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투표자 몇명일까? 메리 정 하야시에서 ‘정’ 빠진 배경은?
◆득표약발 겨냥 고심끝에 2번 바꿔= “메리 하야시가 아니라 메리 정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메리 정 하야시 후보를 두고 같은핏줄로서의 아쉬움을 표한 한인들이 적지 않았다. 그가 재작년 출마채비를 갖추면서 처음 내걸기로 한 이름은 메리 정(Mary Chung)이었다. 그런데 발음이 쉽지 않은데다 판사직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던 남편(데니스 하야시)과의 패키지홍보에도 혼선을 준다는 등 이유로 메리 정 하야시로 바꿨다가 재차 메리 하야시란 이름으로 등록하기로 결정했다. 연방사회보장국 서부지청 이미영 소셜워커는 그것 말고도 “미국사람들이 (2차대전 때 일본계) 2,000명을 (마구잡이로) 수용캠프에 가둬놓은 그 일 때문에 일본계에 대해서는 미안한 생각들을 갖고 있어서” 득표에 좀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귀띔했다.
◆한인유권자 투표는 과연 몇명?= 이번 선거에서 제18지역구 한인유권자 등록자와 투표자는 과연 몇명이나 될까. 한인사회 최대관심사 중 하나지만, 주정부 총무처 선거관리국이 인종별 민족별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 쉽사리 풀 수 없는 수수께끼다(본보가 몇차례 인용한 04년 선거 한인투표자 38명 통계는 메리 정 하야시 후보가 나름의 채널을 통해 입수한 것이다). 다만 본보의 캠페인에 발맞춰 이정순 전 SF한인회장과 이제남 전 SF평통간사 등 중심으로 이뤄진 한인사회 표몰이 호응자만 해도 이삼백명에 달해 실제 투표자가 목표치(500표)를 넘을지 모른다는 희망섞인 말들이 나온다. 만일 그렇다면, 근소한 표차로 미뤄 정치적 겨울잠에 갓 깨어난 한인들은 당락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아전인수식 해석도 가능하다.
◆아슬아슬 수위 넘나든 캠페인= 근소한 표차만큼 선거전도 치열했다. 특히 아일랜드계인 빌 매카몬 후보진영에서는 백인표 결집 등을 위해 지난 연말을 고비로 “메리 하야시 후보 주변에는 아시아계가 왜 그렇게 많지?” 하는 식의 말을 은근히 퍼뜨렸다. 이 정도는 약과. 선거일이 닥쳐오는데도 역전확신이 서지 않자 매카몬 후보측은 메리 정 하야시 후보가 비영리단체 ‘캐피탈 유니티 카운슬(CUC)’를 이끌면서 부도를 낸 뒤 새크라멘토를 떠났다는 유언비어를 전화캠페인 등을 통해 집중유포했다. 메리 정 하야시 후보는 부랴부랴 현 CUC 회장인 데릴 스타인버그 전 주하원의원으로부터 공적이 나열된 지지성명서를 받아 배포하는 등 막판에 정력을 엉뚱하게 낭비해야 했다. 스타인버그 회장은 선거 이틀 전인 4일 오후 헤이워드를 방문해 직접 메리 정 하야시 후보에 대한 신뢰를 표하며 흔들리는 표심잡기에 도움을 줬다.
한편 “평생 민주당원” “베스트 민주당원”을 자처해온 매카몬 후보는 5년 전 하원의원 공화당후보경선에 뛰어든 기 휴스턴 후보에게 125달러를 기부한 사실이 밝혀져 하야시 후보측으로부터 “평생 민주당원 맞아?”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6세 꼬마동지에서 84세 원로동지까지= 6일 밤 메리 정 하야시 후보의 선거운동본부(헤이워드 소방관협회 사무실)를 찾은 약 40명의 열성지지자들 가운데 6세 꼬마동지가 끼어 있어 이채를 띠었다. 샌리앤드로에 사는 클라리사 스타로시악 양이 주인공. 꽤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던 메리 정 하야시 후보는 밤 8시를 조금 넘어 이 소녀가 어머니(조이스 스타로시악)와 함께 들어서자 대화를 중단하고 번쩍 들어올려 안고 “땡큐”를 연발했다. 어머니에 따르면, 중국계 입양아인 클라리사 양은 이웃집을 돌며 정 후보 홍보전단을 나눠주고 가두캠페인 등에도 참가해 깜찍한 ‘하야시 댄스’(에어로빅댄스 비슷한 율동뒤 양팔을 활짝 펴는 마무리동작과 함께 “메리 하야시”라고 외침)로 시선을 모으는 등 한인의 딸 캠프의 매스코트였다고. 클라리사 양이 비공식 최연소 선거운동원이라면 마테오 ‘맷’ 히메네즈 헤이워드시의원은 최고령운동원. 선거본부를 찾아 몇시간동안 개표상황을 지켜본 그는 오는 8월 만84세가 되는 헤이워드태생 토박이원로다. 제2차 세계대전에 해군으로 참전했고 골든글로브상에 빛나는 헤비급 복서출신이기도 하다. 1945년 헤이워드소방관이 돼 1952년 소방대장으로 승진, 1977년 은퇴할 때까지 25년동안 소방대장을 지냈다. 그는 1982년 시의원선거부터 내리 6차례 당선되는 동안 거의 매번 최고득표를 기록했고, 헤이워드시가 종전의 ‘헤이워드소년소녀클럽’을 ‘맷 히메네즈 커뮤니티센터’로 개명했을 정도로 수퍼파워 유지다. 메리 정 지지이유를 묻는 질문 그는 “참 헌신적으로 일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뒤 “그런데 다른 친구(매카몬 후보 지칭)는 말이야, 나는 좋아하지 않아”라고 스스로 덧붙였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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