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이 31일(이하 한국시간) ‘코리언 파티’로 막을 올린다.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골프장(파72. 6천460야드)에서 나흘간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열릴 이 대회는 권위와 전통에서 ‘마스터스’와 흡사해 ‘여자 마스터스’로 불리는 빅이벤트다.
메이저대회답게 총상금이 180만 달러에 이르고 우승상금도 27만 달러나 되는데다 우승자에게 따르는 ‘메이저 퀸’이라는 명예와 18번홀 그린 옆 연못에 몸을 던지는 짜릿한 우승 세리머니는 LPGA 투어 선수라면 누구나 우승을 꿈꾸는 대회다.
출전 선수는 대회조직위원회가 요구하는 자격요건을 갖춘 102명.
일반 투어대회보다 30% 가량 적은 출전 선수 명단에는 무려 26명의 한국인 또는 한국계 선수들이 이름을 올려 올해 대회는 ‘한국잔치’로 치러질 전망이다.
한국 선수들은 단순히 머릿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대부분 강력한 우승 후보이기도 하다.
올해 4차례 대회에서 두 차례나 한국 선수끼리 연장전을 치러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졌고 나머지 두 대회에서도 준우승자를 배출한 ‘코리언 파워’가 메이저대회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한국선수 26명 가운데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는 박세리(29.CJ), 박지은(27.나이키골프), 그리고 위성미(17.나이키골프) 등이다.
박세리는 이 대회 우승컵만 거머쥐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그랜드슬램의 영광을 안게 된다.
대회 마다 커리어그랜드슬램에 도전장을 내는 셈인 박세리는 깊은 슬럼프 탈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서는 격이다.
아직도 슬럼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박세리는 지금까지 치른 7차례 경기에 비해 올해가 우승 전망은 가장 어둡지만 단번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겠다는 다짐이다.
2004년 이 대회 우승으로 ‘포스트 소렌스탐’ 경쟁에 선두주자로 떠올랐던 박지은 역시 박세리와 동병상련이다.
박지은은 2년만에 우승컵 탈환과 함께 박지은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리겠다는 각오로 출사표를 던졌다.
2003년부터 4년째 모습을 드러내는 재미교포 미셸 위도 이 대회 정상을 겨냥하고 있다. 메이저대회 우승컵으로 ‘거품론’을 잠재우겠다는 복안.
첫 출전했던 2003년 공동 9위에 올랐던 위성미는 이듬해 4위, 그리고 작년에는 공동 14위를 차지했으며 그동안 우승의 걸림돌이던 그린 플레이에 자신감을 더해 당당한 우승 후보임엔 틀림없다.
이와 함께 부활의 조짐이 뚜렷한 김미현(29.KTF)과 메이저 왕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한희원(28.휠라코리아)도 우승 후보에서 빼놓을 수 없다.
김미현과 한희원은 박세리, 박지은에 이어 가장 많은 승수를 올렸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는데 서운함이 여간 크지 않다.
때문에 김미현과 한희원은 더 늦기 전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이루겠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이미 메이저 우승컵을 거머쥔 장정(26)과 김주연(25.KTF)도 박세리 이후 아직 배출되지 않고 있는 메이저대회 멀티플 위너에 도전장을 냈다.
더구나 개막전 SBS오픈 우승자 김주미(22.하이트맥주)와 필즈오픈 챔피언 이미나(25.KTF) 등은 ‘신예 반란’을 노리고 있고 이선화(20.CJ), 이지영(21.하이마트), 배경은(21.CJ) 등 루키들도 메이저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대회 우승컵의 향배는 역시 ‘지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1년, 2003년, 그리고 지난해 등 모두 3차례 연못 세리머니를 펼친 소렌스탐은 올해 메이저대회 4개를 모두 석권하겠다는 목표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어 가장 두려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올해도 1승을 수확하면서 변함없는 위용을 과시한 소렌스탐을 뛰어넘는 것이 이 대회를 ‘코리언 파티’로 장식하는데 첫번째 과제다.
한국 선수들의 우승 길목에서 맞닥뜨릴 걸림돌은 소렌스탐 뿐 아니다.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에서 이정연(27)과 송아리(20.하이마트)를 2, 3위로 밀어내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백전노장 줄리 잉스터(미국)와 ‘포스트 소렌스탐’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는 폴라 크리머(미국), 그리고 크리스티 커(미국), 나탈리 걸비스(미국) 등도 경계해야할 우승 후보들이다.
한편 이 대회에서는 이선화, 배경은, 이지영 등 한국의 ‘루키 3인방’이 모건 프레셀(미국), 미야자토 아이(일본) 등 ‘슈퍼루키’들과 물러설 수 없는 대결도 볼거리다.
이밖에 브라질 교포로 미국으로 건너와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고 있는 안젤라 박(18)과 2002년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 우승자 박인비(18) 등 2명의 아마추어들이 미셸 위가 2003년 세운 대회 아마추어 최고 입상기록(4위)을 뛰어넘을 지도 관심사다.
khoon@yna.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