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명문대학 입학 사정관들이 밝힌 올 학생 선발 기준
“도대체 누가 들어갔는가?” 지난 4월 5일로 미 전국 명문 대학들은 합격통지서를 보냈기 때문에 뚜껑은 열린 셈인데 학생과 학부모들은 아직도 혼돈 상태다. 모든 아이비 리그대학으로부터 불합격 통지서를 받았는데 유독 하버드 대학에서만 합격통지서를 받아든 학생도 있고 깐깐하고 어렵다는 과목만 택해 모두 A를 받았는데도 지원한 학교에서 떨어진 반면 같은 대학을 지원하면서도 쉬운 과목만 택해 A를 받은 학생은 합격됐다. 이쯤 되면 “입학사정의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나올 만도 하다. 4월13일자 월스트릿 저널은 “누가 대학에 들어갔는가?”(Who Got into Colleg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학마다 다른 입학사정 기준을 분석했다.
‘얼리 디시전’활용땐
경쟁률 낮아 유리
카운슬러 역할 중요
좋은 관계 맺어둬야
사상최저의 합격률이었다고 아우성이다. 이를 뒤집으면 지원한 대학 들어가기가 점점 어려워 지는 가운데도 올해가 최악의 기록이었다는 말이다. 스탠포드와 브라운도 지원자는 역사상 최고로 많았고 합격률은 최저였던 대학의 하나이다.
입학 사정관들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단다. 지원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지원자 대다수가 학점, 과외활동, 자원봉사, 특기 등으로 ‘중무장’을 했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더구나 대입준비를 위한 사설학원과 사설 카운슬러가 진치고 있는 가운데 누구는 이력서 포장을 위해 자원봉사를 했고 누구는 순수한 열정을 바쳐 한 우물을 들고 팠는지 구분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는 예기다. 미 전국 명문대학 사정관들이 밝힌 ‘선택된 자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대학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선택 된다.
펜실베니아에 소재한 스와스모어는 고전과 독일어나 러시아어 같은 현대 언어 전공 가능자에게 관심을 뒀다. 브라운은 예전처럼 역시 과학과 공학도 선택에 중점을 뒀고 펜실베니아 대학은 올해 마칭밴드에 튜바연주자가 필요해서 튜바를 잘 불 줄 아는 학생이면 유리했다.
2. 열정과 분명한 목소리의 책임감 있는 학생을 좋아한다.
세인트 루이스 팍웨이 노스고교 시니어인 아담 호프만은 스탠포드와 브라운 등 8개 지원 대학 모두에서 합격통지서가 날아들었다. SAT에서 분석독해 800점에 수학 780점이었다. 세인트 루이스 지역 과학페어에서 1등을 했으며 수학경시대회에서 우수상을 획득했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아이비리그 지원자의 일반적인 스토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동물의 권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보이스카웃 대원과 함께 뉴멕시코 랜치에서 채식자로서 경험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에세이로 썼고 세인트루이스 동물권리팀에서 자원봉사 했으며 재학중인 고교에서 채식주의자 클럽을 공동창단했다. 이에 대해 브라운의 입학사정관 짐 밀러는 호프만과 같은 ‘지적인 활동가’를 명문대학들은 선호한다고 말하고 있다.
스와스모어 입학사정관 짐 복은 시니어를 1년 휴학하고 AIDS환자와 마약중독자를 위해서 일한 한 지원자를 선택했다. 그는 “그 여학생은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고 사우스웨스턴 공립학교를 다녔지만 봉사정신이 뛰어났다”고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3. 명문 사립고교가 아무래도 명문 사립대학으로 진학하는 데는 유리하다.
돈이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가 거기에 속한다. 명문 사립에서 명문대학으로 가는 문이 아무래도 공립고교에서 명문 사립으로 가는 문보다 넓다.
지난겨울 미 전국 독립학교협회 연례회의에서 예일대 총장 리차드 레빈이 밝힌 바에 의하면 명문대학 지원자의 4분의 1∼3분의 1이 사립고교 출신이다. 사립고교생이 공립고교생에 비해 숫자상 상당히 열세인 것에 비추어 보면 지원율은 대단히 높은 편이다.
4. 공립고교의 카운슬러와 사립대학 사정관과의 관계형성이 그 학교 학생의 합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립고교생들이 명문대 합격률이 높다고 해서 꼭 공립고교의 우수생들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고교의 카운슬러의 정확한 정보와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이때 고교 카운슬러가 해당 대학 사정관과의 신뢰할만한 관계가 형성, 정립되어 있으면 그만큼 학생의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실례로 뉴욕 업스테이트에 위치한 퀸즈베리고교의 카운슬러 데이빗 포드는 “생각보다 카운슬러의 역할이 중요함을 인식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학생 중 매서추세츠주의 윌리엄스 칼리지에서는 웨이팅 리스트에 올라있고 예일에는 불합격한 학생이 있는데 컬럼비아대학으로부터는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그는 이 학생을 위해 계속 컬럼비아대학측 입학사정관과 6차례 통화를 했으며 지난 2월 이 학생이 오프라 윈프리 에세이 경시대회에서 입상한 소식을 컬럼비아대학 측에만 통고, 이 학교에서 학생의 지원서를 재심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해를 위해 좀 더 많은 대학과 관계의 폭을 넓혀놓아야 겠다”고 말하고 있다.
5. 얼리 디시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얼리 디시전은 그 학교에서 합격통지서가 오면 다른 학교 지원이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지원자가 일반 지원자보다 숫자 면에서 적으므로 상대적으로 경쟁에는 유리하다. 코네티컷의 웨슬리안대학의 전입학사정 부학장이었던 앤드류 페어뱅크에 의하면 “얼리 디시전 지원은 SAT에서 100포인트 더 얻고 들어가는 것과 맞먹는다”고 밝히고 있다.
가을에 지원하고 겨울에 합격통지서가 날아들기 때문에 봄에 도착하는 재정지원서를 비교할 필요가 없는 ‘있는 집 자식들에게만 유리한 시스템’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지만 정말 재정지원이 필요 없는 가정이라면 이 시스템을 이용해볼 만하다.
6. 동문자녀, 기부금 납부, 학교 직원 자녀, 인종별 특혜, 지역적인 특혜, 1세 등은 유리하다.
대학들은 50개주에서 고루 고루 학생이 오기를 원한다. 때문에 뉴욕 주 학생보다는 상대적으로 지원자가 적은 몬태나 주 학생이 유리하다. 인종별로도 쿼타가 있고 국적별로도 쿼타가 있으며 종족별로도 쿼타가 있다. 그 학교를 졸업한 부모나 조부모 혹은 삼촌이나 고모가 있어도 동문가족인 레거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일정액을 기부하면 포인트 점수가 가산되어 크레딧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부모가 그 학교의 교수이거나 행적직원이면 유리한 고지에 있음도 물론이다.
이상과 같이 각 대학들은 나름대로의 잣대가 다르므로 변수가 많고 그런 만큼 지원자들은 복수지원을 해 그 변수를 좁혀나가거나 맞춰나가는 시스템을 활용하면 된다.
<정석창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