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축구인들도
알프스를 넘어야 16강 간다
한국 마지막 상대 스위스 전력 만만찮아
사는 곳이 달라도 하는 일이 달라도 보는 눈은 같았다.
스위스가 문제다.
북가주 축구인들도 한국축구가 독일월드컵에서 16강 고지에 오르려면 험준한 알프스 준령(스위스)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기형 SF한인축구협회 고문도 그랬고, 고교생 축구해설가 한재욱 군(노스게이트하이 11학년)도 그랬다.
지난 70년대 후반 중동강호 이란 국가대표로 뛰면서 차범근 이차만 고재욱 정규풍 김재한 등 추억의 태극호 선수들과 아시아패권을 다퉜던 하지 라히미푸르 씨도 지난 6일 SF상록수와의 마린카운티 오버40 축구리그 첫 대작을 마친 뒤 한국의 16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국이 매우 강해졌다 좋은 결과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면서도 정작 질문의 핵심은 스위스전이 관건 이라고 비껴간 뒤 “매우 터프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조추첨 직후 토고만 잡으면 만사형통인 것처럼 떠들었던 한국 축구계도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스위스 경계령의 수위를 부쩍 높이고 있다. 뜯어볼수록 무서운 전력에 놀라는 기색들이다.
젊은피 주축 체력 패기 조직력 강점
독일 분데스리가 활약선수 무려 7명
왜 그럴까. 스위스의 팀칼러부터 고약하다. 한국이 상대하기 거북해하는 스타일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투혼을 앞세운 악바리수비로 몸싸움을 싫어하는 기술위주 남미스타일 축구에는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한국이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파트리크 비에라 등 세계적 수퍼스타들이 즐비한 프랑스에도 해볼만하다고 큰 소리를 친 이유 또한 단지 기죽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만이 아니라 프랑스가 유럽치고는 드물게 체력전보다는 세밀한 패스에 의한 아트사커를 구사하는 팀이라는 점에서 솟아날 구멍을 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위스축구는 체력을 앞세운 터프사커로 정평이 나 있다. 프랑스 1부리그 득점왕 알렉산데르 프라이를 비롯해 트랑킬로 바르네타, 리카르도 카바나스, 마르코 슈트렐러 등 주력선수 대부분 20대 초중반 젊은피(평균나이 25.1세, 평균키 183.2cm)로 구성된 알프스군단은 상대가 진절머리를 낼 정도로 거칠고 끈질긴 몸싸움에다 예리한 기습능력으로 무장했다. 한국 선수들도 02월드컵에서 약물복용 의혹까지 받을 정도로 놀라운 체력을 자랑했지만,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고 익숙한 홈그라운드에서 싸웠던 당시와 독일원정 월드컵은 다르다.
한국언론들은 스위스대표팀에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경력이 5차례도 안되는 신참들이 7명이나 포함됐다며 경험부족을 은근히 꼬집었지만 역으로 보면 유럽
빅리그에서도 알아주는 A매치 44회의 노련한 플레이메이커 하칸 야킨을 밀어내버릴 만큼 젊은피들이 즐비하다는 건 도리어 두려운 요소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가 7명이나 돼 길고 습한 독일잔디 등 운동장 분위기에 익숙한데다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프랑스와 2차례 모두 비기는 등 프랑스에 강하는 점도 걸리는 대목이다. 만일 스위스가 프랑스와의 첫경기에서 무승부이상 거두면, 02월드컵 예선탈락의 수모를 씻기 위해 칼을 갈아온 프랑스는 둘째판 한국전에 더욱 총력을 쏟아부을 건 자명하다.
물론, 한국이 프랑스를 못이길 것도 없다. 하지만 애국심 애족심에 바탕한 희망사항과 객관적 전력의 차이를 무시하는 건 승부 이전에 게임플랜 자체를 그르칠 수 있다. 프랑스전을 져도 본전, 무승부 이상이면 보너스라는 현실적인 계산을 한다면 결국 한국의 16강행은 토고전으로 등정을 시작해 스위스전으로 마지막 고개를 넘는 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스위스전은 6월23일 낮12시(SF시간)에 하노버에서 벌어진다.
사진/
스위스대표팀 다니엘 기각스(왼쪽)와 데이빗 데겐이 23일 스위스 퓨시스버그에서 독일월드컵 대비훈련을 끝내고 숙소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유기형 씨 … 하지 라히미푸르 씨.
<연재>
인류의 대제전 월드컵 76년사③
◆제4회 브라질월드컵(1950년)
우루과이, 브라질 제물로 2번째 우승
1938년 프랑스대회(3회)가 끝난 뒤 지구촌 축구팬들은 다음 월드컵(4회)까지 12년을 기다려야 했다. 1942년과 1946년 월드컵이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설거지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마침내 브라질에서 펼쳐진 1950년 제4회 월드컵. 공교롭게도 이 월드컵도 전쟁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었다. 다름아닌 한국전이었다. 개막전 킥오프휘슬이 울린 6월24일 오후 4시가 한국시간으로는 6월25일 새벽4시로, 북한 인민군이 38선을 넘어 남침을 개시한 시각과 정확히 일치한 것이다.
본선티켓을 쥔 16개국 중 멀다느니 덥다느니 요즘 같으면 말도 안되는 핑계로 포기한 몇나라를 제외하고 유럽 6개국, 남미 5개국, 북중미 2개국 등 13개국이 출전한 브라질 월드컵의 백미는 축구후진국 미국의 축구종주국 잉글랜드 격파(1대0)였다. 월드컵을 무시하다 인심쓰듯 처음 출전한 잉글랜드는 첫판상대 칠레를 2대0으로 꺾으며 기세를 올렸으나 미국에 져 월드컵 이변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수모를 당했다.
통신이 엉성하던 시절이라 영국신문들은 뉴스타전이 잘못된 줄 알고 잉글랜드 1대0 승리로 고쳐 실었고, 뉴욕타임스조차 오타가 난 줄 알고 미국 10대0 패배라고 보도했을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사나흘만에 서울을 점령한 인민군이 남으로 남으로 진군하던 7월16일, 20만명 수용 말라카냥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브라질-우루과이 결승전도 브라질팬들에겐
이변이었다. 객관적 전력도 앞서고 홈경기 프리미엄까지 업은 브라질은 후반초반 선취골을 얻어 챔프등극을 굳히는 듯했으나 후반중반 연속골을 먹고 1대2로 역전패, 우루과이 2번째 우승의 들러리를 서고 말았다.
◆제5회 스위스월드컵(1954년)
서독, 무적함대 헝가리 깨고 첫 우승
사진/ 스위스월드컵 당시 한국팀 경기장면.
한국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대회였다. 일본x들은 우리땅에 한발짝도 들여놓을 수 없다는 이승만 대통령의 고집 때문에 일본과의 지역예선을 일본에서 2차례
치러(1승1무) 본선행 티켓을 따낸 뒤 경비 부족으로 빚을 내가며, 그나마 1-2진으로 나눠 경기 전날에야 현지에 도착한 한국은 무적함대 헝가리를 맞아 골키퍼 홍덕영까지 근육경련을 일으키는 등 무려 4명이 경기중 쥐가 나 쓰러지는 악전고투 끝에 0대9로 참패를 당하고 터키전에서도 0대7로 져 혀를 내두르며 돌아서야 했다.
전설적 골게터 푸스카스가 이끄는 헝가리는 52년 헬싱키올림픽 우승을 포함해 3년여 무패행진을 해온 챔프후보였다. 그러나 임자는 따로 있었다. 서독이었다.
예선에서는 헝가리가 8대3 압승. 그러므로 결승전도 헝가리 몫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서독의 헤르버거 감독 등 일부만 빼놓고. 그는 8강전 4강전에서 브라질 우루과이 등 강적을 피할 요량으로 일부러 조2위가 돼 선수들을 아끼면서 최후의 일전에 대비한 것이었다. 그러나 결승까지 오면서 모든 정력을 쏟아버린 헝가리는 정작 마지막 승부에서 체력전에 밀리면서 2대3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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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운동 주의사항
욕심내지 말고 쉬엄쉬엄 즐기면서
어지럼증 등 느껴지면 즉각중단을
비 때문에 취소된 제16회 일맥 축구대회(20일) 대신 장거리원정 출전팀인 워싱턴DC 3040에 대한 접대용으로 마련된 일맥-3040-SF상록수 친선경기에 잠깐 모습을 비쳤다 귀가 도중 쓰러져 숨진 루이스 칭 선수(상록수)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축구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포지션(골키퍼)으로 봐도 그렇고, 출장시간(약12분)으로 봐도 그렇고, 상록수의 초반우세로 할일이 별로 없었던 경기흐름으로 봐도 그렇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땡볕운동 주의사항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특히 월드컵 열풍을 타고 과격한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터여서 주의사항을 새삼 되새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여름철 땡볕운동시 주의사항.
운동은 가급적 해가 진 뒤 서늘해질 때 하는 것이 가장 쾌적하고 운동효과 또한 높다. 권장시간은 하루 30분 내지 60분, 주 2-3회. 특히 초보자의 경우, 욕심을 자제하고 첫날에는 목표량의 50%정도만 해 땀맛을 본 것에 만족하고 둘째날 60% 셋째날 70% 식으로 10%씩 늘려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몸상태가 운동부하를 소화해낼 준비를 갖춰간다.
또 하루 260∼500㎎의 비타민C를 섭취하거나 과일을 충분히 먹어야 하고, 운동시간에는 수분과 전해질을 그때그때 보충해줘야 뜻밖 뒤탈 가능성이 줄어든다. 아울러, 운동 도중이나 전후 어느때든 열이 나거나 어지럼증 혼란 경련 구역질 등 이상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하며 금방 호전됐다고 방심하지 말고 병원으로 가 정밀진단을 받아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글•사진-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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