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티밋 파이팅·터프맨 등 극한 격투기
‘잔인한 인간 투계’ 금지 종목서 속속 해금
“복싱·레슬링은 저리 가라” 미국인들 열광
터프맨 경기가 열리는 한 나이트클럽내 특설링. 키 5피트9인치, 242파운드의 다부진 체구의19살 청년 숀 스켈턴과 6피트 8인치 254파운드의 거한 조쉬 위젤(27)이 마주 섰다. 긴장감이감돌고 벌써 구경꾼들의 흥분한 고함소리가 터져 나온다. 스켈턴은 간호보조원으로 일하는데 링 아래에는 부모가 자신의 싸움 구경을 나와 있어 신경이 쓰인다. 위젤은 우체부로 장대한 체구가 위압적이다. 스켈턴을 내려다보고 섰는 폼이 한방에 날려버릴 기세다. 공이 울리고 두 사나이는 주먹질을 시작한다. 스켈턴이 날랜 주먹을 날리자 거한이 고목 쓰러지듯 나뒹군다. 구경꾼들이 기성을 내지르며 광란한다. 거구는 곧바로 일어나 다시 싸우지만 단단한 체구의 작은 사나이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결국 3라운드에 완전히 뻗고 만다. 스켈턴은 터프맨 경기에 처음 출전했지만 이틀간 열리는 터프맨 대회 2라운드에 가볍게 진출했다.
터프맨 대회는 동네서 주먹깨나 쓴다는 싸움꾼들이 벌이는 막싸움 대회다.
터프맨(Toughman) 대회를 비롯, 얼티밋 파이팅(Ultimate Fighting), 케이지 컴뱃(KageKombat)등 과거 너무 잔인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금지됐던 극한 싸움(extreme fighting)이 요즘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 피범벅으로 싸우고, 채점 대신 대부분 혼절로 끝나기 때문에 복싱이나 레슬링은 이에 비하면 아주 싱겁다. 광란적인 열기가 대회장을 흔든다.
극한 싸움은 최근 감독기관의 허가를 얻고 해금되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신종 스포츠다.
관중 몰이에서도 가히 폭발적으로 미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체육위원회는지난해 12월 그동안 금지해 왔던 한 종류의 투기종목을 허용했는데, 3월10일 샌호제 HP파빌리언에서 열린 캘리포니아주의 첫 공식 투기 경기는 1만8,265명 좌석이 매진돼 북미에서 열린 격투기 경기 최대 관중기록을 세웠다. 내달 15일 애나하임에서 열리는 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 대회에는 1만7,000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광적인 인기를 몰아가고 있다.
극한 싸움 경기 중 최고 인기 종목은 얼티밋 파이팅. 젊은 남성을 주 시청자로 하는 케이블 방송 스파이크 TV가 중계에 뛰어들면서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 얼티밋 파이팅은 직업 싸움꾼들이 출전하는 프로경기다. 동네서 세다고 소문난 주먹들이 겨루는 터프맨 경기는 프로들이 싸우는 얼티밋 파이팅에 비하면 고전적이다. 막싸움의 원조로 역사가 오래 됐지만 출전자들의 대부분은 비숙련자들이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기보다는 단지 주먹이 세서 그냥 대회에 나오는 아마추어리즘에 충실한 자들이다.
싸움 대회 인기가 높아가면서 금지 논란 또한 다시 불거져 나오고 있다. 극한 싸움은 지난 1997년 잔 맥케인 상원의원이 ‘인간에 의한 잔혹한 닭싸움’이라고 비난하며 금지토록 하는 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터프맨 대회에 출전했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이 1979년이래 최소한 10명이 넘으니 전면 금지 입법이 나올 만도 했다. 그러나 완전 금지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인기에 상응해 인가해 주는 주들이 늘고 있다.
얼티밋 파이팅의 간부인 대나 화이트는 관계 기관의 규제를 오히려 환영한다.
“금지만 아니라면 엄격한 규제를 통해서 선수도 보호하고 경기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대로 얼티밋 파이팅은 경기 규칙과 의료안전 지침들을 보강함으로써 완전 금지에서 벗어나 현재 20개주에서 허가를 얻었다. 2000년에만 해도 인가하는 주가 하나도 없었다.
허용하는 주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선수의 안전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는다. 오하이오주의 외과의사 더글러스 폴은 극한 싸움 반대 운동가중 한명. 그가 지난해 병원 응급실에서 맞이했던 한 터프맨 파이터는 곧 죽었다. “그의 아내와 부모, 8세, 5세 난 아이들에게 이젠 남편과 아들, 아버지가 없게 됐다는 말을 전해야 했을 때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에 울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오랜 금지에서 풀려난 막싸움이 그의 희망대로 조만간 다시 족쇄를 찰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러기에는 인기가 너무 폭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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