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 박물관 ‘개척의 정신’ 전시관. 개척시대 인디언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LA 시민의 휴식처 그리피스 공원에 있는 진 오트리 웨스턴 박물관. 서부 개척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그리피스 팍 내 숨은 명소들
그리피스 공원은 동물원, 천문대, 골프장, 테니스장, 승마코스, 야외극장, 등산로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미국 최대의 도시공원이다. 뉴욕의 센트랄 팍보다 무려 5배나 큰 4,100에이커이다.
공원 이름의 주인공인 그리피스는 영국에서 이민 온 이민 1세였는데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금광업에 손을 댄 것이 떼돈을 벌게 되어 현재 공원 자리에 있었던 랜초 로스펠리츠(Rancho Los Feliz)라는 목장을 구입해서 부유하게 살다가 100여년 전인 1896년에 LA시에 땅을 기증했다.
공원의 골프장이나 천문대는 이미 일반에게 너무나 유명한 관광명소이다.
그런데 LA 동물원 맞은 편에 있는 진 오트리 웨스턴 역사 박물관(Autry Museum of Western Heritage)은 그 규모와 시설에 비해 일반, 특히 한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10개의 전시관과 어린이 학습센터 그리고 인공폭포가 흐르는 야외 전시장까지 갖춰져 있는 박물관은 자녀들과 함께 주말 하루를 보내기 그만이 곳이다.
LA 시민의 휴식처 그리피스 공원의 여러 시설 중에서 비교적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웨스턴 박물관, 트래블 타운 기차 박물관 그리고 그리피스 공원 자전거 전용 도로 등을 소개한다.
진 오트리 동상.
진 오트리 웨스턴 역사박물관
장서 3만8,000여권
직필원고 5,000피트
사진·지도등 수만점
LA 에인절스 구단주였으며 1930~40년대 ‘싱잉 카우보이’(Singing Cowboy)로 미국 연예계 최정상을 풍미했던 진 오트리의 삶을 기리는 의미로 만들어진 웨스턴 역사 박물관을 방문하면 살아있는 서부 개척시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 정문에는 오트리가 자신의 말에 기대고 앉아 노래를 부르는 동상이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1931년 히트 곡 ‘댓 실버 헤어 대디 오브 마인’(That Silver-Haired Daddy of Mine) 필두로 모두 65개의 레코드를 출반한 오트리는 93개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유명 TV 프로그램인 ‘진 오트리 쇼’를 진행했으며 ‘애니 오클리’(Annie Oakley), ‘레인저 라이더’(Range Rider) ‘버팔로 빌 주니어’(Buffalo Bill Jr.) 등 20세기 초반 인기 TV 프로그램의 제작을 담당하기도 했다. 오트리는 지금 채널 5번을 통해 방송되는 KTLA의 소유주이기도 했는데 미국 방송 개척시대의 선두자 역할을 담당했다고 할 수 있다.
박물관을 방문하면 오트리가 소장하고 있던 3만8,000여권의 서적과 5,000피트 길이의 손으로 쓴 원고, 수만장의 사진, 지도, 사운드 레코딩 등을 만날 수 있다. 각종 서부지역 자료를 보관하고 있어 리서치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전시관은 2층으로 구분되어 만들어졌는데 전시관들이 하나의 통로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전시물 관람할 수 있다. 16세기 중반 서부지역 개척의 역사부터 미국 독립 그리고 1930~40년대에 크게 인기를 끌었던 할리웃 서부영화까지 웨스턴에 대한 모든 것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인디언 기념관.
웨스턴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서부시대 역마차.
관내에는 모두 10개의 전시관이 있는데 각 전시관들은 ‘개척의 정신’(Spirit of Discovery), ‘기회의 정신’(Spirit of Opportunity), ‘카우보이의 정신’(Spirit of Cowboy) 등으로 분류되어 있다.
입구에 있는 개척의 정신관은 미국에 처음 정착한 아메리칸 인디언의 삶과 그들의 생활 유품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유럽 개척자들의 당시 모습들도 조명하고 있다. 인디언들과 유럽 개척자들 사이의 주 교역 상품이었던 여러 동물의 모피가 전시되어 있는데 어린이들이 버펄로 가죽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기회의 정신관은 방대한 서부지역이 인간들에게 어떤 기회와 문명의 바탕이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있으며 골드러시의 역사적 중요성과 남가주를 비롯한 애리조나 뉴멕시코의 사막지역이 개척자들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20세기 초반 중국 이민자의 집을 당시 모습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이 집에서 직접 음식을 만드는 등 당시의 생활을 재현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20세기 초반 서부영화가 전반적인 미국 문화를 조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음을 설명하는 이미지관 역시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하에는 인공폭포가 조성되어 있는 놀이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꼬마들이 직접 카우보이 의상을 입고 서부시대를 즐길 수 있으며 접시를 이용한 금 찾기 놀이 시설도 재미있다.
박물관은 5번 프리웨이와 134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LA 동물원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픈하고 개장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8.50달러, 학생 및 노인 5달러, 어린이(2~12세) 3달러이며 주차는 무료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4~8시) 무료 입장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주소 및 문의: 4700 Western Heritage Way Los Angeles, CA 90002, (323)667-2000, www.autry-museum.org.
최첨단 놀이터 시설이 공원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자전거 도로
시원한 해풍이 불어오는 해변이나 싱그러운 녹음이 우거진 산 속을 신나게 내달리는 자전거 타기는 신체를 단련하는 운동으로도 좋고 여가를 재미있게 보내는 레저로도 그만이다. 한적한 교외나 해변의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리피스 공원에 수준급 자전거 도로가 있다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인은 많지 않다. 그리피스 공원 입구 중 하나 인 로스펠리츠(Los Feliz) 미니 기차역(Kiddie Train Station)에서 시작되는 자전거 전용로는 방문객 센터, 진 오트리 서부 박물관, LA 동물원, 트래블 타운(Travel Town) 기차 박물관을 지나서 5번 프리웨이 옆으로 지나가는 LA강을 따라 다시 내려오는 10마일 거리의 길이다.
특히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 위로 페달을 밟으면 마치 얼음에 미끄러져 가는 기분을 느낄 정도로 도로가 평평하고 매끄럽다. 노을지는 저녁, 강변을 따라 질주하면 얼굴에 와 닿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주차는 미니 기차역 파킹랏을 이용하면 된다.
덜컹거리는 옛날 기차에 대한 추억을 되살려 주는 그리피스 공원 트래블 타운.
트래블 타운 (Travel Town)
실물-모형 기차에
옛 정거장등 재현
미니기관차 운행
직접 기계조작도
때로 덜컹거리는 옛날 기차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 날 때가 있다. 스크린처럼 펼쳐지는 창가 풍경, 띄엄띄엄 이어지는 간이역 전경, 내리는 사람과 타는 사람들의 온갖 표정. 기차에 얽힌 추억은 갖가지다. 그리피스 공원의 트래블 타운(Travel Town)은 기차의 이런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곧 떠날 것 같은 육중한 증기기관차들, 식당차, 옛 완행열차 객실 등이 그대로 보존된 이곳을 방문하면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한다.
서부개척시대를 주도했던 남가주 철도 130여년 역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인데 상당한 규모의 공원으로 16대의 증기기관차, 20여량의 객차, 수 천대의 모형 기차, 15대의 클래식 소방차들이 모여 있다. 기관차 조정실로 들어가 시설을 구경하고 손으로 직접 기계들을 조작할 수 있다.
공원을 도는 미니 기차도 운행되는데 기관사들이 친절하게 방문객들을 기차로 안내한다. 매주 일요일에는 증기기관차에 방문객이 탑승, 그리피스 공원을 돌 수도 있다. 미니 기차의 탑승료는 2달러.
객차를 렌트해 생일파티로 열 수 있다. 유명한 배우인 탐 행크스도 여기서 자신의 3세 아들의 생일파티를 최근 열어주었다. 객차는 3시간 빌리는데 80달러.
색다른 생일파티를 아이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아 미리 예약해야 한다. 문의 (213)662-5874 파티 객차에는 30~40명이 들어갈 수 있으며 테이블, 의자, 냉장고 등이 제공된다.
냉난방 시설 또한 완벽. 트래블 타운은 케이터링 서비스도 하는데 드링크가 제공되는 피자와 핫도그 파티를 8명당 25~45달러 선에 내놓고 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모형기차 전시관. 이스트 밸리 정거장의 모습을 그대로 모형으로 옮겨 놓았는데 앙증맞게 생긴 기차들이 소리를 내며 철로를 돌고 있다. 역과 빌딩들이 정교하게 만들어져 도로 옆 가로등과 함께 불빛을 반짝이고 있어 어린이들이 자리를 떠날 줄 모른다.
■가는 길
LA 한인타운 북쪽 로스펠리츠(Los Feliz)에서 동쪽으로 향하면 그리피스 공원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 안내판을 따라가면 동물원을 지나 트래블 타운이 나오고 5번 프리웨이 북쪽 방향으로 가다가 주 드라이브(Zoo Dr.)에서 내려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공원 입장과 주차는 무료. 개장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4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5시.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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