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들은 일단 흥미를 가지면 여학생들보다 더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자녀들의 흥미를 찾아서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진천규 기자>
요즘 미국 교육은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모두 여성천하. 특히 대학의 경우 학사학위의 56%와 대학원 학위의 55%가 여성에게 수여되고 있다. 30년 전에는 남학생이 전체 대학생의 58%를 차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진천규 기자>
심각한 남녀 격차… 원인과 대책
학교 기피·중퇴율 남자가 여자보다 높아
주의력 결핍증 진단사례도 4~5배
특수교육 받는 학생 67%가 남자
학생회장으로 뽑히거나 경연대회 상을 차지하는 학생들, 명문대 합격생들을 보면 요즘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여학생들이 다수라는 점이다. 반면 아들 둔 부모들은 교실에서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거나, 매일 컴퓨터 게임에만 매달리거나, 무엇보다 학교 숙제 하나도 제대로 챙기지 않아 골치를 앓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하소연이다. 요즘 미국에서는 남학생들이 학교에서 여학생을 따라가지 못해 남녀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문제가 심각한 사회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PBS방송이 방영한 TV시리즈 ‘가인을 키우기’(Raising Cain)와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남자아이들의 문제’(The Trouble With Boys)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특집기사에 따르면, 오늘날 남학생들은 학교 중퇴율이 여학생들보다 30% 더 높다. 주의력결핍증(ADHD) 진단사례도 4∼5배 더 많다.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3분의2가 남학생들이다. 또 학교가 싫다는 남학생들은 1980년에서 2001년 사이 무려 71%나 증가했다. 3가 초등학교 수지 오 교장은 남녀 학생의 격차는 인종, 계층을 막론하고 모든 소그룹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국의 교육자들도 호소한다고 한다. 3가 초등학교의 교사 조앤 리와 클라라 송, 윌튼 플레이스 초등학교의 대니얼 윤 교감, 포톨라 중학교의 에드워드 박 교감 등 한인 교육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자아이들이 여학생들에게 밀리는 원인과 학부모가 남자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 등을 알아본다.
낮에는 3가 초등학교에서 떠들썩한 K학년(유치원) 아이들을 가르치고 저녁에는 9학년 딸과 2학년 아들을 기르는 교사 조앤 이씨는 남자와 여자 아이들간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물론 학생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여자아이들은 책을 읽어주면 얌전하게 들어주는데 남자아이들은 잠깐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자리에 눕거나 돌아다니기도 한다. 수업이 끝나면 여자아이들은 책을 읽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아이들은 놀이기구로 노는 것을 좋아한다. 남자아이들은 운동신경이 여학생들보다 발달했지만 크레용으로 색칠하거나 가위로 자르는 섬세한 운동신경은 여자아이들보다 못하다. 여자아이들은 상을 받으려고 열심인 아이가 많은데 남자아이들은 그저 보통 정도면 만족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씨는 지금까지 줄곧 K학년을 가르쳤는데 13년전에는 남자아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차분했다고 한다. 당시 교실에 학생이 33명이 있었는데도 지금보다 더 조용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지금의 남학생들은 프리스쿨 등에서 미리 예습을 하고 와서 공부 준비가 더 잘 돼 있지만 주의가 더 산만하고 학습태도가 옛날에 비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더 늦게 성숙한다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자아이들은 여학생들보다 성숙 과정이 느려 더 불리한 위치에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다. 오늘날 어린이들은 K학년부터 읽기를 배우는데 남학생들은 여학생들보다 언어능력이 떨어져 준비가 덜 되어 있다. 오늘날 초등학교 교과내용은 독해력 위주이므로 언어능력이 부족한 남학생들이 밀릴 수밖에 없다. 특히 독해력 교육을 너무 일찍 시작하다보니 많은 남학생들이 너무 일찍부터 실패와 좌절을 맛보게 된다는 지적이다.
▲더 활동적이다
남학생들은 손으로 직접 만지고 조작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배우는데 독해력 위주의 교과과정 때문에 이처럼 행동으로 배우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교육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반면 배워야 되는 내용이 많아지다 보니 클래스에서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시간은 점점 늘어나 남학생들로부터 너무 많은 것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한편 체육시간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로 활동적인 남학생들의 필요를 역시 총족해주지 못한다.
▲본받을 남성 롤모델이 부족하다
오늘날 소년들의 40%가 생부가 없이 성장하고 있다. 아버지가 있는 경우에도 학교 행사에 참여하거나 자녀 교육에 신경을 쓰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한편 소년들이 TV, 컴퓨터 게임 등에서 접하는 남자상은 액션 영웅, 스포츠 선수 일색으로 공부가 남자다운 행동이라는 인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교육자들은 초등학교 교사들이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다보니 남학생들이 본받을 수 있는 남자 롤모델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윌튼 플레이스 초등학교의 경우 약 70명의 교사진 가운데 60여명이 여성이다. 대니얼 윤 교감은 그러나 “문제 학생들은 교사가 남자건 여자건 항상 말썽을 일으킨다”며 “많은 남자아이들이 여성 교사들을 존경하고 잘 따른다”고 말했다.
▲자제력이 부족하다
국립보건연구소(NIH)의 제이 기드 박사에 따르면, 자제력을 컨트롤하는 두뇌 발달이 남학생의 경우 여학생보다 18개월이 느리다.
남학생들이 더 충동적이라서 그런지 윌튼 플레이스 초등학교의 경우, 문제를 일으켜 교감실에 불려오는 여학생은 2∼3주에 한 번 정도지만 남학생들은 거의 매일 2∼3명씩 있다. 특수교육도 담당하는 대니얼 윤 교감은 남녀 비율이 70대 30에 가깝다고 한다.
포톨라 중학교의 경우 징계받는 학생들의 75%가 남학생들이다. 에드워드 박 교감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정학 조치가 내려진 사례가 남학생들은 106명, 여학생들은 36명이었다.
박 교감은 그러나 여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남학생들이 일으키는 문제는 주로 교사에게 버릇없이 굴거나 다른 학생과 싸우는 등 아직 성숙하지 않아 일어나는 종류로 문제 원인이 단순한 편이지만 여학생들은 더 민감하고 심각한 문제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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