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점수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학부모들은 ‘재채점 비용’이라는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됐다. 대입 표준시험의 하나인 SAT 시험을 주관하는 비영리단체 칼리지 보드는 지난 15일 작년 10월에 SAT 시험을 친 학생 49만5,000명 중 약 1%에 해당하는 4,000여명의 점수가 잘못 채첨됐다고 발표한데 이어 23일 또 다시 약 400명의 점수에도 오류가 발견됐다고 밝혀 총 4,411명의 점수가 잘못 채점됐음이 밝혀졌다. 충격적인 것은 23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점수가 원래보다 450점까지 낮게 받은 학생이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 또 있을지도 모르는 이런 사태에 대비, 학부모나 학생이 강구해야 할 대비책을 알아본다.
‘재채점 시스템’이용, 부담 늘어
95%가 90점미만 낮게 받아
높아진 점수, 대학에 재발송
낮아진 점수는 본인만 통보
■우선 문제의 현황부터 짚어보자
지난해 두 명의 학생이 자신의 SAT 점수에 의혹을 느껴 칼리지 보드측에 재채점을 요구했다.
이에 칼리지 보드측은 이 학생들의 채점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하고 나머지 샘플 테스트를 해본 결과 여태까지 총 4,400여명의 점수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이를 좀 더 자세히 풀어보면 오류가 발견된 학생의 95%가 90포인트 미만 낮게 나왔다.
그러나 176명은 100∼190점 차이가 났고 22명은 200∼450점 차이가 났다.
또 반대로 약 600명은 점수가 실제보다 오히려 높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칼리지 보드측은 재채점 결과 점수가 더 높게 나온 학생과 그들이 지원한 대학 측에 고쳐진 SAT 점수를 보내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게 하고 있다. 반면 점수가 더 낮게 나온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생들에만 통보하고 칼리지 측에는 연락하지 않는 조치를 취했다.
■문제의 원인과 해명
칼리지 보드측은 SAT 채점을 피어슨 에듀케이션 메니지먼트사(PEM)에 의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치러진 SAT에서만 유독 문제가 발견되고 있는 것은 그날 미 동부 일부지역에서 비가 많이 와서 답안지를 우송하는 과정에서 답안지에 수분이 많이 흡수됐다.
때문에 스캐너가 희미해진 동그라미와 번진 동그라미 등을 혼돈하는 바람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PEM사는 즉각 이런 기술적인 문제 해결에 들어갔고 채점의 공신력과 정확성을 위해 보완책을 강구,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여파
하버드 대학측은 2만3,000명의 지원자 중 50여명의 SAT 점수에서 후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통고 받고 그들의 입학심사를 재사정한 결과 현재까지는 전혀 변화가 없다.
UCLA의 경우는 지원자 4만7,234명중 39명에게서 오류가 발견됐고 이중 1명이 입학 통지서를 받게 됐다. 때문에 칼리지 보드측에서는 이 사태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파장이 그리 크지 않다고 꼬리를 빼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원래보다 점수를 높게 받은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이 차지해야 하는 자리를 빼앗았다는 지적과 함께 칼리지 보드에 대한 소송도 운운되고 있고 SAT를 대학입학 사정에 고려하지 않는 대학이 전에는 731개였으나 이를 계기로 12개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피해 학생들은 이번 사태는 지원 대학 결정, 지원한 대학으로부터 합격과 불합격 결정, 장학생 선별결정, 체육 특기생 특례결정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이를 개탄하고 있다.
■대책
SAT 시험 비용은 41달러50센트이다. 이외에 칼리지 보드측에서 제공하고 있는 재채점 시스템을 과외부담으로 매입하는 수밖에 없다. 종류는 다음과 같다.
◆맞은 것만 확인하는 서비스(Student Answer Service)
10달러이다. 시험지는 주지 않고 어떤 질문의 답을 학생이 맞추었는지 알려준다.
◆시험지 및 정답 서비스(Question and Answer Service)
24달러. 시험지 복사본과 학생의 답안지 복사본, 정답지를 제공한다.
◆점수 확인 서비스 (Score Verification)
컴퓨터 기계로 채점한 답안지를 사람이 손으로 다시 한번 재 확인해주는 서비스이다. 멀티플 초이스 답안지 재채점 비용은 50달러이고 에세이 재채점 비용은 100달러이다.
이런 서비스 요청은 시험일로부터 5달 안에 행해져야 하며 10월, 1월, 5월에 치는 시험에 한해서 가능하다.
3, 4, 11월에 치는 시험은 다음해에 다시 재출제되기 때문에 칼리지 보드측에서 시험문제를 유출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한편 이와 같은 사정에 대해 학부모들이 칼리지 보드측의 주머니만 불려주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도 일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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