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렁~피유! 드르렁~커억!”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김모씨(46)는 ‘시끄러울 뿐 아니라 자다가 갑자기 숨을 멈추는 것이 아무래도 걱정스럽다’는 부인의 성화에 못 이겨 코골이 수술 상담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수술이 문제가 아니라 평소 아무 문제없겠거니 여겼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 바로 고혈압 진단을 받은 까닭이다. 굿나잇 수면장애센터의 김종현(미국명 제임스) 수면장애 전문의는 “코 고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인들이 많다. 하지만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을 알리는 하나의 사인”이라며 “또한 수면무호흡증의 50%는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 강조했다. 미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약 1,800명으로 추산된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깊은 잠을 잘 수 없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하지만 나아가 고혈압, 중풍, 심장마비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숙면을 괴롭히는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김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원인과 진단, 예방 및 치료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정상적 수면 방해
피로·집중력 저하·우울증 등 유발
고혈압·심장마비·돌연사 원인 될수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Sleep Apnea)이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비슷하지만 조금 차이가 있다. 두 가지 증상 모두 수면 호흡 장애(Sleep-related Breathing Disorder·SRBD)에 속하는 것이지만 코골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잠시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없이도 코골이 증상만 겪는 경우도 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우리가 숨쉬는 동안 공기가 기도로 들어가기 전에 통과되는 인후부가 좁아져서 공기가 드나들 수 없을 때 생기는 증상으로 숨을 들이 고 내쉴 때 공기의 흐름에 저항감이 생겨 나타나는 것으로 수면시 호흡곤란이 있음을 나타내는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원인
숨을 쉴 때는 공기가 입천장, 목젖, 편도, 혀 등을 지나게 되는데 낮에는 이 주변 근육들이 긴장돼 있어 제자리를 유지해 근육이 공기 통로를 막지 않는다. 하지만 잠을 잘 때에는 근육이 이완돼 늘어지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공기가 통과할 때 이완된 근육이 통로를 막거나 주변의 부드러운 부분들을 진동시켜 코고는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폐가 신선한 공기를 얻지 못하게 되므로 산소가 떨어지고 이를 감지하는 뇌가 우리 몸을 깨우고 다시 근육을 수축시켜 공기 통로를 열어 준다. 이때 환자는 숨을 잠시 멈추었다가 크게 몰아 쉰 다음 호흡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누구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나
쉽게 말해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남녀 모든 연령층에서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중년 남성의 4%, 중년 여성의 2% 정도가 겪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중년 나이의 대표적 수면방해꾼들이다. 특히 코를 심하게 골거나 체중증가, 고혈압, 혹은 코, 목젖, 편도 등 상 호흡기도의 구조물이 좁은 경우에 의심을 해야 한다. 김 전문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무호흡증이 1시간 평균 5회, 하루 30번 이하는 경미한 편으로 병증이라고 까지는 하지 않는다”며 “중증 정도는 하루 40~50회 정도 나타나는 경우”라 설명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왜 치료해야 할까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수면 중에 산소가 자꾸 떨어지면 혈중 산소량이 줄고 결국 말초 혈관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또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밤마다 되풀이되면 정상적인 수면에 지장을 주게 돼 낮에는 심한 졸림증과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집중력 저하, 직장인은 작업 능률 저하, 학생은 학습능률 및 기억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우울증이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초조, 긴장감, 불안증세 등도 겪을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 낮에 조는 것보다는 과다행동장애(ADHD) 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숨이 자꾸 멈추는 것이 반복되면 밤에 자주 깨므로 불면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낮에 졸게 되면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 각종 직장상해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를 방치하면 고혈압 외에도 중풍, 심부정맥, 심하면 심장마비 등의 위험률을 높일 수도 있으며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코골이 원인과 치료법
#진단 및 검사
많은 경우 배우자, 가족, 친구 등 함께 자는 주위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심하게 코를 골고 낮에 자주 졸음에 빠지고, 피곤함을 느끼는 자각증상을 느끼면 전문의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다.
김 전문의는 “여러 이유로 수면 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진단이 간단하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환자의 병력이 검사되며 인후부의 호흡 구조도 진단 받는다. 또한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신체 변화를 검사하는 것으로 ‘수면다원 검사’(Polysomnography)란 것이 있다. ‘수면다원 검사’는 전극의 컵을 신체 부위 각 부분에 붙인 뒤 뇌파, 심전도, 눈, 턱근전도, 코골이 소리, 다리근전도, 가슴·배 호흡운동, 몸위치, 혈액 산소포화도 등 다각도로 검사하는 것이다.
김 전문의는 “수면 중에도 신체 내 여러 가지 생리적 변화가 활발하게 일어나며 여러 현상이 수면 중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위해 실시하는 ‘수면다원 검사’는 약 6~8시간 정도의 수면 상태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치료
미국에서 90% 정도로 많이 쓰이는 치료법으로 효과가 탁월한 호흡장치(C-Pap Mask)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기도를 통해 강제로 공기를 밀어 넣는 방법으로 수면 중 코에 마스크를 부착하고 자야 되므로 습관이 될 때까지 불편한 점이 있다. 한인들이 선호하는 코골이 수술은 상 호흡기도가 좁아져 있는 경우 주위 조직을 조이거나 잘라내 기도를 넓히는 수술로 현재 가장 많이 행해지는 형태는 목구멍 주위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이다.
어린이의 경우 편도선이 너무 커 코를 골 수 있으므로 편도선 제거수술을 고려한다.
또한 레이저를 이용해 목젖 전체와 입천장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이 있으며 국소마취로 간단하게 할 수 있지만 몇 주 간격을 두고 1회 이상 수술을 반복하기도 한다.
김 전문의는 “코를 곤다거나 수면 무호흡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코골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수술의 장점은 한번에 해결할 수 있지만 증상과 환자의 인후부 구조에 따라 수술도 결정해야 한다. 수술은 음식이 코로 들어가거나 음성변화, 감염, 혀 감각이상, 출혈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며 수술 후 개선되는 비율도 4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잠자는 동안 입안에 특수 장치를 끼워 개선하는 방법으로 무호흡증이 심하지 않거나 체중감량, 수면자세 교정 등 습관 교정 치료가 효과가 없는 경우에 고려해 볼 수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예방법
-체중을 줄이고 정기적으로 운동한다.
체중을 적절하게 줄이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많이 호전된다. 살이 찌면 당연히 코골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목구멍도 살이 찐다. 또한 운동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고 근육을 보다 탄력 있게 유지하며 폐의 활동을 증진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금연한다.
흡연은 목구멍을 자극해 코골이와 무호흡증을 심해지게 할 수 있다. 담배를 끊게 되면 질 좋은 숙면뿐 아니라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술과 약물을 금한다.
비록 한잔의 와인이라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심해질 수 있다. 알콜은 취침 4시간 전에는 금하는 것이 좋다. 수면제와 진정제,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물은 호흡을 느리고 얕게 하며 평상시보다 인후주위 근육들을 이완시켜 공기 통로를 막게 한다.
-옆으로 누워서 잔다.
목구멍 주위의 부드러운 입천장, 혀 등 구조물들이 뒤로 미끄러져 공기통로를 막는 것이 방지될 수 있다. 잠옷 상단부분에 테니스볼을 꿰매어 두면 옆으로 누워 잘 수 있는 데 도움이 된다.
미 수면학회의 수면 자가진단법
-코를 심하게 고는 편입니까?
-밤새도록 뒤척이며 잠을 못 드나요?
-운전 중에 졸립니까?
-낮에 무기력하고 만성 피로감이
있습니까?
-수면 중에 호흡곤란이나 무호흡증이
있습니까?
-자는 동안 다리의 근육이 저리거나,
발로 차거나 하는 하지 초조
증후군이 있습니까?
-잠들기가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새벽 일찍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십니까?
(이중 2개 이상 체크될 때에는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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