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에 50년 동안 약초수집상 노릇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났더니 고혈압, 간염 등에 신통한 효과가 있는 약초를 새로 찾아냈다면서 그 약초의 묘목을 공급하여 줄 테니 재배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대체 그 약초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황금오갈피’라고 하였다. 황금오갈피라는 약초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으므로 어떻게 생겼으며 어떤 곳에서 자라는지를 자세하게 물어서 대강 추리를 해 보았더니 매발톱나무를 말하는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며칠 뒤 약초수집상에서 황금오갈피의 묘목을 가져왔다고 해서 가보았더니 짐작했던 대로 매발톱나무였다. 매발톱나무를 어째서 황금오갈피라고 부르는지 물었더니 속껍질이 금빛이 나고 오갈피나무처럼 가시가 있으며 약효가 오갈피보다 더 뛰어나므로 매발톱나무라는 평범한 이름보
다는 황금오갈피라로 부르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과연 매발톱나무는 황금오갈피로 이름을 바꾸어 불러도 좋을 만큼 빼어난 치료효과를 지닌 약나무다.매발톱나무는 줄기와 잎에 매의 발톱처럼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떨기나무이다. 우리나라 중·북부지방의 깊은 산 속이나 산 능선 양지쪽에 많이 자라며 한자로는 황염목(黃染木)이라고
쓰고 상동나무, 시금치나무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황염목은 속껍질로 노랑물감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고 매발톱나무라는 이름은 매의 발톱처럼 날카로운 가시가 붙어 있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겉껍질을 벗기면 황금빛처럼 노란 속껍질이 나오는데 맛이 매우 쓰다. 이 노란 빛깔이 나는 성분이 베르베린이라는 성분으로 황벽나무나 황련뿌리에 들어 있는 것과 같은 성분이다. 이 베르베린 성분은 매우 센 염증 억제 작용과 항균작용이 있어서 항생제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으면서도 항생제가 지니고 있는 부작용이나 내성이 없다.
매발톱나무는 가을철에 빨갛게 익는 열매가 먹음직스럽고 사랑스럽다. 길이 1센티미터쯤 되는 타원형의 열매는 인가목, 해당화, 생열귀나무와 함께 다른 어떤 야생 열매보다 비타민 C가 풍부하여 비타민나무라고 할 만하며 신경쇠약을 치료하는 효험이 뛰어나다.

열매로 신경쇠약을 치료
유럽에서는 매발톱나무의 열매로 잼을 만들어 먹는다. 잘 익은 매발톱나무 열매를 따서 분쇄기에 넣어 간 다음에 체로 걸러 낸 즙에다 설탕, 꿀, 포도당 등을 넣어 잼을 만드는데 이 잼은 신경쇠약을 치료하는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콩팥 출혈이나 잇몸 출혈 같은 비타민 결핍으로
인한 괴혈병 증상에도 상당한 효력이 있다.
매발톱나무는 미국에 매우 흔하다. 플로리다를 비롯한 남부 몇 주를 제외하고서는 아무 데서나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미국 사람들은 이 나무를 울타리나 정원수로 흔히 심는다. 뉴욕과 뉴저지에서는 도로 옆의 울타리나 담장 옆 같은 데서도 흔히 볼 수 있고 고속도로 옆이나 공원, 야산
이나 높은 산꼭대기 같은 데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껍질에 상처를 내면 속이 황금처럼 금빛이 나므로 찾기도 쉽다. 매발톱나무를 영어로는 Berberi(베르베리)라고 한다. 스위스, 독일, 영국 같은 유럽에서는 매발톱나무 열매를 신경쇠약과 불면증, 우울증치료약으로 쓰고, 북미 인디언들은 매발톱나무껍질과 뿌리껍질을 변비, 설사, 관절염 등을 치료하는약으로 썼다.

매발톱나무는 우리나라의 태백산, 계방산, 함백산 등 높은 산에도 무리지어 많이 자라고 있으므로 청량음료나 잼 같은 식품으로 개발해 봄직하다.
매발톱나무는 갖가지 염증과 갖가지 간장질환에 효과가 크다. 구내염, 관절염, 간염, 위염, 위궤양, 담낭염 같은 갖가지 염증과 위암, 간암, 식도암 등 악성종양 그리고 자궁출혈, 산후출혈 같은 출혈에 뚜렷한 치료효과를 발휘한다.
완화작용이 있어서 변비에도 뚜렷한 효과가 있고 장염이나 설사에도 효력이 있으며, 황달·담석증 같은 간질환에도 효과가 크고, 기침을 억제하는 작용도 있다. 어린줄기와 잎을 물로 달여서 마시면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어 혈압을 낮춘다.
봄이나 가을철에 매발톱나무의 뿌리를 캐서 물로 깨끗하게 씻은 다음 잘게 썰어 그늘에 말려 두고 10-15그램을 물 1.8리터에 넣고 2-3시간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마신다. 쓴맛이 너무 강하면 꿀이나 흑설탕을 넣어서 마신다. 뿌리를 채취하기가 힘들면 잔가지나 굵은
줄기의 껍wlf을 벗겨 대신 쓴다.

부작용 없는 암 치료약
매발톱나무는 항암효과가 탁월하므로 부작용이 없는 암 치료약으로 이용해 볼 만하다. 매발톱나무에 들어 있는 베르베린, 옥시칸틴 등의 성분은 암세포의 산소공급 차단 효과가 있어 암세포의 성장을 막는 작용을 한다.
갖가지 암에는 매발톱나무 뿌리나 뿌리껍질 20-40그램을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차츰 식욕이 좋아지고 몸무게가 늘어나며 암으로 인한 여러 증상이 차츰 줄어든다. 매발톱나무와 닮은 식물인 매자나무의 뿌리껍질도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매자나
무는 한국 특산식물로 매발톱나무와 거의 같은 용도로 쓰인다.
결막염이나 눈의 염증에도 매발톱나무를 치료약으로 쓴다. 줄기나 뿌리를 달인 물을 고운 체로 잘 걸러서 점안하거나 눈을 씻는다.

가을에 열매를 따서 즙을 내어 설탕을 열매의 1.5배를 넣고 끊여서 놓아두었다가 앙금을 걸러내 버리고 물에 타서 청량음료로 마시면 그 상큼한 맛이 천하일품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렇게 먹으면 비타민 C가 모두 파괴되어 버리므로 열매를 딴 즉시 분쇄기로 갈아서 즙을 짜서 마
시는 것이 제일 좋다.
매발톱나무는 맛은 쓰고 성질은 차며 독이 없다. 열을 내리고 습사를 없애며 화기를 내리며 독을 푸는 작용이 있다. 급성 장염, 이질, 황달, 나력, 폐염, 옹종, 종기 어혈로 인한 덩어리를 없앤다. 입안염증이나 온갖 눈병에도 좋다. 심장과 간의 열을 내리고 습한 것을 마르게 하며 염증을 없애고 갖가지 균을 죽인다. 관절의 부종과 통증을 치료하고 인후염, 결막염, 식은땀이 나는 증상을 치료한다.
만성기관지염에는 매발톱나무를 진하게 달여서 엑기스 상태로 만들어 엿처럼 만들거나 알약으로 만들어 먹는다. 염증을 없애고 기침을 멎게 하며 가래를 삭이는 작용이 있으며 잠을 잘 자게 하고 식욕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질이나 만성 장염에는 매발톱나무 뿌리나 뿌리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농축하여 알약을 만들거나 고약처럼 될 때까지 졸여 조청을 만들어 두고 조금씩 물에 타서 먹는다. 매발톱나무는 그 사촌이라고 할 만한 매자나무와 함께 절간이나 민간에서 그 잎을 차로 달여 더러 마신다. 매발톱나무 잎으로 만든 차는 향이 독특하고 관절염이나 생손가락 앓는 데 효과
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발톱나무를 달이면 물이 노랗게 우러나는데 옛날에는 이 나무껍질과 뿌리껍질에서 노랑색 물감을 얻었다. 우리나라에는 왕매발톱나무, 섬매발톱나무, 매자나무, 연밥매자나무, 좁은잎매자 나무 등의 닮은 식물이 자라고 있다. 매발톱나무로 갖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적는다. 매발톱나무는 높은 산 바위틈에서 자란 것이 약효가 제일 높다.

<매발톱나무를 이용한 치료법>
만성 위염
황염목(매자나무) 2그램, 백출 1.5그램, 황기 1.5그램, 계내금 1그램, 백굴채 0.5그램, 건강 0.5그램을 가루 내어 꿀로 반죽해서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5-6그램씩 하루 3번 밥 먹는 중간에 먹는다. 30-45일이면 거의 대부분 낫는다.
이 방법이 번거롭고 힘들면 매발톱나무 뿌리나 줄기껍질 10-15그램에 물 1.8리터를 붓고 2-5시간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마신다.

만성 간염, 간경화증
황염목(매발톱나무), 백선피, 울금, 황금, 대황 각 3그램, 인진, 으름덩굴, 황기, 영지, 민들레 각 5그램, 감초 3그램을 쓴다. 매발톱나무, 백선피, 울금이 주된 약이다. 특히 매발톱나무가 빠져서는 안 된다. 이상의 약재들을 성글게 찧어 어른은 42그램, 어린이는 30그램, 유치원 어린이는
12그램, 2-5세 어린이는 8그램을 하루 양으로 하여 물을 10배 붓고 절반이 될 때까지 달여서 짜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밥 먹기 전에 먹는다.
급성 및 만성 간염, 간경변증에 쓴다. 1-3개월 동안 또는 그 이상 계속하여 먹는다.약을 먹으면 아랫배가 쌀쌀하게 아프면서 대장염에 걸린 것처럼 약간 설사를 하면서 점액이 섞인 변이 하루 3-4번 나온다. 그리고 검푸른 색이 나는 변을 본다. 그러나 이것은 약으로 인한 일시적인 반응이므로 대장염 치료약을 써서는 안 된다.

만일 명현반응이 몹시 심하게 나타나면 복용량을 약간 줄인다.
급성 간염으로 몸이 부었을 때에는 물레나물 택사 차전자 각 10그램을 달여서 따로 먹는다. 황달이 심할 때에는 말린 참외꼭지를 가루 내어 1-2그램을 콧구멍으로 불어넣는다. 그러면 누런 콧물이 나오면서 황달이 빠진다. 습열이 겸하여 있을 때에는 황백과 패장 각 5그램을 따로 달
여 먹는다.
만성간염으로 술을 많이 마셔서 간이 망가졌을 때에는 칡뿌리 20그램을 달여서 10일 동안 더 먹는다. 고기나 당분을 지나치게 먹어 병이 악화되었을 때에는 쑥과 패장 각 10그램을 달여 10여 일 동안 먹는다.
냉증이 심하거나 본래 설사를 하는 사람은 현초, 쑥 각 10그램을 10여일 달여 먹고 증상이 좋

아진 다음 매자나무 달인 약을 먹는다.
간경변증으로 복수가 찰 때에는 이뇨제를 넣고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피를 토하고 코피가 자주 날 때에는 물레나물, 미역취, 오이풀뿌리 각 10그램을 달여서 먹는다. 약을 먹는 동안 일체 고기를 먹지 말고 산나물이나 과일 야채를 많이 먹도록 한다. 또 양약을 같이 복용해서는 안 된다.
급성 간염은 50퍼센트 이상이 치유되고, 만성간염은 40퍼센트 이상이 치유된다. 간경화증은 50퍼센트 이상이 치유되거나 호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