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성매매 했지만, 공모는 안했다
검찰, 매춘 조직 공모·거액 돈세탁
시카고 한인타운으로부터 약 75마일 떨어져 있는 락포드에서 작년 2월 지역 검찰과 경찰, FBI 등이 공조해 벌였던 대대적인 단속에 적발됐던 한인 매춘업소들의 첫 재판이 3월 13일부터 연방법원에서 시작됐다.
락포드 레지스터 스타지는 일주일간 열렸던 1차 재판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피고 이모씨와 황모씨는 성매매를 하기 위해 차려진 마사지 업소 파라다이스와 파인트리를 운영하기 위해 공동 모의하고 거액의 돈세탁을 했다는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과 피고측 변호인들은 이씨와 황씨가 한인 여성들을 동원해 성매매를 주선하고 거액을 벌어들이는 일단의 매춘 조직을 결성하기 위해 공동 모의했느냐의 쟁점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검찰측 주장= 매춘 조직 공모해 거액 돈세탁
마이클 이아스파로 담당검사는 기소장에서 이씨와 황씨는 서로 공모해 매춘 업소를 차린 뒤, 3년동안 25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며 이는 돈, 탐욕, 섹스, 폭력이 뒤엉킨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아스파로 검사는 두 한인이 각각 개별적으로 마사지업소를 차린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며 매춘 조직을 형성했다는 방향으로 사건을 몰고 가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고 변호인측 주장= 성매매는 인정하지만 공모는 안했다
이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연방 관선 변호사 폴 플린씨는 이들이 각자의 업소에서 성매매를 주선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영어에 서투른 황씨가 건물 임대 허가를 받기 위해 이씨의 도움을 받았을 뿐, 서로 공모해 매춘 조직을 형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변론했다.
▲증인들의 증언 내용= 매춘은 분명 벌어졌다
이미 유죄를 인정하고 형량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종업원 박모씨는 재판 첫날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2003년 황씨 밑에서 매춘부로 일하면서 50대 50으로 수익금을 나눠 가지다가 파라다이스의 매니저로 일했다고 증언했다. 둘째 날 증인으로 나온 종업원 이모씨는 진술을 거부하다가 피고 이모·황모씨와 함께 눈물을 쏟아냈다. 결국 종업원 이씨는 통역을 통해 이씨가 업소의 대표가 아니다라고 말해 피고인들을 옹호했다.
이밖에 성매매업소를 차리려는데 도와달라는 명분으로 이씨에게 접근했던 전 FBI 비밀요원 데이빗 차일더씨와 이씨의 대화 녹음도 공개됐다. 검사는 녹음 내용을 바탕으로 이씨가 또 다른 매춘 업소들을 퍼뜨리는 공모죄가 있다는 논리를 펼쳤고, 이씨의 변호인은 대화내용 중에 이씨가 차일더씨에게 나는 단지 컨설턴트이다라고 말했던 부분을 들어 공모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노력했다. 몇 년간 한인 마사지 업소를 주기적으로 다녔던 덕 위츠거씨도 법정에 출두했다.
그가 마사지 업소에서의 퇴폐 행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진술하자 이씨의 변호인은 위츠거씨가 매춘부들로부터 변태적인 성행위를 요구했던 사람으로 유명했다며 매춘 중독자라고 몰고 가려다 필립 라인하드 판사로부터 신성한 법정에서 부적절한 질문을 더 이상 계속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16일 출두한 우체국의 캐롤 루드씨는 이씨가 일주일에 한두번씩 총액 2,900달러에 달하는 우체국 머니 오더를 끊어 갔기 때문에 그가 직원들로부터 ‘$2,900 man’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아스파로 검사는 머니 오더 총액이 3천달러 이상이면 사진이 들어간 신분증과 서류가 필요하므로 그가 2,900달러를 넘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이씨의 돈세탁 혐의를 입증하려 했다.
이번 재판 과정에서는 락포드 지역 검경과 FBI가 얼마나 치밀하게 이번 사건을 조사했는지가 잘 나타났고 인근 타주까지 신문 광고를 내며 업소를 홍보했던 한인 마사지 업주들의 무모함이 잘 대비돼 어떤 판결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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