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타임 ‘2005 의학계 뉴스 A~Z’ 커버스토리로
올 한해 의학계의 화두는 바로 황우석 교수였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12월5일자)의 커버스토리에서
2005년의 의학계 뉴스를 A(Acupuncture, 침술)에서 Z(Zinc, 아연)까지 키워드로 하나하나 다루면서 황우석 교수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타임은 “서울대 황우석 박사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세계 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하면서 올 초 세계 헤드라인을
만들었다”며 “난자 기증을 둘러싼 윤리적 논란 스캔들에 휘말린 것에도 불구하고 2005년도의 가장 큰 뉴스는 황 박사의 연구실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타임은 “올해도 매년 그렇듯이 질병에 관한 비전과 근시안적인 것, 용기와 둔감함, 과학적인 대성공과
무가치한 실험 등 2보 전진, 1보 후퇴한 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2005년은 2004년보다는 좋았던 해였다”고 평가했다. 타임에
소개된 올 한해 굵직굵직한 의학계의 뉴스에 관해 한인들의 관심
분야들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요약해 2회로 나눠 소개한다.
황우석 교수‘상처’불구 역시 탑뉴스
올해의 주인공은 황우석 교수=타임은 최근 명성에는 타격을 입었지만 올해 초의 긴급뉴스는 황 박사와 그의 45명의 팀이 처음으로 복제기술을 이용해 당뇨병, 척수손상 환자로부터 줄기세포를 만들어낸 성과라고 지적했다. 황 박사의 연구는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척수손상 등 여러 난치병 치료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난자나 배아세포를 쓰지 않은 줄기세포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듀크대에서는 유전적 난치병의 일종인 크라베병을 갖고 태어난 아기를 탯줄혈액(제대혈)의 줄기세포로 구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타임은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보다 더 크게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은 황 교수의 복제 개 ‘스너피’이며 양, 고양이 등 다른 짐승에 비해 개는 더 복제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 평가했다. 과학자들은 아프간하운드의 귀에서 추출한 체세포를 이용한 황 교수의 완벽한 복제 개 연구 성공이 영장류 등 다른 종의 복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처방약 플랜 너무 비싸고 복잡하다”
메디케어 파트 D=미국에서는 아직도 4,600만명이 건강보험이 없으며 보험이 있어도 코페이먼트와 디덕터블(공제액)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처방약 플랜인 메디케어 파트 D에 대한 등록이 시작됐지만 플랜이 엄청 비싼 편이라 아직까지는 시니어들이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어떤 약은 커버가 되지만 어떤 약은 커버가 되지 않고, 또한 수혜자는 처방약의 커버 여부와 어떤 적용을 받는지 쉽게 알아낼 수 없는 점이 취약점이다. 또한 너무 많은 플랜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야 하는 것도 시니어들에게는 복잡하게 느껴지는 부분. 한편 메디케어 파트 D에 관한 정보는 (800)-MEDICARE(), 또는 웹사이트 medicare.gov에서 더 자세히 얻을 수 있다.
‘15년간 식물인간’ 죽을 권리 논란
테리 샤이보=15년간 식물인간으로 살아온 플로리다의 41세 테리 샤이보의 안락사에 대한 논란으로 2005년은 건강정책이 정치적으로 변질되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샤이보의 남편이 음식물 공급 튜브를 빼 줄 것을 주 법원에 신청하면서 의회에서까지 환자의 ‘죽을 권리’에 대한 논쟁이 야기된 것. 부검을 통해 샤이보가 회복할 수 없었다는 것이 증명되긴 했지만 안락사에 대한 논쟁은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됐었다.
“FDA, 사후피임약 불허는 정치적 결정”
사후피임약 ‘플랜 B’=사후피임약인 ‘플랜 B’로 잘 알려진 모닝 애프터 필이 아스피린이나 감기약처럼 의사의 처방 없이 일반 판매될 수 있는 오버-더-카운터(over-the-counter)로 FDA의 승인을 받으려 했지만 최근 기각됐다. ‘플랜 B’는 섹스 후 24시간에서 72시간 사이에 피임을 위해 복용할 수 있는 알약. FDA 자문위원회는 지난 2003년 ‘플랜 B’의 오버-더-카운터 판매 허용을 권고한 바 있으며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한 FDA의 결정은 전례가 없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FDA의 결정에는 정치적인 개입이 있었으며 FDA의 최고 관계자들이 오버-더-카운터 판매 허용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적인 보수파들은 이 알약을 낙태와 동등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 피임약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섹스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욕억제제 내년 시판 비만고민 해소되나
비만=비만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세계 비만인구가 2005년에 10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소아 비만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인의 65%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중 16%가 6~19세의 아동과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인구가 늘면서 최근 ‘수퍼사이즈’의 대표주자였던 맥도널드에서는 수퍼사이즈를 메뉴에서 없앴으며 메뉴에 대한 영양 정보를 알리기 시작해 오는 2006년까지는 모든 상품에 영양정보를 표기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한 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의 위험에 대한 30년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의 4,000명의 백인 중 10명에 9명의 남성, 10명에 7명의 여성이 과체중으로 나타났으며 3명 중 1명꼴로 비만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비만에 대한 희망적인 뉴스는 내년 시판될 것으로 예상되는 식욕억제제 ‘리모나밴트’(rimonabant)를 원료로 하는 ‘아콤플리아’로 철저한 다이어트와 병행하면 체중감소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침술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도 타임지는 다뤘다.
▲주목받는 ‘침술’=침술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침술이 여러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어떻게 침술효과가 운용되는지에 관해서는 명백하지 못하다.
독일 뮌헨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경혈 자리에 놓았을 때나 경혈이 아닌 곳에 위장침술을 놓았어도 편두통에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최신 스웨덴의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는 의사의 짐작보다 훨씬 더 일찍부터 시작됐을 수 있다고 한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기억·추리력·문제해결 능력 상실, 언어력과 주의력 감퇴 등 징후가 알츠하이머로 진단되기 수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는 것.
기억력 감소 등의 징후들은 경고 사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USC의 연구팀은 치아가 빠져 생긴 염증으로 알츠하이머가 생길 수도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아스피린=매일 소량의 아스피린 복용은 처음 겪는 심장발작의 위험을 남성의 경우 평균 30% 정도 줄일 수 있다. 반면 여성은 결과가 현저히 달랐다. 4만명의 여성을 조사한 연구 결과 매일 10년간 아스피린을 복용한 여성은 가짜 플라시보 알약을 복용한 여성과 동일하게 심장발작이 나타났다.
적어도 65세인 그룹에서는 심장발작이 적게 나타났다. 성별간에 차이가 있는 것은 여성이 폐경기까지 에스트로겐으로부터 심장질환을 보호받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소량의 아스피린 복용은 모든 나이의 여성에게 뇌졸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류 인플루엔자 공포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한해였다.
▲조류 인플루엔자=독감시즌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퍼진 조류 인플루엔자의 공포가 확산됐다.
지금까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132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반 이상이 사망했다. 수백만 마리의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조류 인플루엔자의 유행을 막기 위해 도살됐다.
새로운 백신 개발, 항바이러스 약 개발 등 독감 유행을 방지하기 위한 준비를 위해 부시 대통령은 71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제안한 바 있다.
▲암=암 예방의 지름길은 건강진단과 예방 프로그램으로 인한 조기 발견에 있다.
유방암의 경우 ‘허셉틴’(Herceptin)이란 말기 유방암 치료제가 ‘HER 2’ 타입의 초기유방암 환자들의 재발을 46%나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임상실험 결과 나타나 화제다.
‘허셉틴’은 ‘HER 2’이란 단백질이 지나치게 생성되는 말기 유방암 환자의 치료로 사용돼 왔으며 지난 1998년 말기 유방암 환자들에게만 복용토록 허가된 바 있으나 초기 유방암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최근 초기 암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한편 많은 암전문의들은 임상실험이 끝나는 2008년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대장암의 경우 최근 칼슘 복용이 주목받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4년간 매일 1,200mg을 복용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36%나 대장 양성 종양(폴립)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의 경우 햇빛을 많이 쬐는 것이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집안에 있는 남성이 태양에 많이 노출된 남성보다 전립선 암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햇볕을 쐬면 비타민 D가 생성돼 전립선 세포들을 정상적으로 자라게 한다.
▲당뇨병=미국 내 약 2,100만명이 대부분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약 4,100만명은 당뇨병 전증 환자로 분류되고 있다.
당뇨병 위험을 줄이기 위한 한 방법으로는 저지방 우유나 탈지 우유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임상영양학회지’에 따르면 체질량 지수(BMI) 수치가 30이상이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FDA에서는 ‘사이드킥’이란 당뇨병 테스트 시스템을 승인했다. ‘사이드킥’에는 혈당 모니터, 인슐린 코 스프레이 등을 갖추고 있다.
생선오일 등 건강한 지방 섭취도 이슈 중 하나였다.
▲건강한 지방 섭취, 생선오일=기름기 많은 생선인 연어, 정어리, 고등어 등에 들어있는 오메가 3 지방산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좋은 요소다.
하루 2g의 생선 오일 보조제를 매일 섭취하면 노후의 심장발작 보호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오메가 지방산에는 나쁜 뉴스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심장 세동제거기(defibrillator)를 이식한 심장질환자에게는 너무 많이 오메가 3 지방산을 섭취한 경우 심장운동이 불규칙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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