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녀로 키우자”
18세기말부터 시작
8주간 장기 캠프 퇴조
2주짜리 등 단기‘인기’
여름방학이 3~4주 앞으로 다가왔다.
여름방학은 전통적으로 타이틀과 재능, 화려한 성취들을 잠시 내려놓고 내면
세계를 정비하는 시간이다. 이를 위해 미 동부 학부모들이 오래 전부터 이용해온 것이 8주간의 서머 캠프이다. 분주하고 시끄럽고 자기중심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도시를 떠나 호수가나 산장에서 또래의 친구들과 2달을 보내며 자연과 벗하고 타지의 친구와 우정도 쌓고 허세나 외관이 아닌 내공의 힘을 기르는 기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녀들을 멀리, 장기간 캠프에 보내곤 했었다. 자연 속에서 흙과
물과 공기와 함께 뒹구는 전통적인 여름 장기 캠프도 그러나 세월 따라 그 모양새를 달리하고 있다. 아직도 어리기만 한 자녀를 장기간,
여름 내내 떼어놓기를 두려워하는 속전속결의 ‘디지털 부모’들을 위해
2주간 단기캠프, 주말캠프, 심지어 데이 캠프까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단기 여름 캠프(Summer Camp)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캠프의 유래
장기간 함께 먹고 자며 호연지기를 익힌 여름 장기 캠프는 이미 18세기 말부터 시작됐다.
소위 있는 집 자제들이 여름이면 뉴잉글랜드 지방의 호숫가에서 아침 기상시간에 함께 일제히 일어나고 노동의 즐거움을 익히기 위해 뜰이나 꽃밭도 만들고 노젓기 레슨, 수영대회, 캠프파이어 앞에서의 노래 경연대회 등을 하며 남성중의 남성, 마초가 되기 위한 수련 및 훈련장으로 여름캠프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최소 5세부터 참가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과 같은 교통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아침에 데려다 주고 저녁 때 찾아오는 데이 캠프 등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한번 입적하면 당연히 8주간 자연과 함께 뒹굴어야 하는 장기 캠프였으며 캠프장 이름은 주로 인디언 언어에서 따왔다.
1925년께 이런 캠프는 미 동부에 1,000여개에 이르렀고 부모들은 여름 캠프를 자연을 익히고 사내의 독립성을 길러주는 한 필수과정으로까지 여기게 되었다. 이런 전통적인 캠프가 아직까지 운영되고 있는 곳이 많지만 그 모습과 과정만은 현대를 접목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우선 여자아이들을 위한 캠프도 많이 생겨났고 남녀 같이 등록을 받아 프로그램만 달리 참여하는 캠프 사이트도 많다. 다음은 바쁜 현대 아이들의 생활상을 반영, 캠프의 기간이 8주에서 7주로 줄어들어 총 세션의 반만 하면 3주반만 참가할 수도 있다.
또 예전에 비해 자녀 숫자가 줄어듦으로써 자녀의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를 원하는 헬리콥터형 부모가 늘어남으로써 이들 부모를 위한 전자메일 시스템으로 자녀와 항상 맞닿을 수 있도록 했으며 웹카메라를 설치, 자녀의 캠프상황을 집 거실에서도 체크할 수 있고 에어컨디션이 달린 케빈, 온수로 데워지는 수영장 등도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캠프 사이트의 현실이다.
요즘은 여학생 전용 캠프도 많아졌다.
8주간의 전통적인 캠프 사이트들이 1960년대부터 세션의 절반만 참가할 수 있는 4주 코스를 도입했다가 요즘은 2주 캠프도 선보이고 있다. 아이들이 너무 바쁘기 때문에 장기 캠프 참가자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단기 캠프는 마케팅 수단으로도 이용되곤 한다.
2주간 참가했던 학생들이 캠프생활이 좋아서 4주, 7주까지 연장하는 사례도 있는데 미 전국캠프협회(ACA)에 따르면 40%의 단기 캠프 참가자가 그해 또는 그 다음해에 참가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단기 캠프중에서도 집 근처에서 아이들을 아침저녁으로 픽업하는 데이 캠프가 번창일로에 있는데 지난 5년 동안 ACA의 인가를 받은 데이 캠프는 21%가 증가한 반면, 숙식을 하는 오버나잇 캠프 증가는 5%에 그쳤다. 이처럼 캠프 기간이 줄어드는 데는 캠프 운영비용 또한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ACA에 따르면 전에는 2,500만달러짜리 책임보험을 연 5,000달러 미만으로 가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의 3배가 넘어 5,000달러로는 500만달러짜리 보험밖에 가입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개스 값 상승으로 음식과 자재운반 비용이 많이 들고 학부모들의 기대는 매해 높아져 학생당 스태프 비율을 높여야 하며 시설 또한 고급화해야 하기 때문에 캠프비용은 매년 5%씩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별장이나 베케이션 홈 소유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장기 캠프 참가자가 줄어들고 있는 한 이유이다. 워싱턴에 지부를 둔 미 전국부동산협회에 따르면 2005년에 전국에서 별장을 가진 소유주는 100만2,000명으로 이는 전년에 비해 16.9%나 늘어난 수치이다.
이런 이유로 졸업생들을 위한 단기간의 스타트 업 캠프, 2주 세션 미니 캠프, 아침에 데려다 주고 저녁에 찾아오는 데이 캠프 등이 7주간의 장기캠프를 점차 대체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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