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미 롤린스가 토론토와의 경기에서 1회 번트를 대고 있다.
시카고 컵스의 후안 피에르가 최근 엔젤스와의 경기에서 헤드 슬라이딩으로 2루에 진출하고 있다. 기동성 있는 주루 플레이와 적절한 타이밍의 공격과 수비 등 기본에 충실한 올바른 야구, 스몰 볼의 위력을 메이저리그가 재평가하고 있다.
WBC가 몰고 온 작은 야구의 충격파
기본 충실한 ‘스몰 볼’이 이기는 야구
메이저리그 새 시즌 ‘롱 볼’ 탈피 새 바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S)이 던진 충격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야구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신들만의 리그 챔피언십을 ‘월드’시리즈라 부르며 세계 최강임을 당연시 해왔으나 막상 겨뤄보니 전혀 아니었다. 막강한 파워로 간단히 눌러버릴 것으로 생각했으나 한국과 일본의 짜임새 있는 조밀한 야구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하고 말았다. 아시아 야구를 번트나 남발하는 한 수 아래의 꾀죄죄한 것으로 얕잡아봤으나 경기 상황에 따라 정확한 처방과 전략이 구사되는, 기초에 충실한 야구의 위력이 과연 어떤 것인가를 톡톡히 맛봐야 했다.
‘큰것 한방’과 파워 피칭에 존경을 보내는 메이저리그 야구에 기본에 충실한 ‘올바른’ 야구는 신선한 충격임이 분명했다. 이런 각성은 빅 리그 야구인들의 생각도 바꿔놓고 있으며, 지난주 개막한 올 시즌 메이저리그 각 팀들의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새 시즌 메이저리그 저변을 흔들어놓는 이런 변화를 FoxSports.com의 유명한 야구 칼럼니스트인 켄 로젠탈은 ‘스몰볼이 이기는 야구다’라는 칼럼에서 잘 지적하고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 개막에 붙이는 칼럼에서 “큰 야구(long ball)에 대한 맹목적 추종에서 벗어나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야구의 진정한 맛이 스며 나오는 ‘작은 야구’(small ball)가 구사되기를 희망한다”고 역설했다.
진정한 야구를 구사해야 할 때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작은 야구(small ball)라 부르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기초에 충실한 야구하고 말하기도 한다. 던지고 수비하는 야구로의 복귀라고 말하기도 한다. 뭐라고 부르든 그것이 바로 이기는 야구다.
지난 4차례의 월드 시리즈 챔피언십에서 한 팀 빼고 3 팀이 스몰 볼을 구사함으로써 우승했다. 2005년 화이트 삭스와 2003년 말린스, 2002년 엔젤스는 오래된 정통적 전법을 구사했고 그리함으로써 부분을 단순히 합친 것보다 훨씬 큰 성과를 일궈냈다.
2004년 챔피언 보스턴 레드 삭스는 신세대 ‘공격 머신’에 가까운 팀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레드 삭스도 시즌중 일련의 트레이드를 통해 주루 플레이를 향상시킨 뒤에야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고 본다.
양키스의 유격수 데릭 지터는 조 토리 감독의 지휘하에 양키스가 4차례나 우승을 한 것은 “작은 것들을 올바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WBC는 메이저리그 야구가 이점을 다시한번 각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아시안 팀들은 신체적 우위보다 전술, 완력 보다 머리가 앞선다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
플레이를 제대로 해야 한다. 제대로된 플레이를 구사하면 팬들은 야구를 떠나지 않는다.
힘으로 한방 멀리 날려버리는 야구, 그런 롱 볼을 팬들은 누구나 열광한다고?
팬들은 파워 광신자들이라고 믿는 그런 단순한 사고가 메이저리그 야구를 저하시킨다. 그런 인식으로는 야구의 섬세한 면을 파악할 수 없다. 장거리 포들이 하늘을 수놓는 장관에 팬들은 환호한다.
그러나 팬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팀이 이기는 것이다.
이기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폭발적인 타격에 문제 많은 피칭으로는 이길 수 없다. 지난해 양키스가 그랬다. 정규시즌에서는 압도적이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허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많은 돈을 들여서 선발 로테이션을 멋지게 만든다고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메츠가 오프시즌중에 한 일이었는데 돈만 버리고 실패로 끝났다.
브레이브스나 카디널스, 그리고 엔젤스가 해마다 성공적으로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득점을 많이 해서가 아니다.
물론 강한 공격력을 가진 팀들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경기를 야구답게 제대로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자멸하는 짓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팀들간에 격차가 점점 좁혀지는 시대에 있어서는 작은 것들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야구 통계를 분석하는 사람들은 큰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분석하겠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나온 번트하나, 제대로된 주루 플레이 하나가 경기를 바꿔놓는다. 그것이 바로 야구다.
다저스에서 파이레이츠로 옮겨간 짐 트레이시 감독은 이번 봄 훈련에서 타자들에게 상황에 맞는 스마트한 타격을 주문하며 선수들과 대화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시카고 컵스도 발빠르고 기민한 센터필더 후안 피에르와 라이트필더 자케 존스를 영입하며 스피드와 기민성을 향상시켰다. 화이트삭스를 따라 한 것이다. 엔젤스의 GM은 공격의 효율성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 선발진을 강화했다.
지난 94- 95년 스트라이크로 침체됐던 야구가 98년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홈런 레이스로 활력을 되찾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그것은 팬들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다.
팬들은 이 스포츠를 사랑한다. 큰 것 한방도 좋지만, 어디 야구가 그것뿐인가.
상황에 따라 절묘하게 구사되는, 오묘하면서도 섬세한 면을 팬들은 사랑한다.
새 시즌이 시작됐다. 파워볼 시즌이 아니라 베이스볼 시즌이다. 근본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야구, 스마트한 야구, 작은 야구가 펼쳐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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