라는 이름의 다리는 강을 가로질러 강 반대편 끝나는 지점에 마치 해시계를 연상시키는 탑 모양의 기둥에 굵은 쇠줄이 다리를 지탱하도록 만들어진 독특한 공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레딩에서 천천히 북상하니 오른쪽으로 마운트 샤스타(Mt. Shasta)가 눈에 들어왔다. 해발 1만4,164피트로 정상에는 구름에 가려져 있었고 중턱까지 아직 눈이 쌓여 있었다. 10마일 더 북상하다가 동북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97번으로 갈아타고 56마일 가니 오리건주로 들어서려는데 비가 조금씩 뿌리기 시작하는데 기온이 이미 섭씨 3도 정도로 제법 쌀쌀했다. 그리고 먼 산에는 하얀 눈발로 주변 산이 하얗게 물들고 있었다. 우리는 오리건주를 통과하여 20마일 되는 곳(Klamath Fall)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마치 해시계를 연상시키는 선다이얼 브리지. 북가주 레딩에 있다.
둘째 날
다음 날 아침 모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으로 요기를 하고 오리건 남부의 산림지대를 따라 형성된클라매스 레이크(Klamath Lake)를 따라 오리건주에 하나밖에 없는 국립공원인 크레이터 레이크로 향했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드리워졌고 간간이 구름사이로 햇살이 얼굴을 내밀곤 했지만 아무래도 비가 와서 호수구경을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산을 올라가는데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갑자기 눈으로 변했고 거목들에는 눈이 가득 쌓여 장관을 이루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모두들 눈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그 동안 자동차 속에 갇혀서(?) 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먼길을 쉬지 않고 달려왔던 터라 별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였는데 5월말에 이런 장관을 볼 수 있으니 너무 좋아서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정상에 도착해 보니 호수는 구름 속에 잠겨있어 호수의 일부분만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크레이터 레이크는 7,700년 전에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호수로 지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수심이 1,943피트로 깊고 넓이는 백두산 천지의 3배나 되는데 1902년 5월20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빡빡한 일정이라 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하행을 하다가 66번을 타고 서쪽으로 86마일 달려와 메드포드(Medford)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드포드를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그랜츠 패스(Grants Pass)를 통과하여199번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가 잠시 제다이 스미스 레드우드 주립공원(Jedeiah Smith Redwood State Park)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고 101프리웨이를 따라 캘리포니아 최북단에 위치한 크레센트 시티(Crescent city)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해안선을 따라 남하하면서 보게 되는 거목들이 군집해 있는 레드우드 국립/주립공원(Redwood National and State Parks)이다. 레드우드는 토마토 씨처럼 작은 씨앗이 자라서 무게가 무려 500톤이 넘는 거목으로 자라 키가 자유의 여신상보다 더 크게 자란다고 한다. 그리고 도끼로는 레드우드 나무를 자를 수 없을 만큼 강도가 강해서 화재나 해충으로부터 잘 견디어 내며 이 거목 한 그루로 집을 몇 채씩이나 지을 수 있다고 한다.
말로만 들어왔을 뿐 이곳의 자연환경을 동경하면서도 쉽사리 찾지 못했던 나에겐 몇 천년의 긴긴 세월을 살아온 거목들이 예사롭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풍부한 강수량으로 숲속은 이끼가 무성하게 자라있었고 그 사이로 잘 다듬어 놓은 트레일이며, 계곡을 따라 굽이굽이 흐르는 맑디맑은 물은 나무꾼과 선녀들의 이야기를 연상하기에 족하리만큼 아름다웠다.
대부분의 시간을 차 속에서 수박 겉 핥기 식으로 구경하는 관광이라 아쉬움만 가득 안고 유레카(Eureka)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숙소가 있는 아카타(Arcata)로 다시 올라와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혼자서 시골마을을 산책을 하는데 인적은 고요했고 멀지 않은 곳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만 차갑게 나의 뺨을 만지고 지나갔다.
오리건의 유일한 국립공원인 크레이터 레이크.
셋째 날
오늘은 여행일정 가운데 마지막 날이다.지금부터의 일정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변을 둘러보는 정도의 스케줄로 짜여져 있다. 우리가 머물렀던 모텔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지지 않은 곳에 100년 이상된 건물들을 나라에서 보존하고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미국 역사가 겨우 200년을 넘겼을 정도로 미미하다보니 100년된 건물도 자기들로서는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리라 생각하면서도 반만년 역사를 지닌 우리는 얼마나 감사하며 우리의 문화재를 아끼고 잘 관리해야 하는지도 새삼 깨닫게 했다.
다시 101을 타고 남쪽으로 약 50마일을 달려 지상에서 가장 큰 레드우드가 밀집되어 자라고 있다는 험볼트 레드우드 주립공원(Humboldt Redwood State Park)을 잠시 둘러보고 거기에서 약 69마일을 달려 윌리츠(Willits)라는 아주 작은 시골에 있는 중국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여행을 하면서 놀라게 되는 것은 미국 어느 시골을 가도 만나게 되는 식당 가운데 하나가 중국식당이다. 중국 사람들은 자기 민족이 이민을 오면 서로 돈을 모아서 다른 사람의 상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다가 식당을 차려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마을에 정착하는 과정에 그 지역에 도네이션을 최대한 많이 하여 마을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쌓는다고 한다.
다시 남쪽으로 약 90마일을 달려 포도주 생산지로 날로 유명해 지고 있는 NAPA Valley에 도착 와이너리에 잠시 들러 포도주 시음을 즐기는 모습만 보고 또 먼발치에서 서부의 명문 UC Berkeley를 스치며 비행기 시간에 쫓겨 오클랜드 공항으로 향했다.
캘리포니아 가장 북쪽에 있는 해변 도시 중 하나인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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