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비전’새 음악세계
주류언론 극찬 박정호 지휘자… 아태전통의 달 기조연설
커뮤니티 기여상도 수상
5월 ‘아시안 전통문화의 달’(Asian Heritage Month)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18일 샌디에고 대학에서 열린 ‘자랑스런 아시안’ 시상식에서 샌디에고 챔버 오케스트라(SDOC) 박정호 지휘자 및 뮤직 디렉터가 기조 연설을 했다. 또 커뮤니티 공로상도 수상했다. 이 날 행사에 아시안 각 커뮤니티 인사와 주류사회 정치인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씨는 최근 2006~2007년 시즌 SDOC의 새 지휘자로 선정됐다.
박 지휘자는 뉴욕타임스, LA타임스 등 주류언론이 격찬한 혁신적이고 비전 있는 음악인이다. 1998년 11월1일자 센호제 머큐리 신문은 박 디렉터에 관한 기사에서 “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찾는 가장 능력 있는 지휘자”라고 치켜세웠다.
박 지휘자는 기조연설에서 ‘아시안 커뮤니티 오케스트라’라는 제목으로 “위대한 목적을 위해 함께 일하면 더 많은 성취와 혜택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화려한 경력의 지휘자, 미국이 주목하는 박씨를 본보의 이번 주말 ‘자랑스런 한인 샌디에건’에 선정했다.
■미 언론과 음악인들이 극찬
뉴욕타임스는 ‘열정을 발산하는 지휘자’, LA타임스는 ‘정말 흥미를 끄는 사람’, SD 유니언 트리뷴은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음악인’으로 일급 평가를 내렸다.
박 지휘자를 새 SDOC의 선장으로 영입한 게이 휴고-마티네스 SDOC 이사장은 “정호의 리더십은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 음악에 대한 능력, 단원과의 원만한 대인관계,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뛰어난 사람이다”라고 반겼다.
■음악인으로 성장하게 된 동기
가주 벌링앰에서 태어난 박 지휘자(44)는 6세 때 피아노 레슨을 시작했다. 당시 어머니는 의사나 변호사가 되길 적극 희망했다. 14세 때 지휘자로 입문하게 된 동기가 마련됐다. 쿠페티노 소재 호아퀸 밀러 고등학교 시절 보조교사가 음악을 전혀 몰랐다. 이때 클라리넷 연주자로 지휘봉을 잡았을 때 자신이 음악적 재능과 상당히 사교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UC샌타크루스와 샌프란시스코 음대를 졸업한 후 UC버클리와 펜실베니아의 레하이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
■화려한 경력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려진 음악인 박씨의 이력은 화려하다. 최근 SDOC의 새 지휘자의 중임을 맡게된 것 뿐 아니라 110년 역사의 뉴헤이븐 심포니의 뮤직 디렉터로 7년 전부터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파산한 SD 심포니를 맡아(1997~2002년) 음악적 명성뿐 아니라 재정적으로 이익을 내게 하는 역량을 발휘했다. 또 학계에서 전통과 권위를 알아주는 USC 심포니와 샌프란시스코 음대에서 뮤직 디렉터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 외에 에미상 후보에 오른 디즈니 영 뮤지션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8년, 인터내셔널 챔버 오케스트라, 넥스트 챔버 오케스트라 등 여러 곳의 뮤직 디렉터로 활약했다. 또 초청 지휘자로 유럽, 러시아, 아시아, 남미 등에서 그의 진가를 발휘했다.
■혁신, 창조적 음악세계
그의 혁신적 음악세계를 들여다 볼 좋은 사례가 있다. SD 심포니 시절 핼로윈 공연 때 카운티 검시관을 지휘자로 초청,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의 다른 창조적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은 ‘라이트 벌브 시리즈’(Light Bulb Series). 7~8년 전 전통적인 클래식 음악에 멀티미디어의 테그놀러지를 도입한 것은 혁명적이었다. 이로 인해 젊은 층에서부터 장년세대까지 청중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그가 이런 혁신적 개념을 도입한 것은 디즈니 콘서트 시절부터. 디즈니가 그에게 디즈니 채널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대형 오버헤드 프로젝트 등 미디어에 대한 강한 아이디어가 이때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는 연주회가 ‘박물관’처럼 권태스러운 것을 거부한다. 동물원처럼 동물을 만지며 가족 전체가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해야 한다는 것.
■기조연설 요지
오랜 세월 동안 ‘아시안 아메리칸’보다는 ‘아메리칸’이 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최근 나의 민족적 뿌리이며 나의 부모의 나라 한국의 전통문화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 다소 늦게 자각한 정체성이지만 이제 아시안 아메리칸처럼 사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됐다.
아시안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곳 아시안도 힘을 합쳐 주류사회 정책에 영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샌디에고가 더욱 매력적이고 생산적인 곳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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