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들
겨울이 무서워요”
기온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겨울철 건강관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장혈관 질환 관리다.
심장혈관 질환 수술 전문의로 USC 의대 심장과 교수인 단 이(한국명 이도완) 심장전문의는 벌룬(balloon)을 이용한 새로운 심장수술법을 개발한 세계적인 심장수술 권위자.
이 교수는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노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는 젊은 층까지 심장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높다”며 “겨울철에는 무엇보다 심장건강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일 아침마다 집도하는 수술에 점심시간인 12시에도 밀려드는 환자를 보느라 여념이 없는 단 이 교수를 만나 겨울철 심장 건강관리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정상 혈관(왼쪽)과 동맥경화 상태인 두 혈관의 단면도
추워지면 혈압·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심장마비·뇌졸중 발생 1월에 두드러져
스트레스·우울증도 악화… 화 참도록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질환이 왜 겨울철에 많은가요?
심근경색, 심장마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겨울에 증가 양상을 보입니다. 최근 여러 연구 결과 갑자기 온도가 떨어지면 심장마비(cardiac arrest), 뇌졸중(stroke) 등의 발병률이 노년뿐 아니라 18~50세에서도 증가 추세여서 문제입니다. 심장질환은 오랫동안 남성질환으로 알려져 왔지만 겨울철에는 여성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 17개국 50세 이하 여성들을 조사한 결과 온도가 섭씨 5도만 떨어져도 뇌졸중은 7%, 심장마비는 12%나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랑스 부르고뉴 대학의 2년간 연구에서도 기온이 화씨 40도 아래로 온도가 내려가 심장마비가 갑자기 늘어났는데, 특히 고혈압 환자에게서 두드려졌습니다.
또한 캐나다의 연구에서도 30만명을 조사한 결과 1월에는 심장마비, 뇌졸중 등 발병률이 높고 여름에는 낮아 미국도 비슷한 추세입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왜 심혈관계 질환이 증가하는 건가요?
심혈관계 질환에는 온도변화가 가장 좋지 않습니다. 온도가 떨어지면 혈압 상승을 일으키므로 겨울철에 고혈압 환자, 뇌졸중 및 심장마비의 위험이 있는 경우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여러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겨울철 호흡기 감염, 유행성 독감이 원인이 된 염증이 혈액 응고를 증가시키는 것도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추위는 심장에서 분비되는 활성물질인 혈중 ANP(atrial natriuretic peptide)의 증가를 유발시켜 말초 혈관수축을 촉진할 수도 있습니다. ANP는 이뇨제 같은 호르몬 작용을 하는데 추우면 화장실에 자주 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몸에서 탈수현상을 일으킬 수 있죠. 또한 작은 혈관들은 쉽게 막히므로 혈관이 수축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가령 50%정도 혈관이 막혀 있던 사람도 90% 정도까지 막힌 것처럼 신체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면 추운 공기를 만날 때 혈관이 급격히 수축되면서 혈관이 막히거나 약한 곳으로 터져 중풍, 심장마비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스트레스도 관련이 있습니까?
스트레스, 우울증 등은 날씨가 추워지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화를 내는 것도 영향이 있지요.
한 예로 제가 피츠버그 대학에서 연구 중일 때 35세 젊은 남성이 눈 속에서 타이어가 펑크나는 바람에 심장마비를 일으킨 케이스가 있었어요. 예기치 않은 사고에 30대 젊은 청년은 화가 났죠. 추운 날씨에 차에서 나와 찬 공기 속에서 타이어를 바꾸는 힘든 운동까지 하면서 화가 나고, 담배까지 피니 근육수축, 혈관이 줄어들어 아드레날린이 상승해 혈관이 터져 바로 심장마비로 응급차에 실려간 사례가 있었습니다.
▷고혈압 환자가 특히 주의해야 할 다른 수치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최근에는 고혈압 진단 기준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예전의 140/80(수축기 혈압/이완기 혈압) 보다 많이 낮아진 120/70미만을 정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 정상범위였던 수축기 혈압 120~139, 이완기 혈압 80~89는 이제 고혈압 전 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120/70인 경우가 140/80보다는 5년을 더 오래 산다고 볼 수 있죠. 또한 콜레스테롤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것은 몸에 지방이 많다는 얘기로 동맥경화증이나 심장병,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LDL 레벨이 100 이상이면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또한 LDL 레벨이 100mg/dL 이하면 안심할 수 있다고 여겨져 왔지만 요새 학계 추세는 75 이하로 더 떨어져야 한다는 견해입니다. 특히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 콜레스테롤 레벨을 낮추려면 운동과 다이어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해 혈중 LDL 수치를 낮춰주는 약물인 스타틴이 안전하며 효과적인 약물요법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지요.
혈관 안에는 어느 정도 플라크가 있는데, 스타틴은 혈관 내 플라크가 터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으며 대동맥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스타틴 복용은 뇌졸중의 위험을 37% 정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어요. 혈관에 염증이 있음을 나타내는 CRP 수치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CRP(C-반응성 단백질) 수치가 높으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발생위험이 높아 최근에는 CPR 수치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CRP 수치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측정할 수 있어요.
▷스타틴계 약물 복용으로 부작용은 없습니까?
그런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아스피린보다는 안전하다는 견해입니다. 학계에서는 스타틴이 매우 안전하며 효과적인 약물로 이제까지 부작용 없이 복용해온 환자의 경우 계속 복용할 것이 권고되고 있어요. 부작용은 1만명 중 1~2명 꼴로 극히 드물게 앨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지만 오히려 아스피린의 부작용보다는 적은 편입니다.
■ 단 이 교수가 권하는 심장질환 예방법
-혈압 조절을 비롯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스타틴은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한다.
-식품의 경우 유제품은 피하고 월넛 등 견과류, 올리브 오일 등 섭취는 괜찮다. (월넛의 경우 하루 1온스를 섭취하면 콜레스테롤이 30% 내려간다는 연구보고가 있었다.)
-복부 비만을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인 경우 혈당 관리에 유념한다.
-과격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만보 걷기 등을 아침, 저녁으로 이어서 꾸준히 한다.
-항상 편안한 마음을 갖는다. 겨울철에는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은 피한다.
-담배는 끊도록 한다.
■ 단 이 교수는 누구
‘더블 벌룬’방식 개발 등
심장수술 세계적 권위자
연세대 의대 출신으로 피츠버그 대학에서 내과 수련의 및 이 대학 메디칼 센터 내 심장회복연구소에서 펠로십을 거쳤다. 1977년부터 현재까지 USC 의대 심장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1996년부터는 글렌데일에 이 교수가 창설한 캘리포니아 심장연구소(California Cardiac Institute Medical Group, Inc.)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교수는 수술비용이 저렴하면서 완치율이 높은 심장수술법을 개발해 특허도 신청한 상태다. 이 교수가 개발한 ‘더블 벌룬’(Double balloon) 방식은 막힌 관상동맥을 뚫는 수술법으로 350여명 이상의 환자에게 시술했다. 이 수술법은 혈관에 들어가는 풍선 외부에 부착된 미세한 칼날 3개로 지방 등 혈관을 막히게 하는 물질을 제거해 혈관을 조금씩 넓히는 수술법으로 재발병률도 낮고 수술 소요시간도 단축된 신개발 수술법이다. 특히 비용도 기존 혈관 성형술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또한 이미 심장혈관 수술시 삽입되는 스텐트를 독자적으로 보완 개발해 미국 특허권도 갖고 있다.
또한 심장수술에 관해서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로 유연한 관인 카테터를 혈관에 삽입하는 심장 카테터 수술은 1만6,000건을 집도했으며 관상동맥 성형술 및 스텐트 교체 절제술 등은 6,000건 이상, 인공 심박조율기 이식은 650건 이상 담당했다. 특히 심혈관 재생수술법(PTMR· Percutaneous transmyocardial revascularization) 분야를 개척한 미국에서도 몇 안 되는 심장수술 전문의 중 하나다. 지난 97년에는 ‘Dealing with Heart Problems’란 의학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내년 2월께는 할리웃 장로병원으로 연구소를 더욱 확장해 옮길 예정이다.
(818)247-0160
정이온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