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심한 게 아닐까. 우간다 하면 떠오르는 게 이디 아민이다. 육군 상사 출신으로 쿠데타를 해 정권을 잡았다. 그리고는 기행에 가까운 독재정치를 폈다. 이 이디 아민의 나라와 중국을 비교해 하는 말이다.
그 제목도 중국으로서는 아주 모욕적일 것이다. ‘우간다로부터 중국이 얻을 교훈’이라고 했으니. 모택동을 아민과 동일시했다. 둘 다 독재자이고 그 독재체제 아래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는 점에서다.
나라의 사이즈만 다를 뿐 여기까지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민주화에 있어서는 중국은 우간다만도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 동부 아프리카의 나라에서 중국은 천연자원만 가져올 것이 아니라, 민주화를 배우라는 것이다.
조크가 아니다. 월스트릿 저널에 실린 전문가 논평이다. 연줄 자본주의라고 했나. 오늘날 중국에 만연하고 있는 부패상과 관련해 한 중국 전문가가 던진 충고다. 너무 늦기 전에 점진적일지라도 민주주의를 도입하라는.
‘중국은 우리에게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벌써 몇 년째인가. 미국에서 끊임없이 던져지고 있는 화두다. 미국의 장래 파트너다. 아니, 그보다는 미국의 적이 될 것이다.
분석은 여러 갈래다. 그러나 방향은 부정쪽으로 기운다. 연줄 자본주의, 다시 말해 ‘끼리 끼리만 해먹는 극도의 부패상’과 관련해서다. 때문에 지금에 와서 나오는 전망은 경제발전은 중국의 경우에 있어 오히려 민주화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계간지 포린 폴리시지 최근호에 실린 논평도 그렇다. 논객은 중국계인 밍신 페이다. 등소평의 선부론(先富論)에 따라 개혁개방이 펼쳐졌다. 한 세대가 지난 현재 이 개방이 가져온 부는 한편으로만 치우쳐 있다. 공산당원과 그 측근들이 부를 독점했다는 얘기다.
말이 자본주의 도입이다. 실제에 있어서는 그러나 모든 주요 경제활동은 북경의 통제를 받는다. 예를 들면 이렇다. 중국의 주요 기업은 아직 거의 다 정부운영 체제다. 이 주요 기업의 장은 공산당 간부, 아니면 간부 자제들의 차지다.
막대한 이해가 걸린 사업일수록 독과점 체제로 운영된다. 외국기업이나, 민간기업의 참여는 사실상 봉쇄돼 있다. 당 간부들이 권력을 이용해 국가 재산을 사유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사회의 양극화다.
중국이야말로 전 세계에서 가장 양극화된 사회라는 거다. 어느 정도인가. 미국은 상위 소득층 5%가 전체 부의 60%를 차지했다. 중국은 상위 1%가 60%의 부를 차지했다.
거기다가 부패는 극에 달했다. 미국식으로 말하면 가령 한 카운티, 혹은 한 주의 관리들이 몽땅 부정부패와 관련돼 있는 것이다.
흑룡강성의 최근 스캔들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전 성 주석에서부터 공산당 서기, 검찰총수 등 400여명의 고위관리들이 부패와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요녕성의 경우 성내 주요 관리 대부분이 지역 마피아로부터 금품을 정기적으로 받아왔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일비재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자칫 공산당 정권의 ‘리지트머시’(적법성)까지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병이 났을 때 아무 대책이 없다. 의료보험도 없고, 의사를 만날 수도 없어서다. 게다가 살던 땅에서도 쫓겨날 처지다.
전체 국민의 60%, 전체 13억 중 8억의 인민이 처한 상황이다. 그 분노의 불길이 번지고 있다. 곳곳에서 일고 있는 농민들의 저항이다.
이 상황에서 화급히 도입된 게 ‘마르크스 공정’이다. 양극화가 가져올 인민들의 저항을 무마하려는 이데올로기적 처방이다. 동시에 내건 슬로건은 ‘조화로운 사회건설’이다. 이는 그런데 다른 게 아니다. ‘공산당 최우선 원칙’을 고수하려는 필사적 몸부림이라는 것이다.
이 중국의 지도자들이 김정일에게 충고를 했다고 한다. 자본주의로 가라는 것이다.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지의 보도다. 풀이하면 이렇다.
“개방을 통해 부를 축적하면서도 정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쪽으로는 정치적 통제를 하면서 한국을 따라 잡아라. 그리고는 북한의 조건에 맞는 통일을 추구하라.” 그리고 중국식 퍼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내 소비재의 80%가 중국제일 정도로.
미국의 견제를 벗어나 독자적인 방식으로 북한을 재건하는 쪽으로 전략을 굳혔다는 것이다.
김정일은 한껏 고양돼 있다고 한다. 북한은 그리고 마치 중국의 종속국(client state)이라도 된 것 같은 분위기이고. ‘중국은 한국에게 어떤 존재인가’-. 새삼 던져보는 질문이다.
옥 세 철
논설위원
secho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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