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되지 않은 욕구나 충동들로 내면이 가득 차 있으면 어떻게 될까? 바깥으로 나올 것이다. 어른의 경우 예술로 표현되어 족적을 남길 수도 있고 일상의 파고에 묻혀갈 수도 있겠다. 유아(toddler)라면 짜증과 반항과 칭얼거림과 보챔으로 표현되면서 부모를 들들 볶을 확률이 많다. 문제는 이에 대처하는 부모의 경험 또한 일천하다는 것이다. 요즘은 대부분 하나나 둘, 많아야 셋인데 그나마 아이마다 기질과 천성이 다르니 아이의 짜증과 완강한 고집에 난감할 때가 많다. 아이의 짜증과 고집, 논점을 과장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다. 내가 부모로서 잘 하고 있는지 퀴즈나 풀어볼까?
이렇게 보챌땐 어떻게 하나 ?
퀴즈로 풀어보는 ‘부모 지침서’
“굿나잇 키스까지 해줬는데
자지 않고 부모 귀찮게해”
문제 1
베드타임 스토리 읽어주면 잘 듣고 이도 잘 닦고 굿나잇 키스까지 하고서 침대에 눕힌 후 램프도 껐는데 잠시 후 보면 아빠 엄마 방으로 와서 뭔가 제2막을 기대하는 눈치다.
<보기>
A. 부모 방바닥에 담요를 깔고 재운다. 적어도 모두 잠을 잘 수 있으니.
B. 계속 돌려보낸다. 줄기차게.
C. 자기 침대에서 자지 않고 나오면 다음날 공원에 안 가는 식으로 대응한다.
부모는 피곤해 더 이상 기력이 없는 야밤에.
정답은 B: 3세 정도의 유아는 부모를 시험할 수 있다. “일관성이 해결사”이다. 단 한번이라도 아이와 대화하거나 TV를 켜주거나 안아주는 식으로 해이해지면 부모는 조정권을 잃게 된다. 평화로운 밤잠을 물 건너 보낼 각오가 없다면 말이다.
문제 3
“놀이터에서 장난감 뺏으려
다른 아이에게 손찌검해”
놀이터에서 장난감을 빼앗으려 다른 아이를 때렸다.
정답은 C: 아이의 손을 잡고 눈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때리는 것은 안 돼”라고 분명히 말해 준다.
<보기>
A. 미안하다고 말하게 한다.
B. 즉각 데리고 나간다. 그래야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C. 장난감을 빼앗고 때리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해준다.
아이가 진정이 됐으면 친구에게 사과시키고 다시 놀게 하고 사이좋게 잘 놀면 칭찬해 준다.
문제 4
“2세된 사내 녀석
카시트에서 벨트 안매려해”
2세 남자아이, 도대체 카시트에서 벨트를 매지 않으려고 한다.
<보기>
A.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면서 단호히 벨트를 매어준다.
B. 왜 카 시트에 앉아야 하는지, 왜 벨트를 매는 것이 중요한지 설명하고 규칙을 이해 시킨다.
C. 카시트에 앉아서 벨트를 매고 잘 있으면 좋아하는 테입을 들려준다고 말한다.
정답은 A: 이 사안에 관해서는 명확하고 확고한 메시지 전달이 필요하다. 단 벨트를 아이 자신이 맬지 아니면 부모가 매어줄 지에 대한 선택권은 줄 수 있다. 5세쯤 되면 형제들 벨트 착용을 책임지라고 하면 자신은 군소리 없이 매기도 한다.
문제 5
“TV시청 1주일 금지했는데
몇일후 보게해달라고 흥정을”
옷도 입지 않고 TV를 보면서 늑장을 부리더니 또 프리스쿨에 늦었다. 화간 난 엄마, 1주일간 TV 못 본다는 강경책을 내렸는데 4일째 날 한 프로그램만 보면 안 되냐고 흥정이 들어온다.
<보기>
A. 사실 1주일은 너무 기니까 이쯤에서 아이의 청을 들어준다. 그리고 그 날은 화가 나서 그랬다고 속내를 내비친다.
B. 초지를 관철시킨다. 규칙을 어기면 TV 못 보는 날이 3일 더 연장된다고 강경하게 나간다.
C. TV 보겠다고 칭얼댈 때마다 TV 못 보는 날이 하루씩 연장된다고 인색하게 나간다.
정답은 A 또는 B: 초지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그동안의 행동이 방정했으면 파격을 가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너무 복잡하거나 딱딱한 것은 음식이든 옷이든 라이프 스타일이든 불편하다. 어딘가 딴 데로 새고 싶은 하루도 있지 않은가? 벌은 죄질에 상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 6
“친구의 선물을 사러갔는데
자기 장난감 사달라 떼써”
친구 생일선물을 사러 장난감 가게에 들렀다. 4세 딸아이가 자기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른다. 너무 비싸서 안 된다고 했는데도 사람들 보는 앞에서 떼 쓴다.
<보기>
A. 줘주지 않는다. 그러나 계산대 앞에서 별로 비싸지 않은 대체 장난감을 사서 기분을 풀어준다.
B. 그와 비슷한 장난감이 이미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래도 칭얼대면 계속 설명한다.
C. 안 된다고 말하고 이유를 설명한다. 더 이상의 언급은 피한다.
정답은 C: 한번 마음먹으면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아이들은 영민해서 부모가 망설이는 기색이 보이면 그대로 몰고 들어온다. 대답은 간단할 수록 좋다. 그래도 아이가 큰 소리로 보채면 조용히 하던지 아니면 스토어 바깥으로 나가던지 선택권을 준다. 그리고 즉각 아이를 데리고 나올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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