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우상’ (The Fallen Idol)
살인혐의 ‘우상’보호위해 거짓말
8세 소년 눈에 비친 어른 세상
서스펜스 가득한 완벽 드라마
오손 웰즈가 주연한 필름 느와르 걸작 ‘제3의 사나이’의 글을 쓴 그레엄 그린과 감독 캐롤 리드가 이 영화 전에 콤비가 돼 만든 서스펜스 가득한 명작 드라마다. 필름 느와르 스타일의 영화로 8세난 소년의 눈으로 본 어른들의 세상과 이어지는 거짓말의 이야기인데 내용, 연기, 촬영, 연출 등이 모두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한 1948년작 영국 영화다.
자기가 우상으로 여기는 사람을 살인혐의로부터 벗어나게 하려고 거짓말을 계속했다가 혼란에 빠지는 소년의 얘기가 긴장감 있고 때로는 코믹하기까지 한데 여기에 사고사와 비밀의 로맨스까지 곁들여 재미를 더한다. 좀처럼 보기 힘든 영화로 이번에 새 프린트로 떠 재상영된다.
런던 주재 어느 한 국가의 대사관. 대사인 아버지가 주말에 병원서 퇴원하는 어머니를 데리러 관저를 떠나면서 어린 필(바비 헨리가 뛰어난 연기를 한다)은 자기가 우상으로 여기는 집사 베인즈(랄프 리처드슨)와 자기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베인즈의 부인과 함께 텅 빈 관저에 남는다. 필의 유일한 친구는 작은 뱀.
필은 혼자 외출한 베인즈를 찾아 나갔다가 베인즈가 찻집에서 대사관 여직원인 줄리(미셸 모르강)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한다. 베인즈는 필에게 줄리를 자기 질녀라고 속이고 비밀을 지켜달라고 당부한다. 관저에 돌아온 베인즈는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나 거절당한다. 그날 오후 필은 베인즈 부인의 닦달에 못 견뎌 줄리 얘기를 실토한다. 그리고 베인즈 부인은 현장을 잡기 위해 집을 비운다고 거짓말한 뒤 집안에 숨는다.
그날 밤 베인즈 부인과 베인즈간에 계단 위에서 격한 논쟁이 일어난다. 이를 숨어서 보던 필은 베인즈 부인이 계단 밑으로 추락사한 것을 보고 겁에 질려 밖으로 도주한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필은 베인즈를 보호한다고 자꾸 거짓말을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마지막에 필이 수사관들을 졸졸 따라다니며 내 진실을 들어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이 가슴을 조이게 만든다. 13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티벳: 불교도 3부작’(Tibet: A Buddhist Trilogy)★★★(5개 만점)
티벳과 달라이 라마와 불교와 승려들의 수련모습을 담은 3부작으로 1979년작이다.
제1부는 중국의 티벳 강점 후 인도에 망명해 살고 있는 영적 지도자이자 속세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모습을 근접 포착했다. 매주 한번씩 신도들에게 축복을 주는 그의 모습과 티벳의 독립 회복을 촉구하는 연설장면 등이 담겨 있다.
제2부는 수도원에 사는 승려들의 신비한 내면 세계와 함께 힌두교 탄트라 경전 교리를 따르는 불교의 참 모습을 보여준다.
제3부는 네팔의 라닥의 검소하나 장엄하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무상에 대한 명상과 승려들의 마을 주민 장례식 장면 등을 담았다. 7일 개봉일 하오 5시 상영 후 제작자 데이빗 라셀스와 초닥 자아초 눕타 승려와 관객과의 대화가 있다. 뉴윌셔(310-281-8223).
‘에덴의 동쪽’(East of Eden)
존 스타인벡의 소설이 원작. 엘리아 카잔이 감독하고 제임스 딘이 스크린에 데뷔한 1955년작 걸작. 성경의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로 혼자 사는 아버지(레이몬드 마세이)의 사랑을 놓고 다투는 두 형제의 라이벌 의식을 맹렬하고 심오하게 그렸다. 딘의 어머니로 남편과 아들들을 버리고 색주가 마담이 된 어머니역의 조 밴 플리트가 오스카 조연상을 탔다.(사진)
역시 카잔 감독의 1961년작 청춘 애정영화로 워렌 베이티와 나탈리 우드 주연. 1920년대 캔사스의 한 작은 마을의 정열적인 소녀가 상류층 청년과 열애를 하나 남자의 부모의 방해로 사랑이 깨어지면서 정신분열증에 걸린다. 8일 하오 7시30분 카운티 뮤지엄 빙극장(323-857-6010) 동시상영.
‘망각의 여로’(Spellbound)
히치콕의 1945년작 심리 스릴러로 그레고리 펙과 잉그릿 버그만 주연의 흑백명작.
정신병원의 신임의사로 들어온 남자가 괴이한 꿈과 기억상실증 때문에 괴로움을 받자 그의 동료 여의사가 이 남자의 잠재의식을 캐낸다.
여의사가 남자를 도우면서 이 남자가 어릴 때 살인사건에 관계됐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여의사는 남자가 다시 살인을 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빠진다.
흥미진진한 영화로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꿈의 장면이 환상적이다. 오스카 음악상 수상작.(사진)
역시 히치콕 감독의 1946년작 흑백 스파이 스릴러로 케리 그랜트와 잉그릿 버그만 주연. 여인이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남미 주재 나치 소파이와 결혼한다. 9~11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동시상영.
‘흑과 백’(The Defiant Ones)
스탠리 크레이머가 감독하고 토니 커티스와 시드니 포이티에가 주연한 흑백문제를 다룬 1958년작 흑백영화. 쇠사슬에 함께 묶인 흑백 두 죄수가 탈출, 도주하면서 편견과 인종차별 및 증오의 드라마를 엮는다. 두 남자는 서로간의 증오심을 누르고 둘이 모두 원하는 자유를 찾아 달리고 또 달리다가 마침내 화해를 하게 된다.
이 영화로 포이티에는 수퍼스타가 됐고 예쁘장하게 생긴 커티스가 인종차별자의 연기를 겁나도록 사실감 있게 해낸다. 둘 다 오스카 주연상 후보에 올랐었다. 흑백 촬영이 오스카상을 받았다. 필견의 명화다. 10일 하오 7시30분 아카데미 본부 내 새뮤얼 골드윈 극장(310-247-3000).
‘리드하세요’(Take the Lead)
지난해에 나온 훌륭한 기록영화 ‘화끈한 볼룸’의 극영화판으로 주인공들을 초등학생에서 고교생으로 바꿨다. 춤 잘 추는 스페인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뉴욕의 볼룸댄스 교사로 나와 불량학생들을 춤으로 교화시킨다는 통속적인 이야기.
스포츠 영화와 10대 드라마 그리고 미운 오리새끼 얘기의 상투적 줄거리를 짬뽕했지만 춤과 음악과 선의적 메시지 및 반데라스를 비롯한 배우들의 호연 등으로 볼만하다는 평. 반데라스는 사고뭉치 고교생 록 등 불량 학생들을 모아 방과후에 볼룸댄싱을 지도한다. 학생들의 반발과 관료체제의 방해 그리고 다른 학생들의 멸시 및 불량 학생들의 개인적 문제 등 여러 가지 난관을 헤치고 반데라스의 제자들은 도시대항 댄스 경연대회에 나간다. PG-13. 전지역.
‘후보 선수들’(The Benchwarmers)
3인의 성인 언더독들이 3인 야구팀을 구성해 자기들을 못 살게 구는 초등학교 풀 야구팀에 대항해 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서 승리한 3인조는 주 최고 실력팀과 큰상을 놓고 대전하게 된다는 코미디.
거스와 리치와 클라크는 어렸을 때 야구팀의 후보선수들. 이들은 어느 날 야구장에서 망나니들에게 시달림을 받는 백만장자 멜의 아들 넬슨을 구해준다. 멜은 3인에게 자기가 경비를 전담할 테니 미국을 돌면서 소년야구팀과 대전하라는 제의를 한다. 이기면 자기 아들과 같은 약골들에게 용기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 토너먼트서 이기는 팀에게는 멜이 지을 미국 최고의 경기장을 준다는 것이 상이다. 그리고 멜은 이 3인조의 훈련을 위해 레지 잭슨을 고용한다. 레지의 이색적 강훈 끝에 3인조는 준비가 다 됐다. PG-13.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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