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호<공인회계사>
회계와 세무 업무로 사업자들을 돕는 회계사들에게 종종 부탁이 들어온다. 좋은 사업체(good business)가 있으면 소개 해달라는 것이다. 좋은 사업체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정의(definition)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현재 운영하는 사업체보다 큰 규모를 의미할 수도, 사업장이 거주하는
집에서 좀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을 의미할 수도, 업종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의미할 수도, 혹은 다른 조건없이 순이익이 많이만 생기면 되는 것으로도 좋은 사업체 정의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찾는 사업체에 경험이 있고 사업체 구입 자금이 마련되었다면 이제 사업체를 찾는 일만 남은 셈이다. 적절한 사업체가 구해져서 열심히 일하고 사업이 점차 융성해져서 경제적인 안정을 취하면서 이민의 꿈을 상향적으로 키워나가고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사업체를 잘못 구입해서 경제적인 압박과 그와 더불어 오는 심리적 고통의 긴 터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인 것이다.
파는 자(seller)와 사는 자(buyer)의 입장과 위치는 정반대 경우로 나타나게 된다. 싸게 사려는 바이어와 비싸게 팔려는 셀러의 입장은 창과 방패와 같게 된다. 사는 자의 입장에서는 목표를 적절한 사업체를 적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사겠다는 것으로 설정 해야지 무조건 싸게만 사겠다
는 생각에 고정되어 버리면, 좋은 사업체가 설령 나타나도 그 사업체의 좋은 측면을 간과해버리고, 시간만 허비할 수 있는 함정에 스스로 빠져 드는 경우를 많이 본다. 지나고 보니까 그 사업체가 좋은 것임을 느꼈을 땐 이미 늦어버린 것이다.
필자에게 좋은 사업체를 소개해 달라 하는 고객을 접할 때마다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좋은 사업체는 좋은 배우자를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있는듯 하면서 없고, 없는듯 하면서 있습니다.
열심히 찾아보세요.” 그말 후, 난 웃어버린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평범한 원칙을 같이 이야기 한다.(1)관련업종에서 경험을 쌓는다. 안으로 들어가야 보이게 된다. 밖에서 볼 때는 안보이거나 간과하는것들이 많을 수 있다. 경험이 있어야 질문도 할 수 있다. 사업의 대부분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경험의 유무는 사업운영의 성공과 실패로 모습을 나타낼 수도 있다.
(2)사업체 매매 정보에 대한 다양한 채널을 갖는다. 친구나 이웃에게 사업체를 본인이 찾고 있다는 것을 알린다. 한국일보나 뉴욕타임스의 사업체 매매난을 본다. 브로커를 만난다. 요사이는 인터넷 시대이므로 관련 사이트를 가본다. BIZQUEST.COM 과 BIZBUYSELL.COM을 추천한다. 정보가 힘이다.
(3)관련 서류를 잘 검토한다. 세금보고서부터 시작이 될 수 있다. 매상장부나 지출내역서를 점검한다. 서류상으로 사업체의 윤곽을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인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길 떠나기 전에 지도를 점검하는 과정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매상과 경비 그리고 순이익
이 얼마인지가 서류상으로 정확히 파악되어야 된다.
(4)동종업종의 사업자에게 자문을 구한다. 어느 누구나 조언이 필요하다. 특히 사업은 정보와 경험의 게임(game)이기에 이미 그 분야의 사업에 종사하는 사업자라면 구입하려는 사업체 평가와 운영에 관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게된다. 대부분의 사업체의 장점과 단점은 쉽사리 눈에 뜨이지 않고 살짝 숨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경험자의 조언이 필요하다.
(5)브로커를 잘 활용하자. 브로커는 많은 정보와 경험이 있기에 브로커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집약적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브로커에게 휘둘림을 당하면 적절치 못한 사업체를 사게 될 수도 있다. 브로커의 위치는 사업체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최종적으로 고객이 판단하게 해야 되는데 자신이 판단한 것을 고객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발생 할 수 있다. 브로커의 위치는 정보제공과 사업체에 대한 설명으로 제한되어야 되는데, 그 이상의 강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경우, 바이어는 이를 거부할 필요가 있다.
(6)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처리하자. 사업체 평가는 서류점검과 현장점검 그리고 그이외의 또다른 요소가 고려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이성보다는 감정적인 일처리로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본다. 의욕만(감정적) 앞서서 현실을(이성적) 무시하고 사업체를 구입해서는 안되겠다.
바이어를 위해서 팔아주는 것 아니고 셀러를 위해서 사주는 것도 아니다. 상황이 급하더라도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다.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되어야 되고 일이 성사되는데 소요되는 최소한의 시간은 필요한 것이다. 잘못 시작한 사업보다는 늦게라도 제대로 들어간 사업이 성공한다. 미국은 다양성과 선택의 나라이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여유자본도 준비한다. 법적인 하자는 없는지 변호사의 조언을 구한다.
(7)희망을 갖는다는 것. 절망에 빠질 위험이 있다. 시도를 한다는 건 실패할 위험이 있다. 아무런 위험에도 뛰어들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으며 그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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