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살리기’어떻게
아이의 심장에는 마법의 창고가 들어있다. 아빠 엄마의 서랍장을 열어 아빠의 박서를 모자처럼 거꾸로 머리에 뒤집어 쓰고 양말은 양쪽 귀에 한 짝씩 걸치고 엄마의 브래지어 컵을 서로 맞물려서 핸드백이라며 어깨 끈을 맞잡아 들고 나오기도 한다. 그들은 신세계를 꿈꾸며 달에서 별로 또 지구로 자유롭게 드나든다. 아이의 창의성, 어떻게 말살시키지 않고 개발시켜 나갈 수 있는지를 패밀리 서클지 11월호가 게재하고 있다.
한때 일본에서 문제시 됐으나 요즘은 한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블럭인간. 그림을 그릴 때 사람의 팔 다리가 없이 얼굴과 몸통만 있는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이 요즘 한국에서 늘고 있다고 한다.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전문가들은 조기교육 열풍으로 아이들을 자꾸 제도화된 프로그램에 집어넣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유가 없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블럭인간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아이들의 큰 생각을 찌그러뜨리지 않을 수 있을까 알아봤더니 그 방법이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부모의 요량과 ‘놓아 기를 수 있는 자유함’이 있어야 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만들고 색칠하고 관찰하도록
꽉찬 일정보다 자유롭게 두는게 좋아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 대학원의 라이프 리서치 센터국장 미할리 식젠트미할리 박사와 오하이오주 델라웨어의 웨슬리안대학 아동 및 청소년 심리학교수 게일 돌진 박사로부터 아이의 창의성 기르기에 대한 조언을 들어본다.
■지평을 넓혀라
호기심 만한 선생도 없다. 망원경을 사줘 별을 보게 해주고 그냥 크레용만 줄 것이 아니라 색연필, 찰흙, 수채화 도구, 파스텔화 도구 등 다양한 그릴 것들을 안겨 색채의 몽환적인 다양함과 현란함, 질감의 다양성을 즐기게 해준다.
■TV보는 시간과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을 제한한다
베이비시터용으로 잠깐 활용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장시간 피동적으로 앉아서 시간을 뗌질하는 것은 아이의 자유로운 마음과 상상력을 스크린에게 저당 잡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한가한 자유시간을 많이 갖게 한다
스포츠, 수학, 각종 캠프등 정해진 프로그램으로 아이를 뺑뺑이 돌리면 창의성은 마음의 창을 통해 달아나 버리고 만다. 아이들은 지루하고 한가하면 대부분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내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한다.
■부모가 취미를 즐기며 사는 모습 보여줘야
좋아하는 취미에 몰두하는 것은 보기에도 아름답다. 요리도 좋고 뜨개질도 좋으며 카약이라도 괜찮다. 무엇이든지 평생 열정적으로 즐기는 자세를 보여준다.
■마젤란처럼 탐험한다
박물관, 뮤지컬, 연극, 댄스 리사이틀 공연에 가능하면 자주 데리고 다닌다. 문화행사나 사적지, 가보지 않은 공원도 좋은 탐험 대상이다. 냉장고만 있다고 해서 요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냉장고에 재료를 사다 넣어야 요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보고들은 것이 많아야 표현력이 좋아지지 않겠는가? 동네 학교나 교회에서 하는 입장료가 저렴한 공연도 놓치지 말기를.
TV·컴퓨터보다 책을 친숙하게
“만약”주제로 토론하면 상상력 날개
■좋은 책을 많이 읽도록 한다
아이와 같이 읽기도 하고 아이 혼자 읽는 분위기도 조성해야 하지만 부모가 스스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큼 독서권장에 효력 있는 것도 없다. 소리 높여 외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보고 따라하게 된다는 것.
■판단하지 않는다
아이의 창작품을 비평하기 보다는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차라리 더 낫다.
■아이가 주도권을 잡도록 한다
부모가 틀을 짜놓고 아이를 억지로 구겨서 집어넣지 말고 아이의 마음이 가는 대로 부모는 그냥 따라 가준다.
■자연과 함께 한다
시냇물에서 놀면서 바위를 뒤집어 가재란 놈을 발견하고 숲속에서 블루베리를 따먹는 맛을 알아야 수퍼마켓의 블루베리가 어디서부터 와있는가를 알게 된다. 낚시도 가고 하이킹도 해보고 캠프도 하면서 아이들을 자꾸 자연과 친해지도록 해준다. 산책하면서 계절의 변화도 느껴보고 잎사귀의 색깔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관찰해 보도록 한다.
■결과가 한가지로만 도출되는 놀이나 장난감은 피한다
레고, 각종 구슬, 찰흙 같은 것이 좋은 장난감이다. 얼마든지 다른 것을 만들 수 있으며 두고두고 사용해도 싫증나지 않는다.
■매일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본다
익숙지 않은 빌딩을 가보거나 새 음식을 먹어보거나 무엇이든지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것을 한 가지씩 찾아 즐겨보고 여기에 대한 느낌이나 색다름을 가족끼리 나눠본다.
■만약에… 라는 주제로 의견을 나눠본다
트래픽에 갇혔다면?… 한 시간 동안만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면?… 혹은 날아다니는 카펫이 있어서 이 세상 어디에고 갈 수 있다면? 등등의 가정을 놓고 아이의 상상력과 추리력을 따라가 본다.
■질문에는 충실히 대답한다
아무리 하찮은 질문이라도 질문 자체를 권장하는 의미에서 성의껏 대해야 한다. 만약 아이의 의문에 “엉뚱한 질문 그만 해”라고 핀잔을 준다거나 회피하거나 무시하면 아이는 사물에 의심이나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 나쁜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장차 하고 싶은 직업에 대해 상상력과 탐구심을 길러준다
장래의 자신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게도 하고, 하고 싶은 직업에 대한 책도 구해볼 것을 권한다. 심각해지기 전에 재미로 해야 얻을 게 있다. 디자이너 숍이나 베이커리 샵 등에 들러 작업장 견학을 부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일을 설계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혹은 베드타임 스토리를 읽고 나서 내일 특별히 할 일에 대해 구상하고 계획하는 습관을 들인다.
<정석창 객원기자>
sokchangpl@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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