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가 다시 결정하라”

판사, 김길영 후보 적격 여부 재검토 요구

“이성남후보 결격결정은 틀리지않다”

“비영리기관 문제 법원 판단에 제한”


제27대 한인회장 선거의 최종 결과가 다시 한인커뮤니티의 몫으로 돌아오게 됐다.

12일 오전 11시, 쿡카운티법원에서 속개된 한인회장 선거 소송 1심 최종 판결에서 피터 플린 담당판사는“비영리기관의 회장 선거 논쟁을 법정에서 판단하는게 제한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크게 3가지의 판결을 내렸다.
플린 판사의 판결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이성남 후보가 선거회칙 27조 2항에 따라 ‘선거 당해 연도로부터 역산, 한인회비를 계속해서 3회 납부’하지 않은 점을 들어 선거관리위원회가 그의 후보 자격을 상실시킨 점과 관련, 플린 판사는“이성남씨의 ‘후보 자격이 없다(disqualified)’고 판단했던 선관위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다음으로 김길영 회장이 후보 등록 당시 500명 추천인단의 한인회비 5천달러를 등록일로부터 그 주의 주말까지 입금하지 않았고 김 후보 역시 3년 역산으로 한인회비를 납입했다는 증거가 확실치 않다며 이성남 후보측이 제기했던 의문에 대해서 플린 판사는“김길영씨도 후보 자격이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다. 3회 역산 회비 납부 영수증의 경우 김명남 전 한인회 사무총장의 진술이 신빙성 있고, 추천인단의 한인회비 5천달러를 제때에 납입했다는 과정에 대한 증인들의 진술을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판사는 이어“그렇지만 김길영씨의 후보 자격을 결정하는 것은 법정이 아니라 선관위가 결정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판사는 선관위가 김길영씨의 후보자격 인정여부를 다시 결정해 최종 결과를 제출하라고 판결했다.

마지막으로 두 후보자의 등록금 반환여부에 대해 플린 판사는“이성남 후보는 등록필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3만 달러를 돌려 받아야 한다. 김길영씨는 등록필증을 받았지만 이런 경우 앞으로 선관위가 최종결정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돌려받아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는 일단 선관위에서 선거 비용으로 사용하고 남은 부분을 각 후보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두번째 판결.

플린 판사는 김길영 한인회장이 후보자로서 적격한지의 여부를 선관위로 하여금 다시 결정하도록 함에 따라 선관위는 앞으로 다시 이 부분에 대한 검증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양측 변호사에 따르면 선관위의 결과 또는 진행상황을 5월 3일 판사에게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최종판결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권위를 존중하는 것을 바탕으로, 선거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양측 합의하에 선관위가 직접 내리게 함으로써 한인커뮤니티 자체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결정을 권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선관위의 임무도 더욱 막중해졌다.

이날 판결과 관련, 김길영 한인회장은“누가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커뮤니티가 화합되고 결속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남씨는“판사의 판결 내용에 승복한다. 애초에 한인회장 출마를 결심했을 때는 이런 일을 예상하고 출마한 것은 아니다”며“누구든지 시카고 동포사회내에서 해결점이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영준 선관위원장은“선관위를 다시 소집, 판사가 요구하는 그대로 따를 것이다. 선관위는 한인회 회칙에 따를 뿐 더도 덜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길영 회장의 현재 지위에 대해서는 양쪽이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플린 판사는 판결 중“영리 기관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회장을 다시 선출하면 된다. 그러나 한인회 정관에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조항에 없고, 또 비영리기관이란 점에서 분명치(uncertain)않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김길영 회장측 노만 한플링 변호사는“판사가 김길영 회장에 대해 자격 미달(Disqualified) 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회장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지안 드라이브라듀티노비치 이성남씨측 변호사는“아까 판사가 영리기관과 비영리 기관의 예를 들어 설명했듯이‘분명치 않다’고 했다는 점에서 현재 임시 회장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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