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TV에서 방송중인 ‘신입사원’ 홍보차 일본행
’사마’(さま) 호칭은 ‘욘사마’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처음 배용준 씨에게 ‘사마’ 호칭이 붙었을 때 한국 사람으로서 일본에서 인정받아 대단하고 특별하다고 느꼈거든요. 이후 여러 사마들이 나오면서 의미가 빛을 바랜 것 같아요.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연기자 에릭(26)은 진지한 말 속에 재치가 묻어난다. 드라마 ‘신입사원’에 함께 출연한 오지호가 자신을 ‘릭사마’로 지칭한 데 대해 릭사마는 웃기다라며 돌아온 답변이다.
19일 오후 일본 도쿄 오다이바 닛코도쿄호텔에서 마주앉은 에릭은 11월 말부터 후지TV에서 방송중인 드라마 ‘신입사원’ 홍보차 일본을 방문했다. 신화로는 8~9차례 일본에 왔지만 연기자 에릭으로 단독 방문은 처음. 18일 일본 나리타공항 입국 때 일본 팬들 앞을 지나며 무슨 생각을 했냐고 묻자 천천히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신화 팬 중 6분의 1만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다며 수줍게 웃는다.
그와 얘기를 하다보면 진지한 대화 속에 웃음이 ‘피식’ 터지는 게 한두번이 아니다. ‘에릭의 두뇌구조’라는 그림에 ‘4차원으로의 귀환’이라는 부분이 크게 차지한 것도 그의 엉뚱함을 단적으로 표현한 대목.
이날 ‘와랏데 이이토모’(웃어서 좋은 친구), ‘대답해줘요’, ‘음악순위! 연간 히트송 스페셜’ 등 후지TV 프로그램과 각종 신문 잡지 인터뷰를 마친 그는 방송 중 통역사의 말을 잘못 이해하기도 했다.
오늘 낮 생방송 ‘와랏데 이이토모’에서 에릭이 스마프의 멤버 중 가토리 신고가 제일 좋다고 해 고정 게스트인 가토리 신고가 무척 좋아하더라고 말하자 어 그런 뜻이었나? 잘못 이해했네. 후지TV ‘서유기’ 홍보 부스를 구경해 주인공인 그를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었는데라며 난처해 한다.
수염을 예쁘게 면도하는 비법도 알려주고 일본어 실력은 알려주면 외워서 말하는 정도라며 겸손해한다. 상대 배우와의 연기에 대해서는 신은경 씨가 누나이고 민망한 애정 라인이 없어서 호흡이 잘 맞았다고 정직하게 말한다.
연기자로 나선 이유에 대해서도 그냥 멋있어 보여서라고 간결한 대답이 돌아와 진짜냐고 묻자 친절하게 풀이해주는 재치도 있다.
미국 생활 때 래퍼가 멋있어서 랩을 했고 가수를 하다 보니 전투적이고 쿨한 느낌의 힙합이 멋있어 빠져들었죠. 배우의 연기에 따라 대중이 웃고 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멋있어 보여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에릭은 드라마 ‘나는 달린다’ ‘불새’ ‘신입사원’에 이어 영화 데뷔작 ‘달콤한 인생’, 주조연작 ‘6월의 일기’까지 거침없이 달려왔다. 지금은 MBC TV ‘늑대’ 촬영에 한창이다. 유부녀를 유혹하는 ‘제비’로 등장하는 ‘늑대’ 촬영 중 상대 연기자의 주먹에 맞아 턱이 살짝 부어 있다.
’늑대’에서 함께 연기하는 엄태웅 형과 성격이 잘 맞을 것 같아요. 첫 대본 리딩 후 감독님, 엄태웅 형과 술자리를 했는데 조신하게 얘기하던 태웅 형이 갑자기 처음 본 제 손에다 라이터를 대고 불꽃을 튀기는 장난을 치더군요. 또 대본 리딩 중제 대본에 낙서를 하다가 ‘바라보다’라는 부분에서 ‘라’를 지우고 ‘바보다’라고 보여주는 거예요. 저도 그 수준에 맞춰 응수합니다.(웃음)
올해 에릭은 무척 많은 걸 해냈다. 연기 외에 이효리, 권상우와 함께 ‘애니클럽’ 광고로 CF 톱스타로서 최고 주가를 올렸다. 작년 연기자로서 신인상을 받을 때 나태하지 않게 활동하자고 다짐했는데 올해를 돌아보면 이 부분엔 만족한단다. 하지만 빡빡한 스케줄로 캐릭터를 준비하는 기간이 짧아 의기소침했던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에게 연기관을 묻는 게 섣부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혼자 많이 고민한 듯 주관이 뚜렷하다.
작품은 망해도 연기자만 살면 된다는 생각은 이기적이에요. 작품이 사랑을 받아서 캐릭터, 연기자가 차례로 사랑을 받아야죠. ‘불새’ 때 제 연기에 대한 혹평이 있었지만 ‘불새’가 사랑받으며 서정민이, 이후 제가 사랑을 받았습니다. 가수들이 처음부터 주조연을 맡는 게 불공평하다는 네티즌의 지적도 맞는 얘기고요.
신화 활동도 고삐를 늦추지 않을 예정이다. 내년 3월 신화의 정규 8집을 발표하고 이어 3월께 신화 일본 공연에 이어 아시아 투어도 예정돼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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