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엄마 되기’ 17가지 습관
잘 먹고 잘 자고... 규칙적인 운동 중요
집안 일 잠시 미루고 나만의 ‘재미’추구
남과 비교말고 내가 가진것들에 ‘감사’
가족에게 웃어주고 안고 쓰다듬어 주라
“풀꽃도 제철이 있듯이 가장 빛나던 시절이 지나면, 그 뒤에는 그냥 사는 것이다.” 황석영 소설 ‘오래된 정원’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여성에게 있어서 ‘가장 빛나는 시절’은 언제일까? 여건과 환경, 직업, 의식구조, 인생관에 따라서 그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자녀가 있는 여성의 가장 빛나는 시절은 자녀 양육기간인 ‘엄마’인 시절이 아닐까? 여성은 엄마가 됨으로써 자기중심적인 의식에서 알을 깨고 나와 아이를 통해 역사와 사회가 부여하는 책임과 의무를 기꺼이 짊어질 줄 알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엄마는 누구보다도 행복해야 한다. 행복한 엄마만이 행복한 자녀를 기를 수 있으므로. ‘해피 맘이 되기 위한 17가지 습관’을 5월호 페어런츠 잡지가 다뤘다.
사실 ‘행복한 엄마가 되기 위한 17가지 습관’의 내용은 통속적이고 지루하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빤한 예기이다. 이런 것은 기사거리가 못된다. 지루한 기사를 물고 늘어지는 기자는 그로테스크한 엽기로 찍히기 쉽고 이런 기자는 지면이나 스크린에서 퇴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육아면 테마를 이것으로 잡은 것은 이만큼 엄마의 행복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과 그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호령했던 영웅호걸도, 빛나는 영혼들도 다 엄마의 자식이었으며 조직사회의 가장 하부구조에 위치해 있는 가정의 ‘태양’은 아내(원뜻이 안의 해)인 엄마이며, 엄마의 행복은 온 가족 그리고 사회 전체에 금방 쉽게 전염이 되곤 하니까.
1. 도움을 청한다.
연이어 아이 둘쯤 낳고 나면 올해 아카데미상을 탄 영화가 무엇인지, 올봄 유행의상이 어떤 것이지 아득하고 까마득하다. 고급스런 용어도 잊어버리고 감정도 잃어버리게 되고 추억조차 표백되어 간다.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몇 년 보내고 나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되어있기 십상이다. 남편과 영화 보러 갈 때 시부모님이나 이웃에게 ‘당당하게’ 베이비시팅을 요청하는 ‘뻔뻔스러움’을 갖춰야 장차 외계인을 면할 수 있다.
2. 지금 집을 나선다.
살랑 살랑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따뜻한 봄기운이 온 대지에 퍼지고 있고 천지간에는 꽃망울들이 터져 꽃 세례가 한창이다. 유모차를 몰고 산책길에 나서던지 공원으로 가서 자연의 쏠쏠한 볼거리를 즐기거나 옆에 온 다른 엄마들과 한담도 나눠보자.
3. 재미를 추구한다.
작은 아이 때문에 밤잠은 설쳤고 빨래는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큰 아이 숙제 봐줘야 하는데 재미는 무슨? 휴가 가려니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데.... 그래도 종종 알람시계나 아이 숙제, 프로젝트 마감 등은 뒷전으로 미루고 지는 태양을 하염없이 바라본다거나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는 등 돈 안 드는 재미를 찾아 봐야 한다. 온갖 신산한 인생고를 녹여버릴 수 있는 한 방법은 재미에 있지 않을까 ?
4. 남편을 챙긴다.
아이에게만 매달리다가 ‘대어’를 놓치면 손해다. 매일 ‘허니’라고 부르면서 사실 얼마만큼 ‘달콤함’을 느끼고 있는가?
5. 잘 먹고 잘 자고 즐겁게 생활한다.
아이 재우느라고 온 신경을 쓰다 보면 엄마는 수면 부족으로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기 십상이다. 커피대신 바나나나 주스를 선택하고 가능하면 8시간 수면시간을 쟁취해야 한다.
6. 운동한다.
의약품, 술 등은 피하고 정기적으로 운동에 나선다. 이는 나만을 위한 시간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몸매관리, 기분전환, 또래 친구 사귀기에도 좋은 기회다.
7. 혼자라는 것은 외로움의 대명사가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가를 보면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버블배스를 할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으며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영혼을 쉬게 하고 가꾸는 ‘나 홀로’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
8. 이웃에게 친절을 베푼다.
신생아가 태어난 집에 빈대떡이라도 부쳐서 가져다주고 노인들에게 운전으로 대접한다. 이는 자녀를 위한 인과응보를 쌓는 길이기도 하다.
9. 가진 것에 감사한다.
인생이란 자기만큼의 길을 걷는 것이다. 아이, 차, 집 등을 이웃이나 친구와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않는다. AD89년의 철학자 에피테터스는 “부유함보다는 내용물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미 가진 것을 소중하게 여겨라”고 이미 갈파한 바 있다.
10. 친구와 어울린다.
생물은 생존을 위해 교류가 필요한 존재. 정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카풀, 베이비시팅, 육아법 등에 관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11. 자신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가끔 꽃을 사도 괜찮겠고 오찬 약속, 얼굴 마사지, 자동차 디테일링 등이 여기에 속한다.
12. 정해놓은 규정을 약간씩 변형한다.
성실한 일상에서 아주 가끔 파격적인 ‘땡땡이’를 치는 것은 속세에서 잠시 마법의 나라나 환상으로 나들이를 다녀오는 것과 같다. 아이와 함께 의사 진료실을 방문하고 귀가하는 길에 값비싼 스시로 아이의 가라앉은 기분을 풀어주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13. 1대 1로 시간을 가진다.
자녀가 여럿일 때 한 아이만 골라서 그 아이하고만 시간을 가진다. 선택받은 느낌, 그거 괜찮은 거니까.
14. 지나가리라.
울며 보채는 아이 안아서 달래느라 팔뚝이 조선무처럼 굵어졌다. 그러나 이것 또한 지나가리니. 힘든 점보다 아이와의 뽀뽀, 눈맞춤 등 좋은 것만 생각하고 지낸다.
15. 용서하고 잊는다.
스스로 비판하고 반성할 필요는 있지만 그 트랩에 갇혀서는 안된다. 사탕이나 TV로 베이비시팅을 대신하고 아이에게 신경질 내며 닦달하고 아이 힘에 부대끼는 것 빤히 알면서 밀어붙이고.... 미안하고 후회되는 점 많지만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집착 말자는 얘기다.
16. 많이 웃는다.
엄마의 웃음은 온가족의 비타민이라고 페어런츠 기자는 적고 있다.
17. 많이 안아준다.
안고 쓰다듬고 보듬어 키운다. 이것도 잠시, 학령기가 되면 꺼리기 시작하고 운전면허 따고 나면 완전히 끝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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