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유리 온실속 식물 생태 체험
수십피트 팜트리·희귀식물 등 수천종
연못속 동식물 관찰, 인공비까지 내려
벌레 잡아먹는 식물 및
꽃가루 등 현미경 관찰
서울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남산식물원을 한번쯤 방문했을 것이다. 1968년 문을 연 남산식물원은 70년대와 80년대 지금의 청계천처럼 서울의 관광명소였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주말나들이 장소로 남산식물원만큼 좋은 곳도 찾기 힘들었다. 그런데 남산식물원이 오는 7월쯤에 헐린다고 한다. 시설도 낙후되었고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하니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섭섭한 소식을 접하면서 들른 곳이 바로 헌팅턴 도서관(Huntington Library Art Collections and Botanical Gardens)에 최근 들어선 로즈힐스 식물과학관(Rose Hills Conservatory for Botanical Science)이다. 70년대 방문한 남산식물원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찾아간 식물과학관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온실 식물원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고 있었다.
여느 식물원처럼 온실 속에서 잘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보는 것으로만 만족하는 시스템이 아니고 방문객들이 직접 식물의 생태계에 들어가 전시되고 있는 식물을 연구하고 각종 기구를 이용해 실습에 참여하는 과학체험 시설이다. 캘리포니아 과학관(California Science Center)처럼 손으로 만지면서 배우는 각종 과학 실험기구들이 식물원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식물원과 과학관을 혼합한 새로운 컨셉트의 전시 시설인 것이다.
1만6,000스퀘어피트 식물과학관에 들어서면 일단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높은 습도에 놀라게 된다.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대형 유리천장 사이로 오후의 햇살이 온실을 따스하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스프링클러 시스템을 이용한 인공비가 수시로 전시관 대기를 적시고 있다. 바로 아마존의 레인 포레스트(rain forest)를 재연하기 위함이다.
수십피트의 대형 팜트리부터 들어보지도 못한 아마존의 희귀한 식물까지 수천여종의 식물들이 하이킹 트레일처럼 만들어진 길 사이사이 아름답게 전시되어 있다. 식물과학관 중앙에 있는 작은 연못은 관람객들이 연못의 밑을 볼 수 있게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연못에 전시되고 있는 수많은 수초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이 뿌리들 사이로 물고기 등 연못에 사는 동물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생태계를 꾸미고 있는지를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못 속 구석구석이 관람객이 직접 조정할 수 있는 수중 카메라를 통해 모니터가 되면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식물과학관은 크게 4개의 전시관으로 분류된다. 중앙에 위치한 레인 포레스트관을 필두로 난(orchid)이나 이끼(moss)의 생태계를 만나는 구름 포레스트(Cloud Forest)관, 벌레를 잡아먹는 식물들을 주로 전시하는 보그(Bog)관 그리고 식물들의 생태계를 실험도구 등을 이용해서 알아보는 식물 연구실(Plant Lab) 등이다.
자녀들과 방문하지 좋은 곳으로 일반 식물원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도 신비한 식물에 세계에 흠뻑 빠져들면서 하루를 즐기게 된다. <백두현 기자>
현미경을 통해 꽃가루(pollen)나 미생물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으며 해부도를 통해 벌레를 잡아먹는 식물들이 잡은 벌레를 소화시키는 과정도 직접 목격하게 된다.
식물과학관 바로 옆에는 어린이 놀이터를 식물을 이용해 만든 칠드런스 가든(Children’s Garden)도 인기를 끌고 있다.
헌팅턴 도서관은 패사디나 인근 샌마리노에 위치한 희귀서적과 국보급 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박물관 겸 식물원이다.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 남가주 철도회사를 운영했던 헨리 E. 헌팅턴이 1919년에 설립한 이 곳은 207에이커의 광활한 면적에 헌팅턴 갤러리와 15개 식물원이 있다.
도서관에는 ‘켄터베리 이야기’ 원고를 비롯해서, 에드거 앨런 포, 벤자민 프랭클린, 셰익스피어 등 미국과 영국을 대표했던 유명 문학가들의 작품이 15~16세기 때의 악보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또한 구텐베르크의 성경은 1450년 무렵 독일 마인츠에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송아지 피지에 인쇄한 것으로 도서관에서 소장한 책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갤러리에는 루이 16세 때 프랑스 귀족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호화로운 응접세트 등, 16세기에서 18세기에 걸친 유럽의 회화와 초상화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토머스 게인즈보의 상인의 아들인 조너선 버톨을 모델로 그린 초상화 ‘블루보이’는 헌팅턴 아트 갤러리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다.
정원은 207에이커 면적 중 130에이커를 차지한다. 장미 정원, 선인장 정원 등 세계 각국에서 수집, 재배하는 희귀식물들과 여러 종류의 나무, 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10여에이커의 일본 정원은 벌써 오래 전부터 조성이 되어 일본 가옥과 정원과 나무들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고 지금 한창 공사중인 중국 정원은 2년 안에 공사가 마무리되어 일반인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관람 가이드
이곳은 헌팅턴 라이브러리(The Huntington Library), 헌팅턴 아트 갤러리(미술관·The Huntington Art Collections), 식물원(The Huntington Botanical Gardens)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각자의 취향에 따라 시간 배분을 잘해서 관람해야 한다.
개장시간은 평일에 경우 4시간30분. 주말에도 6시간30분으로 한정되어 있다. 공원 입장 후 안내소에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무료)가 비치되어 있다.
참고해서 어떻게 투어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 스케줄을 먼저 계획한 후 투어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쪾개장 시간
평일(화~금)-오후 12시~오후 4시30분
주말-오전 10시30분~오후 4시30분
하계시즌(6~8월)-평일, 주말-
오전 10시30분~오후 4시30분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
쪾입장료
성인-15달러, 청소년(12~18세)-12달러, 아동(5~11세)-6달러, 5세 미만 무료
쪾주소 및 문의
1151 Oxford Rd. San Marino, (626)405-2100, www.huntingt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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