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종영 앞서 홈페이지 게시판 통해 소감 전해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지켜온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임성한 극본, 이영희 연출)’를 쓴 임성한 작가가 드라마 종방에 앞서 홈페이지 게시판에 10개월간 이어온 집필 소회를 밝혔다.
임성한 작가는 제작진이나 연기자들 입장에서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식구들이 홈피 폐인분들이라 생각한다고 시작한 이 글에서 미니시리즈처럼 한 두달도 아닌 거의 1년이나 되는 긴 시간을 가족들에게 눈총받아가며 단잠 못자가며 불에 올린 음식을 태워가며 사랑의 응원을 보내주셨다면서 애청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친모가 딸을 의붓 아들과 결혼시키는 소재와 잇따라 터진 잦은 논란은 이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대변하지만 한편으론 인륜에서 벗어났다는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임 작가 역시 장기 집필 과정에서 실수와 단점이 많았다고 고백하며 아직 부족한 작가로서 배울 점도 많다. 다음 작품에서는 더 노력해 단점과 실수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드라마라는게 어쩔 수 없이 ‘초치기’로 써야하는 형편이라고 덧붙여 시간에 쫓겨 집필해야 하는 어려움도 함께 전했다.
10개월간 호흡을 맞춘 출연 배우들에 대한 평가도 잊지 않았다.
여주인공 자경의 계모 배득으로 출연한 박해미에 대해서는 단순히 이쁘기만 한 게 아니라 배득이 독한 연기를 하는데 필요한 힘있고 매력적인 카리스마가 있어 적역이었다고 평가했다. ‘맘마미아’를 대표작으로 줄곧 뮤지컬 배우로 활약해 온 박해미의 드라마 출연에 대해 감사의 뜻도 함께 전했다.
또 주연 배우로 나선 신인급 연기자도 한 명씩 언급하며 가능성을 높이 샀다.
임 작가가 조연우는 선함이 있어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왕빛나는 지혜로운 여자, 이태곤은 의리있고 늠름하고 윤정희는 최선을 다해 극중 인물이 됐다고 평가했다.
연기력에도 긍정적인 점수를 주며 지금처럼만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계속 노력하면 유명 배우가 아닌 끝까지 살아남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글 말미 23일 폐인분들 꼭 만나뵙고 싶다고 밝혀
다음달 2일 막을 내리는 ‘하늘이시여’는 오는 23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종방연을 갖는다. 한혜숙, 임채무, 이태곤, 윤정희 등 주연배우부터 제작진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의 참석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 임 작가는 전작 ‘인어아가씨’, ‘왕꽃 선녀님’ 집필 당시에도 제작발표회나 종방연 등에 참석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고 집필 도중 PD나 배우들과 연락할 때도 이메일을 통하는 등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종방연을 준비 중인 SBS 측도 임성한 작가로부터 참석한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했지만 임 작가는 게시판에 남긴 글 말미 23일 몇몇 폐인분들 제가 꼭 만나뵙고 정담 나누려고 합니다라고 밝혀 종방연에 참석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음은 임성한 작가의 글 전문
어느 분께서, 우리 폐인들이 일년간 게시판을 지켜왔는데 제작진이나 배우 분들도 작품을 마치는 소감이랄까? 글을 남겨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다른 드라마 홈피처럼요)그런 부탁이? 아니어도 우리 제작진이나 연기자들 입장에서가장 고마워해야 할 식구들이 홈피 폐인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직업이고 일이지만 여기 분들은 일도 아니고 생기는 것도 없이 미니시리즈처럼 한 두달도 아닌, 거의 일년이나 되는 긴 긴 시간을가족들에게 눈총받아가며....단잠 못자가며불에 올린 음식들 태워가며..사랑의 응원들 보내주셨습니다.
드라마를 남녀 사이로 비유하면미니시리즈는 잠깐의 달콤한 연애기간이고(서로 아끼고 좋은 점만 보여주게 되죠)연속극은 긴 결혼생활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혼생활은 연애 때하곤 다르다고들 합니다.살다보면,아무리 노력해도 어쩔수 없이 실수도 하고...상대에게 아픈 소리도 하게 되고..잠시나마 원망..미움도 갖게되고....그러면서...연애 때의 달콤함과는 또 다른..진한? (아니면 ‘징한^^) 정이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하늘이시여를 장장 십개월 하다보니..정말 본의아니게, 실수도 있었고..헛점도 있었습니다. 지적해주신 많은 분들께,진심으로 감사드리고..아직 부족한 작가로서 배울 점도 많았습니다. 다음 작품에선(드라마라는게 어쩔수없이 초치기?로 써야하는 형편이지만)그래도 더 노력해서, 단점이나 실수를 줄이려고 합니다.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어제 81회 방송..배득 여사의맛깔난 연기?(^^)를 보다보니까..캐스팅 때 생각이 났습니다. 박해미 씨, 너무 이쁘구 젊어서 캐스팅 안 될뻔 했거든요제가 왕꽃선녀를 쓰느라, 맘마미아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좋아하시는 손PD님^^ 한테, 맘마미아 공연 테잎을 구해달라고 하고, 먼저 인터넷으로 박해미 씨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귀여운 아들과 짧게 한 인터뷰가 있었는데 보면서, 못된 계모 역할인데 ‘너무 이뻐서 안돼겠다’ 했습니다, 다른 사람 찾아보자고-그리고 다른 배우들을 찾아보는 중..한 열흘쯤? 있다가 맘마미아 공연 테잎을 구했다고 갖다줘서 보는데(어쨌든 구한거니까 봐야죠).. 그냥 단순히 이쁘기만한게 아니라,배득이 독한 연기를 하는데 필요한, 힘있고 매력적인 카리스마가 있더라구요.보는 순간, 됐다고 했죠 적역이라고!-(무대에만 섰던 배우 박해미씨가 이 어렵고 힘든 역을 흔쾌히 맡아줘서 내내 고맙게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우리 배우들 얘기를 좀 더 해야겠네요우리 폐인 분들,하게판 어쩌다 들러서 배우들 연기가 어떻다 저떻다폄하하는 글을 올라오면...속상해하고 해당 배우들 상처받을까봐걱정들 해주셨습니다
우리 젊은 배우들요.. 하나같이 지독합니다저는 지독한 사람들을 좋아하구요해서,연기평이 아닌 입에 담을 수 없는 인신공격을해대는 사람들을 향해..같이 저주를 퍼붓고 상처받아서 일에 지장받으면결코 독한 사람이 아닙니다.칭찬의 글이 올라와도 자만하지 않고인신공격의 글이 올라와도 의연하게..스스로 담금질해가며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제대로 독한 사람입니다.우리 배우들 정말 잘해왔습니다그러니까 걱정하고 안쓰러워 안하셔도 됩니다^^
반효정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은대한민국이 인정하는 연기파 분들이라 걱정이 없었습니다베테랑 중견 연기자 분들과재능있는 신인들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 조화로우리 드라마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조연우 씨는 선함이 있어서 제가 좋아했고빛나 씨는 참 지혜로운 여자로 알고있습니다왕모, 의리있고 늠름하구요자경이, 최선을 다해서..제대로 극중 인물이 되어줬어요이리..연기하는 거 보며 머리가 좋구나 생각들었고슬아, 구김없이 자랐을 거 같은 어린 배우가생각 외로 눈물연기를 잘해주네요. 민아.. 당돌한 분위기 야무진 미인인데..그 야무짐으로 충분히 더 클 수 있는 배우가 될거구요.
폐인 분들 못지않게, 저도 우리 연기자들 무척 아끼고 사랑합니다.특히 이번 신인배우들지금처럼만 겸손하고..성실한 자세로..계속 노력하면유명 배우가 아닌,끝까지 ‘살아남는 배우’가 될 것입니다.
’살아남는 배우’ ...단지 오래 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여러 뜻..의미를..내포하고 있습니다.
여름..가을..겨울..봄..다시 여름사계를 보내는 동안한결같은 마음으로 하게판 지켜준 팬 여러분..그리고 배우..스태프 여러분정말들 고생하셨습니다(작가는 안 쓰러졌는데..손 모PD가 거의 막바지에살인적인 과로를 견디다 못해 쓰러졌죠)
모든 분들 노고에 정말 감사드립니다.(23일 몇몇? 폐인분들..제가 꼭 만나뵙고 정담 나누려고 합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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