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현 시즌 첫 승… 6⅔이닝9K1실점 쾌투
• 박찬호, 2승 실패… 5이닝 5실점 패전 위기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과 박찬호(샌디에이고파드리스)가 1일(한국시간) 나란히 선발출격했지만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병현은 부상 복귀 무대에서 탈삼진 신기록을 세우며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반면 박찬호는 친정팀을 상대로 대량 실점하며 시즌 2승 사냥에 실패했다.
김병현은 이날 마이애미 돌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플로리다 말린스와 원정경기에 올 시즌 첫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9개나 솎아내며 5안타 1실점으로 막고 3-1 승리를 이끌었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올 해 정규시즌을 시작했던 김병현이 빅리그 복귀 무대에서 거둔 귀중한 시즌 첫 승.
탈삼진 9개는 지난 해 6월13일 디트로이트전에서 작성했던 8개를 넘어선 자신의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볼넷이 1개뿐이었고 투구수 101개 중 스트라이크가 71개로 제구력도 좋았다.
반면 박찬호는 LA 다저스와 홈경기에서 시즌 2승 사냥을 노렸으나 5이닝 홈런 1개 등 6안타와 3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최고 구속은 151㎞까지 찍혔고 탈삼진 5개를 기록했다. 총 투구수 91개 중 스트라이크는 61개.
지난 달 25일 애리조나전 8⅔이닝 4실점으로 아깝게 완투를 놓친데 이어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시즌 1승1패로 방어율도 종전 4.62에서 5.34로 치솟았다.
◇전성기 못지 않은 구위 뽐낸 김병현
김병현은 지난 달 25일 마지막 마이너 등판 때 당한 오른쪽 중지 물집이 완전히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볼 끝이 살아있는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초구와 2구를 주로 스트라이크를 꽂으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었고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꿈틀거리는 듯 크게 휘는 공은 전성기 시절 구위를 연상케 했다.
김병현은 2회말 1사 후 3타자 연속 삼진을 포함해 3회 1사까지 7타자 연속 범타의 위력적인 투구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팀 타선도 2회 제이슨 스미스의 적시타로 먼저 1점을 뽑은 뒤 3회 클린트 바메스의 1타점 우중간 안타로 2-0 리드를 잡아 김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호투하던 김병현은 3회말 내야 안타로 출루한 에릭 리드가 2루를 훔친 뒤 아메자가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1실점했다.
4회 2사 1루에서 제이콥스의 펜스쪽까지 날아가는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코리설리번이 잡아줘 한숨을 돌린 김병현은 5회에도 댄 우글라를 3구 삼진으로 잡는 등삼자범퇴시켜 기세를 올렸고 6회도 2사 1, 2루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김병현은 7회 제이콥스의 2루타와 3루수 개럿 앳킨스의 송구 실책이 겹쳐 1사 2,3루에 몰렸으나 대타 웨스 헴스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탈삼진 신기록을 세운 뒤스콧 도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도먼이 후속 타자를 삼진 처리해 잡아 김병현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고 콜로라도는 9회 루이스 곤살레스의 1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고 4연승과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질주했다.
◇초구 공략 실패에 아쉬움 남긴 박찬호
박찬호는 시즌 4번째이자 두 번째 홈 선발 등판에서 초구가 실점으로 연결되는 적시타를 잇따라 허용하고 타선의 방망이가 제 때 터져주지 않은 게 아쉬웠다.
1회를 삼자범퇴시키며 기분 좋게 출발한 박찬호는 2회 첫 타자 제프 켄트를 상대하다 오른손 검지에 물집이 생겨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 물집 부위를 살펴보는 등 불운한 기운이 감돌았다.
켄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중전 안타로 출루한 노마 가르시아파라에게기습적인 2루 도루를 허용했고 제이슨 렙코의 좌전 적시타 때 먼저 1점을 내줬다.
3회 1사 후 케니 로프턴의 평범한 땅볼성 타구가 바운드되면서 글러브를 맞고튀어 오르는 실책을 범했으나 2사 후 켄트를 삼진으로 돌려 세워 급한 불을 껐다.
4회에도 볼넷과 땅볼로 2사 2루를 허용했지만 디아너 나바로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상대 선발투수 데릭 로를 3구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4회까지 1실점으로 막은 박찬호는 5회 크게 흔들렸다.
첫 타자 라파엘 퍼칼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좌전 안타를 허용했고 우전안타를 친로프턴이 2루까지 훔쳐 무사 2, 3루에 몰린 것.
J.D 드루를 삼진 처리하고 제프 켄트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은 유격수 카릴 그린의 호수비 덕에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겨둔 박찬호는 노마 가르시아파라에게 초구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2점을 더 내줬다.
이어 빌 밀러에게 다시 초구에 우월 2점 홈런을 통타당했고 후속 타자를 땅볼처리한 뒤 0-5로 뒤진 6회 드원 브래즐턴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찬호는 다행히 9회말 상대 불펜진의 난조를 틈타 5득점, 5-5 동점을 만든 팀타선 덕분에 패전은 면했다.
서부리그 최하위 샌디에이고는 연장 10회 마크 벨혼의 끝내기 안타로 5연패의사슬을 끊었지만 박찬호는 초반에 화끈하게 폭발하지 않은 팀 타선이 못내 아쉬웠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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