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게 일하면 성공은 뒤따라… “
“두뇌는 훔쳐갈 수 없다는 부모 가르침”
“의사소통 능력배양과 커뮤니티 일원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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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만명의 시민이 거주하는 샌프란시스코시에서 지난해 발급된 건물 퍼밋(허가)은 모두 60,503건, 가격으로는 13억4천9백만여달러에 이른다. 340명의 직원들이 이처럼 방대한 일을 하는 SF시 건물검사국(DBI; Department of Building Inspection)의 수장에 한인 2세인 에이미 리<사진>씨가 지난해 4월 임명된 것을 아는 사람은 지난달 SF한인회(회장 김홍익)가 주최한 ‘한인 고위 공직자 승진축하연’ 이전에는 거의 없었다.
개빈 뉴섬 시장의 신임을 받아 약관 35세의 나이에 SF시 국장직에 지명된 에이미 리(한국명 이은영)씨는 지난해 4월 실시된 건물검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일부 완고한 건축업자들의 인신공격성 반대를 물리치고 위원회의 인준을 받아내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은 강한 여성상을 보였다. 당시 SF 크로니클지는 “에이미 리는 건물검사국장직의 최적임자”라는 칼럼을 게재할 정도로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언제나 ‘옳은 편에 서서 싸우라’고 이르신 부모님의 가르침이 지금의 나를 가져왔다”고 이국장은 말했다. 이계철ㆍ이현숙씨 부부의 1남3여중 막내인 에이미 리씨는 네살 때 부모를 따라 1974년 동부 로드아일랜드주 크랜스턴시로 이민왔다. 광주에서 약학과 교수였던 아버지와 가정학과 교수였던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네 자녀는 모두 주류사회의 전문직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는 민주인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박해를 받아 ‘망명성’ 이민을 선택했다.
한국에서의 전문능력을 살리지 못하고 직물공장의 직공으로 일을 시작한 아버지는 후에 세탁소를 운영했고 어머니는 간호보조사로 일하며 자녀를 교육시켰다.
백인학생들 틈바구니에서 두각을 나타낸 에이미 리씨는 보스턴대를 거쳐 노스이스턴대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됐다. 워싱턴 D.C의 로펌을 거친 이씨는 공직자의 길을 선택, 조지타운대 공공정책대학원에 공부하면서 연방예산국에서 인턴을 시작했다. 대학원 졸업후 연방노동부 컨설턴트를 지낸 이씨는 역시 한인2세이자 변호사인 남편 제임스 이씨가 샌프란시스코로 옮기자 함께 이주했다.
이씨는 윌리브라운 시장 재직시절인 1997년 SF시청에 재정 및 법률분석가로 발탁된 후 98년에는 건물검사국 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 그후 부국장을 거쳐 5년만에 국장직에 오를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강인하고 단정한 인상의 에이미 리씨가 이처럼 고속승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그의 성격과 논리정연한 설득력 때문이었다. 이씨는 부패의 온상이 되기 십상인 건물검사국의 개혁을 이끌었고, 이같은 노력은 올해 3월 2일자 크로니클지 보도에서 개빈 뉴섬 시장이 공개적으로 그녀의 공적을 언급할 정도이다.
이씨는 자신의 성공에 언제나 가정교육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는 “항상 옳은 일을 하고 너의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가르쳤다. 따라서 그녀는 늘 옷을 단정히 입고 자신감있게 행동하는 것을 어려서부터 익혔다. 또 그의 부모는 “돈은 있다가고 없어질 수 있지만 두뇌는 훔쳐갈 수 없다”며 공부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2세들에 대한 조언으로 이씨는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커뮤니케이션 스킬, 그중 특히 말하는 것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 자신 고교시절 학생회에서 일했고 대학원 재학시절에는 스피치클럽에 가입, 조리있게 연설과 설득하는 것을 연마했다. 그 다음으로 작문력을 기를 것을 조언했다.
1세 부모들에 대한 조언으로 이씨는 “미국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라”고 권했다. 아이들 “미국친구의 부모를 초대한다든지 미국인에게 한국요리를 가르친다든지 하는 것은 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한국말을 배우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이씨는 큰딸 세나(6)를 한국어-영어 이멀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릴리안텔 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다. 그녀는 지나(3)와 리나(10개월) 등 세 딸을 키우는 ‘워킹 맘’으로서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더 높은 직위나 선출직 공무원 출마를 주위에서 많이 권유한다”는 이씨. “아직 젊으니 큰 욕심이 없다”는 말과는 달리 그녀의 비상이 어디까지 이를지 한인사회가 지켜볼 일이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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