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로 달라야 할 아이 키우기 요령
기질과 개성에서 각기 개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남자와 여자는 태어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한때 여성의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을 외치던 여성해방 운동가들이 외쳐대던 진부한 질문이다. 그러나 아들과 딸을 길러본 부모들은 그리고 남과 여의 성에 대한 연구를 해온 학자들은 남자와 여자는 만들어지는 측면보다는 태어나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부모나 사회가 전통적으로 요구하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기대로 아들과 딸을 다르게 기르는 부분이 아직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태어날 때부터 보이와 걸은 확연히 다르다는데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이제 그리 많지 않다. 기질상 결코 반죽될 수 없는 남과 여. 우리는 부모로서도 그 차이점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사내아이들 ‘뛰고 부수고’… 여자아이들 ‘인형과 소곤소곤’…
감성 발달 소녀들은
집중력·언어습득 우월
소년들 공간 지각 좋고
호기심 많으며 충동적
아직도 대부분의 여성은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빠져 있는가? 사회적 신분과 경제력이 뛰어난 남성을 만나 의존적인 삶을 꾸려가는 것이 여성의 지상목표라고 믿는가?
아직도 남성은 자신의 월급봉투로 자신의 능력과 자질과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저울질하고 저울질 당하고 있는가? 가정의 정신적, 물질적 욕구를 가장인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며 팔을 걷어붙인 채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팔아야만 하는가?
여성의 역할, 재능, 신분에 대한 ‘해방’이후 위의 질문들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라는 확답과 함께 이제 20세기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지금은 여성의 시대라는 21세기. 오히려 아들 둔 부모들이 전전긍긍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든 만큼 부모들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아들과 딸의 기질적 성 차이를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교육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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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습득
여성의 언어담당 두뇌가 남성의 것보다 훨씬 밀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밝혀졌다. 같은 프리스쿨 또래인데도 “여자 아이들이 남자 아이들보다 더 긴 문장을 구사하며 더 복잡한 말을 하고 있다는 설명과 통한다”고 시카고의 로잘린 프랭클린의대 신경과학 부교수 리사 엘리엇 박사는 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녀들이 읽기와 쓰기에서 소년들을 앞서고 있다.
■수학 등식
공간지각을 다루는 뇌 부분이 남자가 여자보다 더 크다. 이는 3차원 물질에 대해 보이들이 걸보다 지각력이 앞서는 것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연구한 결과 두살짜리 보이 중 21%가 블록으로 다리를 만들 줄 알았지만 그 비율이 걸은 8%에 그쳤다. 소년들은 공간 감각과 기하학에 일반적으로 강하다. 수학 성적이 뛰어난 소년도 많지만 그와 비슷한 숫자만큼 낮은 점수를 받는 소년들도 많아 전체 평균은 소녀들이 약간 앞선다.
■운동 감각
공간 지각력이 남자가 앞선다는 발견은 보이가 걸보다 걷기 시작하는 시기가 3~4개월 앞선다는 현실과 맞먹는다. 필라델피아 펜실베니아대학의 뇌감각연구소장 루벤 구 박사에 의하면 뛰고 점프하는 큰 운동감각은 보이가 앞서지만 세밀한 움직임을 관장하는 뇌는 보이가 걸보다 느리게 발달한다. 이는 크레용을 잡는 것, 재킷의 지퍼를 올리는 것, 알파벳 쓰기를 배우는 등의 작은 동작은 소녀들이 앞선다는 설명과 통한다.
■여자 아이와 인형
공간 지각력이 여자 아이들보다 앞서는 남자 아이들은 움직이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트럭, 공 등 공간을 움직이며 지배하는 것에 정신이 팔린다. 실험결과 수컷 원숭이도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보다는 액션 토이에 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보이들이 기계공학적인 물건에 관심을 보이는 반면 소녀들은 사람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토이 자러스에 아들과 딸을 풀어 놓으면 딸은 인형섹션에서 넋을 잃고 있지만 아들은 인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자동차 섹션으로 내달리는 이치다.
■감각, 느낌의 차이
소녀는 사건을 해석하는 뇌 부분이 소년보다 더 발달되어 있다. 그래서 슬픔과 동정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반면 남자는 충동적이고 즉각적인 감각을 다루는 뇌 부분이 더 크다. 때문에 남자들은 두려움과 분노에 더 예민하다고. 이런 연유로 “여자들이 머리 뚜껑이 열릴 정도로 꼭지가 도는 사안에 대해서 남자들은 그 진원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고 구 박사는 남과 여의 차이를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미 3~5세만 되어도 여자 아이들은 남자보다 훨씬 사려 깊고 남의 감정을 눈치 채곤 하는데 남자 아이들은 직접적이고 적대적인 데다가 어휘력마저 충분히 발달되지 않았으니 육체적 충돌이 잦다고도 간파하고 있다. 대신 보이들은 육체적으로 몇 번 주먹을 날리거나 몸으로 부딪힌 다음에는 즉각적으로 갈등해소 국면에 진입하는데 반해 여자아이들은 ‘한 번 원수는 영원한 원수’식으로 갈등해소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움직이는 작은 거인
2세만 되어도 남자아이는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근질 하다. 달리고 뛰고 뒹굴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잽을 몇 번씩 날려야 살맛이 난다. 대신 여자아이들은 인형과 함께 소근소근 얘기하며 논다. 프리스쿨에서 ‘내가 만일’(make-believe) 시간에도 여자 아이들은 집안 일을 주제로 들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남자 아이들은 죽이고 부수는 것을 선호한다.
■안전추구와 호기심
여자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결과에 대한 책임감이 더 강하고 주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예의 주시하고 있다. 때문에 남자 아이는 철로 된 계단 레일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것이 신난다고 생각하지만 여자아이들은 이를 미친 짓으로 간주한다.
■스트레스 효과
남자는 단기 스트레스에서는 기억력이 좋아지면서 업무효율이 나지만 여자는 반대다. 갑작스런 돌발사태에 여성은 사고력이 마비되지만 남자는 카리스마까지 발휘하며 일을 진두지휘하는 것과 같다. 대신 장기 스트레스에는 여자가 강하다. 위자료를 놓고 물고 뜯는 몇 년간의 지루하고 혹독한 부모의 이혼소송에 녹아내리는 것은 대부분 아들들이다. 이런 위기에서는 소년들이 소녀들보다 훨씬 더 많이 망가진다.
■듣기
청력은 소녀들이 소년들보다 더 발달되어 있다. 프리스쿨이나 킨더가튼에서 남자아이들이 교사의 말에 덜 집중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겠다.
■색감을 보는 눈
동공 세포의 발달은 성호르몬에 좌우된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남자의 동공은 움직임을 간파하는데 더 예민하게 발달되어 있고 여성의 동공은 색상과 질감에 더 민감하다. 여자 아이들이 꽃과 나비를 화사하게 그리는 반면 남자 아이들은 자동차와 비행선의 움직임을 묘사하기를 즐기는 차이점이 여기에서 출발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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