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육협회(NEA)가 미국 학생들의 독서 장려를 위해 매년 전국적으로 펼치는 ‘리드 어크로스 아메리카(Read Across America)’ 연례행사가 다음 주로 다가왔다. 이에 독서에 대한 자녀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올바른 독서 요령 등을 알아본다.
‘리드 어크로스 아메리카(Read Across America)’는 수스 박사(Dr. Seuss)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아동 도서 작가의 대부 디어도어 게이젤의 생일인 3월2일을 전후로 전국적으로 펼쳐지는 대대적인 독서 장려 행사다.
올해로 9년째 맞는 리드 어크로스 아메리카는 매년 전국에서 4,500만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전국 최대 규모의 교육단체인 전국교육협회(NEA)는 물론, 대기업과 다양한 지역단체에서 파트너로 대거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전국 각 지역에서 펼쳐지는 독서 관련 행사 참여를 통해 자녀들이 책 읽기에 흥미를 갖게 하고 독서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책 읽기 훈련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녀의 연령에 적합한 도서를 선택하는 것이다.
취학 전 연령의 아동인 경우 가능한 다양한 억양과 몸짓으로 등장인물을 표현해 책을 읽어주고 리듬감을 실어 중요한 구절은 따라하게 하는 것이 좋다.
책 읽기 중간에는 대답이 가능한 질문을 던져 흥미를 유발하도록 하고 자동차, 스포츠, 곤충, 동물 등 자녀의 관심사와 연관된 내용을 다룬 책을 선택하면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어린 나이라도 자신이 스스로 읽을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연령에 맞지 않는 어려운 책을 골랐더라도 부모가 책의 줄거리를 건너 뛰어 중요한 부분만 읽어주거나 그림으로 줄거리를 유추하게 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같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해 읽어주는 것도 줄거리의 구성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글씨
익히기에 관심을 보일 때 알파벳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학습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된다.
유치원부터 3학년 사이 아동인 경우 다양한 도서 장르를 접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상과학이나 모험소설, 추리소설, 동물 이야기 등 취향이나 관심 분야를 알아보고 해당 분야의 재능 여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새로 익힌 단어의 의미에 대한 의견을 부모와 교환하게 하고 읽은 책의 내용을 단락별로 나눠 줄거리를 정리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도 시도할 수 있다.
아이가 부모에게 책을 읽어주게 하는 것도 권장되며 이때 부모는 아이의 실수를 지적해 가르치기보다는 책 읽어주는 시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재미를 느껴 책을 자주 접하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도서 뿐만 아니라 요리책이나 가전제품 설명서 등을 읽는 것도 학습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시간 날 때마다 공립도서관을 나들이 하듯 자주 찾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이 시기가 적당하다.
4~6학년 연령대의 아동들은 읽는 책의 양과 종류가 늘어날 때이므로 비슷한 장르의 비슷한 줄거리를 가진 책을 서로 비교하게 하는 것도 좋다. 등장인물에서부터 줄거리의 구성 형태나 이야기의 배경 등을 서로 비교해 보거나 같은 작가가 쓴 다른 작품들의 유사점이나 차이점은 무엇인지 분석해 보는 것도 좋은 학습의 방법이 된다. 더불어 작가가 내린 이야기의 결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게 하는 것도 좋다.
이 시기에는 자신 소유의 백과사전이나 단어사전을 갖게 해 주고 책에 나오는 관련 내용을 사전에서 찾아보게 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이 시기는 만화책에 빠져들기 쉬운 연령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나무라지 않는 것이 좋다. 어떠한 형태라도 읽을 것을 접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
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초조해 하지 말고 기다려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족이 함께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책의 표지나 제목을 알려주지 않고 줄거리를 먼저 읽어준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빈 종이에 각자 생각하는 책의 제목을 적거나 표지 그림을 그리게 하고 다음에 책을 다시 읽을 때 활용한다.
-공부방이나 거실에 미국지도 또는 세계 지도를 붙여두고 읽은 책과 연관된 지역을 색연필로 표시하게 한다. 줄거리의 배경, 작가의 출생국가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으며 기간을 정해 가장 많은 지역을 색칠한 사람에게 상을 준다.
-텔레비전 시청시간과 독서시간을 주 단위로 표시하는 차트를 벽에 붙여 놓고 독서시간이 텔레비전 시청시간보다 많으면 상을 주는 방법도 있다.
-주변 인물을 직접 인터뷰해서 새로운 줄거리를 구성해 본다. 가족이나 친구 관계, 생일, 취미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고 줄거리를 엮은 뒤 그림을 그려 넣어 책을 만들어 본다.
-직접 만든 책을 인근 아동병원 도서실에 기증하는 것도 사회봉사 참여정신을 기르는 차원에서 적극 권장된다. 이 경우 책 만들기 이외에도 병원 도서실에서 책을 빌려 줄거리를 녹음하거나 책 읽는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기증하면 아동환자들이 책과 녹음기 또는 비디오테입을 함께 들으며 책을 읽게 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책 읽기를 처음 시작한 시기부터 현재까지 언제 어떤 책을 읽었는지 연대기 형식으로 작성해 두는 것도 독서에 대한 성취감과 흥미를 북돋우는 방법이 된다.
이외에도 책을 읽은 뒤 반드시 독후감을 쓰게 하는 것도 독서 훈련의 중요한 과정이 된다. 더불어 나이에 상관없이 자녀 이름으로 연령대에 맞는 아동 잡지를 정기 구독해 주고 친척이나 주변인들이 선물을 할 때에도 잡지 구독이나 도서 상품권 등을 추천하도록 한다.
독서 시간이 가족이 다함께 재미있게 즐기는 시간이라는 느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며 신문이나 도서, 잡지 등은 집안 곳곳 눈에 띄는 곳에 항상 두는 것도 독서 흥미를 유발시키는 방법의 하나가 된다. 어느 연령대의 자녀를 두었든지 부모는 자녀에게 있어 가장 모범적인 독서 모델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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