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드라마 64부작 중 56부 끝나
6월30일, 7월1일 준준결승 4게임
독일-아르헨 최대 불꽃승부 전망
아니 벌써?! 산울림의 노래 그대로다. 4년마다 지구촌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놓는 월드컵축구 본선대회의 64부작 승부드라마 가운데 어느새 56부가 끝났다. 태극전사 선전을 기원하며 지구촌 코리안들의 기를 모으던 게 엊그제 같은데, 토고전 역전승에 다함께 기뻐하고 프랑스전 무승부에도 하나로 좋아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8팀밖에 안남았다.
16강고지로 가는 마지막 봉우리 알프스고개(스위스전)에서 고배를 마신 아쉬움이 가라앉지 않았는데, 태극전사들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프라이의 두번째골을 두고 열불나는 논란이 아직 계속되고 있는데, 벌써 16강 넘어 8강, 27일 브라질-가나전과 스페인-프랑스전을 끝으로 스위트 식스틴(Sweet 16)에서 엘리트 에잇(Elite 8). 남은 경기도 딱 8게임뿐이다. 태극전사들이 끝내 못넘은 알프스 고개를 승부차기끝에 넘은 우크라이나를 뻬고는 대체로 오를 팀이 올랐다. 결승전이라 해도 손색없을 독일-아르헨티나전으로 막을 여는 8강전 드라마는 오는 30일과 7월1일 각각 2게임씩 펼쳐진다.
◆독일-아르헨티나(30일 오전8시, 이하 SF시간)= 양팀의 8강전 격돌을 순백 구경꾼들에겐 즐거움을 앞당기는 것이 되겠지만 두나라 서포터스에게는 너무 이르고 너무 조마조마한 개봉이다. 말그대로 예비결승전. 그러므로 이기는 팀에게는 징그러운 장애물을 제거하는 셈이 되고, 지는 팀에게는 적수 잘못 만나 조기종영을 하는 셈이 될 것이다. 대회 직전까지, 설마설마 하면서도 잔치판 벌여놓고 일찌감치 구경꾼 신세가 될지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던 독일은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가위 폭발적인 화력도 자랑하며 승승장구했다. 폴란드 출신 투톱 클로세(4골)와 포돌스키의 공격에다 플레이메이커 발락, 미드필더 슈나이더 등이 호시탐탐 상대의 급소를 노린다. 아르헨티나의 화력도 이에 못지 않다. 크레스포와 사비올라 신구조화를 이룬 공격진을 간신히 막아내더라도 제2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새내기 메시 등 싱싱하고 예리한 창이 즐비하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흥분하지 않고 경기를 조율하는 리켈메의 플레이메이킹은 거의 예술의 경지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탈리아-우크라이나(30일 낮12시)= 그저 거칠다기보다는 교활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능구렁이 액션으로 곧잘 상대도 속이고 심판도 속여가며 끄적끄적 살아남는 아주리군단(이탈리아)에게 너무 많은 행운이 주어진 게 아닐까. 혹은 1라운드에 죽음의 조에 빠뜨린 데 대한 보상일까. 16강전에서 호주를 막판 페널티킥으로 밀어내고 8강고지에 오른 이탈리아의 상대는 새내기돌풍의 주역 우크라이나다. 객관적 전력으로 보나 관록으로 보나 역시 이탈리아는 속으로 웃다 입이 찢어질 대진운이다. 그러나 승부는 알 수 없는 것. 다름아닌 이탈리아 세리A 리그에서 득점왕으로 군림했던 안드리 셰브첸코(이번시즌 잉글랜드 첼시로 이적)는 이탈리아 빗장수비의 허점을 꿰뚫고 있다, 역으로 빗장수비 고수들도 셰브첸코의 아킬레스건을 알고 있다는 것은 감안하면 그게 그것이긴 하지만. 줄창 자기골문을 에워싸다 몇차례 기습으로 상대를 골탕먹이고는 또 문을 굳게 걸어잠궈버리는 이탈리아의 얄미운 축구스타일을 싫어하는 지구촌 축구팬들의 우크라이나성원이 얼마나 먹혀들까.
◆잉글랜드-포르투갈(7월1일 오전8시)= 잉글랜드는 명성만큼 강하지 않고 포르투갈은 명성보다 강하다. 잉글랜드는 늘 실력보다 과대평가를 받아왔고 포르투갈은 왠지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둘 다 승리를 장담하지만 둘 다 고민이 있다. 잉글랜드는 원더보이 오언이 무릎부상으로 병원신세를 지고 있고, 불굴의 투사 루니는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안됐다. 공격라인 이상은 포르투갈도 마찬가지. 나이든 파울레타의 발끝이 예전만 못하고 움직임도 많이 둔해졌다. 게다가 플레이메이커 데코가 경고누적 퇴장으로 못 뛸 위기(현재 재심대기중)에 놓여있다. 잉글랜드는 베컴 제라드 콜 등이 제몫을 해주면, 포르투갈은 늙은 호나우두(브라질)보다 더 무서운 젊은 호나우두가 부상에서 회복돼 제몫을 해주고 피구의 능구렁이 플레이가 먹히면 40년만에 4강고지를 다시 밟을 수 있으리란 희망에 차 있다.
◆브라질-프랑스(7월1일 낮12시)= 98월드컵 챔피언(브라질)과 02월드컵 챔피언(브라질)의 왕중왕전 성격이다. 브라질로서는 98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에 0대3으로 진 빚을 되갚아주겠다는 입장이다. 프랑스는 02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서 이번 월드컵에서도 부진을 거듭했으나 막판 토고전 승리로 기사회생한 뒤 강호 스페인을 눌러이겨 상승세를 타고 있다. 브라질라인업은 호나우디뉴, 카카, 아드리아누, 카푸 등등 전원 월드스타 군단이다. 최전방 호나우두가 비록 역사적 골은 생산하고 있지만 오히려 예전만 못해 약해보일 정도다. 한물갔다는 평판을 듣던 프랑스는 중원의 예술사 지네딘 지단이 스페인전에서 쐐기골을 넣는 등 왕년의 가락을 되찾아가는 가운데 신무기 리베리, 골사냥꾼 앙리 등이 버티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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