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닝클래식 최종
‘미시골퍼’ 한희원(28.휠라코리아)이 최종일 4타차 역전에 이어 4차례 연장전 끝에 극적인 우승을 따냈다.
한희원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코닝의 코닝골프장(파72.6천6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닝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이미나(25.KTF)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이미나를 제쳤다.
3차례 연장전을 파로 비긴 한희원과 이미나는 8번홀(파4)에서 치른 4번째 연장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미나의 두번째샷이 그린 오른쪽으로 밀려났고 세번째샷은 홀을 3m나 지나쳐 보기로 먼저 홀아웃하자 두번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한희원은 편안하게 2퍼트로 파를 지켜 숨가쁜 승부를 마감했다.
작년 10월 오피스디포챔피언십 이후 7개월만에 통산 5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은 한희원은 특히 앞선 2차례 대회에서 연속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을 털어냈다.
한희원은 이번 우승을 포함해 5개 대회 연속 ‘톱5’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3년부터 4년 연속 해마다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희원은 박세리(29.CJ), 박지은(27.나이키골프), 김미현(29.KTF)에 이어 통산 승수 4위를 굳게 지켰다.
특히 지금까지 5차례 연장전에서 2승3패를 기록, 연장 승부에 다소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4개홀에 이르는 연장전을 승리로 이끌어 연장 승률을 5할로 끌어올렸다.
또 한희원은 먼저 경기를 끝낸 이미나에 2홀을 남기고 2타나 뒤졌으나 17번홀, 18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뽑아내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가는 뒷심을 발휘했다.
지난 2월 필즈오픈 우승 이후 한번도 ‘톱10’에 입상하지 못했던 이미나는 이날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러 리더보드 맨 윗줄에 올랐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
한희원과 이미나의 연장 승부로 올해 LPGA 투어에서는 모두 3차례나 한국 선수끼리 연장전을 벌여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갖는 진풍경이 연출됐고 한국 낭자군은 올해 12개 대회에서 8차례 준우승자를 배출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는 극적인 뒤집기 우승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명승부였다.
3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 무난하게 우승컵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됐던 장정(26.기업은행)이 초반부터 샷이 흔들리며서 경기는 혼전 양상으로 변모했다.
장정이 버디없이 5번홀(파5) 더블보기, 9번홀(파4) 보기 등으로 무너진 사이 장장에 6타나 뒤져 있던 이미나가 눈부신 버디 행진으로 어느덧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전반에만 4타를 줄인 이미나는 16번, 17번(파4) 연속 버디를 뽑아내 단독 선두로 일찌감치 경기를 끝냈다.
이미나를 쫓던 브랜드 버튼과 로라 디아스(이상 미국), 바리 매케이(스코트랜드) 등이 중반 이후 주춤거리며 추격권에서 멀어져 이미나의 우승이 굳어지는 듯 했지만 3타나 뒤져 있던 한희원의 극적인 추격전이 전개됐다.
14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2타차로 따라 붙은 한희원은 17번홀(파4)에서 7m 짜리 내리막 버디 퍼트가 홀에 걸렸다가 떨어지면서 역전 우승의 불씨를 살렸다.
꼭 버디를 잡아내야만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18번홀(파4)에서 한희원은 두번째샷을 홀 1m에 불여 기어코 버디를 잡아냈다.
연장전은 위기를 번갈아 맞았다가 수습하는 등 진땀 승부로 펼쳐졌다.
첫번째 연장에서는 한희원이 두번째샷을 벙커에 빠트렸지만 파로 막아냈고 두번째 연장전에서는 둘 다 버디 찬스를 살려내지 못했다.
세번째 연장전에서도 이미나는 티샷을 깊은 러프에 빠트려 세번만에 그린에 볼을 올리는 위기에 몰렸지만 3m짜리 파퍼트를 집어넣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세번째 연장에서 티샷이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왔던 한희원의 행운은 네번째 연장에서 끝내 우승으로 이어졌다.
네번째 연장에서도 한희원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렸지만 나무를 살짝 맞고 그린 공략에 아무런 지장도 없는 곳에 볼이 떨어졌다.
무난하게 그린에 볼을 올려놓은 한희원과 달리 페어웨이 한 가운데에서 그린을 공략한 이미나의 볼은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그린을 벗어났고 핀을 곧장 노린 칩샷은 홀을 비켜나 3m나 굴러내렸다.
먼저 파퍼트에 나선 이미나가 보기에 그치자 한희원은 2.7m 버디 퍼트를 홀 근처에 붙여놓고 차분하게 파로 마무리,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 첫 우승을 눈앞에 뒀던 장정은 버디없이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잃어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7위로 미끄럼을 탔다.
5언더파 67타로 선전한 김미현이 10언더파 278타로 ‘톱10’에 1타 모자란 공동 1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부활 조짐을 보였던 박세리는 이날 이븐파 72타에 그쳐 공동34위(5언더파 283타)에 머물렀다.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버튼이 한희원, 이미나에 1타 뒤진 3위(14언더파 274타)를 차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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