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신참 우완 빅 리그 입성 첫해에 ‘우뚝’
“9회에도 99마일 던지는 처음 보는 강한 어깨”
벌써 9승… 50여년 만에 ‘루키 20승’ 나올까 기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신참 투수 저스틴 버랜더. ‘슬로’란 말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빠른 직구는 규칙적으로 100마일을 넘고, 커브볼이 88-92마일을 나른다. 느리게 던진다는 체인지업도 75-83마일을 달린다. 패스트볼은 말 그대로 빛이 스쳐가는 스피드여서 타자들은 감히 배트를 대지 못한다. 커브 볼의 스피드가 웬만한 강속구 투수의 패스트볼 수준이다. 이런 엄청난 스피드는 내로라하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얼을 빼놓는데도 금방이었다. 타이거스의 23세 우완 버랜더는 타이거스에 입단한지 2년도 안돼 메이저리그에 우뚝 섰다. 키 6’5”에 체중 200파운드의 당당한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어마어마한 강속구로 그는 벌써 9승4패의 뛰어난 성과를 냈다. 방어율 3.39. 지난 5월에는 아메리칸 리그 이달의 루키로 선정됐다. 이대로라면 20승 고지도 가능해 벌써부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만약 20승 이상을 거둔다면 지난 1954년 뉴욕 양키스의 밥 그림이후 50여년만에 처음으로 ‘루키 20승’의 고지를 밟아보는 것이다. 6월에는 다소 주춤해 2승1패, 방어율 5를 약간 넘고 있다.
괴물 투수의 출현에 요즘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 팍은 환호에 뒤덮혔다. 그의 저시는 불티나게 팔리는 인기상품이며 인터뷰는 쇄도한다. 그러나 갑작스런 성공과 환호에도 불구하고 그는 버지니아주 구취랜드에서 재미로 야구를 시작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는 선수다. 여전히 조용하고 나서기를 꺼리며 야구수업에 진지하다. 이런 수더분함을 간직하는 인간적 매력으로 해서 버랜더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더 커가고 있다.
죽마고우인 다니엘 힉스는 그가 자랑하거나 잘난 척 하는 적을 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나이 21세에 졸지에 백만장자가 돼도 그의 성품은 변한 바가 없다.
그의 아버지는 “앞으로 10년뒤 버랜더가 메이저리그의 대 스타가 돼도 달라지는 것이라고는 그가 타는 자동차 정도일 것”이라며 “내 아들의 그런 점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다.
버랜더의 어깨는 천부적이다.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인 오클랜드 A’s전에서 팔의 힘이 다 빠졌을 98구째 투구에서도 101마일을 기록해 보는 사람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캔자스 로열스전에서는 첫 영봉승을 거뒀는데, 경기가 끝난후 캔자스 시티 1루수 덕 민트키비츠는 “내가 9회 마지막 타석에 섰을 때 99마일이 찍혔는데, 그게 어찌 사람이 던지는 공입니까?”라고 혀를 내둘렀다.
타이거스 짐 레이랜드 감독(61)도 버랜더가 로열스 선수들을 먼지처럼 날려버리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내 평생 선발투수가 9회에 99마일을 던지는 경우를 본적이 없다. 정말 놀라운 재능을 가진 젊은이다. 잘 크면 장래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버랜더의 초점은 장래보다 현재에 맞춰져 있다. “이 모든 것이 너무나 빨리 일어난 일이다. 기대조차 못했다. 그러나 난 아직 뭐가 된 것도 아니다. 많이 배워야 된다. 그것이 바로 내 주된 관심사다.”
그의 용력 덕분에 타이거스도 상승세다. 지난 5년 동안 평균 100패를 당했던 부끄러운 부진을 뒤로 하고 올해는 AL 센트럴 리그 선두(25일 현재)를 달리고 있다. 공격도 세졌지만 상승세를 주도하는 쪽은 투수들이다.
지난 시즌 팀 방어율 4.51로 AL 8위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3.54로 메이저리그 선두다. 버랜더를 비롯해 케니 로저스(10-3, 3.44), 제레미 본더만(7-4, 3.65), 네이트 로벗슨 (7-3, 3.38) , 마이크 매로스(5-2, 3.56) 등 선발 모두가 돌처럼 단단하다. “훌륭한 투구는 승리의 키포인트인데 버랜더가 큰 몫을 해냈다”고 타이거스 캐처 이반 로드리게스도 평가했다.
버랜더는 마이너에 있던 지난해 큰 잠재력을 보여줬다. 2004년 전체 드래프트 2번으로 타이거스에 지명됐는데 마이너리그 119이닝을 치르는 동안 스트라익 아웃을 136개나 뽑아냈다.
지난 시즌 후반부에 메이저로 부름을 받고 올라왔다. 타이거스는 당시 연패를 당하고 있었지만 급하게 불러올리지는 않았는데 장기적인 안목에서 였다.
투수코치 척 헤르난데즈는 “올 봄에 그를 5선발로 로테이션에 넣었는데 지금 이미 아주 잘 하지만 우리는 길게 본다. 그는 열심히 하고 경청한다. 배움에 진지하다. 머지않아 중책을 맡을 자질이 있다”고 말한다.
버랜드의 어깨는 리틀 리그에 있을 때부터 유별났다. 13세때 아버지는 공 받아주기를 중단(손이 아파서)하고 야구 아카데미로 보냈다.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수업받은지 몇일만에 79마일이 나왔고, 코치들이 80마일을 던지면 상을 주겠다는 내기를 하자 다음 투구에서 바로 84마일이 나왔다.
고등학교 때 최고 구속은 93마일로 찍혀있는데 그것은 몸이 아팠기 때문이었다. 올드 도미년 대학에 들어가 체중도 15파운드 늘고 건강을 되찾자 100마일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전미대학우수선수상를 3년 연속으로 수상했고 3학년까지 335이닝 동안 스트라익아웃을 427개 잡아냈다.
대학 때 포심(four-seam), 투심(two-seam) 패스트볼 뿐 아니라 다른 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서클 체인지업과 커브볼도 열심히 연마했다. 덕분에 체인지업과 커브볼도 패스트볼만큼이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커브볼과 체인지업을 어떤 때나 어떤 볼 카운트에서나 던진다는 점”이라고 미네소타 트윈스 매니저 론 가덴하이어는 지적한다. “그가 3-2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어린 선수로서는 아주 인상적이었다”는 것.
버랜더는 배움에 진지하다. 같은 팀의 18년 베테런 투수 로저스는 버랜더가 존경하는 교사다. 언제나 로저스의 투구를 옆에서 지켜보며 배우고 이야기를 나눈다.
로저스는 버랜더는 장래 대단한 선수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자리 숫자의 광속구와 빼어난 체인지업과 커브볼, 이 세가지를 모두 스트라익으로 꽂아대니 어떤 타자가 맞서고 싶겠는가. 더욱이 그는 열심히 운동하고 진지하게 배우려 한다. 정말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다.”
<케빈 손 기자>
강한 어깨를 타고난 버랜더는 느린 공이 없다. 직구는 물론이고 커브도 웬만한 강속구 투구의 직구 수준이다.
타이거스 우완 루키 저스틴 버랜더는 엄청난 강속구로 데뷔 첫해에 메이저리그의 시선을 사로잡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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