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다. 인터넷으로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변해버린 시대다. 마치 기존의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무용지물이나 퇴물로 여겨질 정도로 인터넷 홍수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람들은 인터넷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신문, 라디오, TV 등에 등을 돌리지 않았다. 특히 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얻을 때는 이러한 전통적인 매체에 눈과 귀를 기울인다.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가 정보의 바다에 빠지지 않으면서 필요한 것만을 섭취하는 지혜를 소개했다.
TV·라디오 분초 다투는 성격상 약식 정보제공
지면 제약받는 신문도 완전무결한 ‘소스’ 못돼
상당수 연구결과 편견·오류 등으로 진실성 결여
‘미디어 닥터’ 등 웹사이트로 특정연구 평가참고
건강과 관련한 연구가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일반인들로서는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취사 선택하는 게 녹록하지 않다. 게다가 연구 결과를 100% 신뢰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어디에서부터 어떠한 방법으로 연구 결과를 접근하고 내 것으로 만드느냐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내년에도 이러한 현상은 어김없이 반복될 것이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몇 가지 긴요한 조언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 결과의 긍정적인 부분과 불확실한 부분을 적절히 가려낼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
라디오와 TV는 다른 매체에 비해 시간과의 싸움이 치열하다. 분초를 다투고 제한된 시간에 많은 정보를 집어넣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소위 ‘즉석 정보’가 많다.
수년간 TV의 의학담당 기자를 지다 지금은 노스캐롤라이나 의학저널 프로그램을 관장하고 있는 톰 린든은 “TV의 보도의 보통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고 지역 방송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며 단 60초간 진행되는 ‘메디칼 미닛’(Medical Minute)을 예로 들었다.
린든은 의학 정보를 제공하려면 적어도 90초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60초로는 도저히 유용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다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송에서 의학정보 시간을 조금 더 늘린다고 해도 문제가 확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시청자들은 일방적으로 방송측의 정보전달 방식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의학정보를 올바로 섭취하는 방법은 없을까. 일단 지역방송에서 의학정보를 개괄적으로 접한다. 그런 다음에 인터넷과 저명한 학술지를 뒤져 자세한 내용을 파악한다.
라디오나 TV만 ‘약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신문도 조금 다르긴 해도 충분하지는 않다. 지면의 제약이 그 이유다. 지난 11월 워싱턴포스트가 무릎 류머티스 약을 소개하면서 장점과 문제점을 자세히 보도하고 유사한 약을 안내하는 특집을 다뤄 독자들에게 친절한 안내를 했다. 그러나 이는 신문에서는 이례적인 것이다.
그리스의 한 의학자 존 이오아니디스 박사는 지난 8월 온라인 학술지 PLoS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의학 연구 결과의 가치에 대해 “연구결과의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연구들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으며 국지적인 적용 가능성만으로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연구 디자인도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심장병이나 스트레스와 같이 최근 관심이 고조되고 공방이 치열한 분야에서는 특정한 연구 결과의 신뢰성이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게다가 ‘특효’를 주장하는 연구 결과일수록 그 수명이 짧다는 게 이오아니디스 박사의 견해다. 튀기 위해 진실성 있는 연구과정을 밟지 않고 성급한 결론 내기에 급급하다보니 비과학적이거나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발표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연구결과를 읽어 내려갈 때 일반인이 주의할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궁금증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우선 연구의 실험대상이 과연 타당한가? 연구결과가 일반인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인가? 효과가 우연에 의한 것은 아닌가? 그리고 미디어가 의학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을 때는 무조건 믿지 말고 의문점을 조목조목 짚어보는 게 바른 자세다.
의학정보의 진실성에 의심이 가면 온라인에 접속해 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 우선 ‘미디어 닥터’(Media Doctor: www.mediadoctor.org.au)에 문의할 수 있다. 미디어 닥터는 최근 의학 연구결과에 등급을 매긴다. 연구 내용의 강점과 약점을 낱낱이 들추어 분석한다.
다음 ‘히팅 더 헤드라인스’(Hitting the Headlines: www.nelh.nhs.uk/hth/archive.asp)로 가도 좋다.
연구결과를 평가한 신문 내용을 평가한다. 그리고 연구결과 자체도 별도로 분석 평가한다. 다트머스 대학의 의학정보 평가센터에 이메일(cecsweb@dartmouth.edu)로 문의하면 특정한 정보의 장단점과 한계를 상세히 답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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