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남부 한인상권 되살리려면...
▶ 상우협의회도 변화맞게 업그레이드돼야
가게에서 키우는 강아지도 1백달러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로 장사가 잘돼서 시카고 한인 경제의 젖줄과도 같은 역할을 했던 남부 한인 상권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9일 김광정 전 웨스턴 일리노이대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1970년대부터 시작해 1990년까지 초고속 성장을 하며 최고조를 이뤘던 남부 한인 상가 수는 15년 만에 절반 수준인 450여개로 감소했다. 김 전교수의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시카고 남부 한인 상권의 감소 현황과 원인을 검토하고 대책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남부 한인상권 현황과 감소 원인
김광정 전교수는 시카고 한인 상우협의회의 후원으로 한인 비즈니스 오너 284명을 발견했다. 이 사람들이 운영하는 업소는 326개였다. 발견된 326개 업체가 전체 업소의 75%된다고 가정하면 남부 한인 업소는 400~450개 가량이라고 판단되고 있다. 이 수치는 남부 상권 최고 전성기인 1990년 예상 수치인 1000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인 상가들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은 상가 지대(commercial street), 샤핑몰, 일반 거리(isolated street)로 나눠 볼 수 있다. 한인 업소는 매디슨-플라스키, 쥬 타운, 잉글우드, 로즈랜드와 같은 상가 지대에 제일 많았으나 점점 그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가지대에 있는 한인 상점은 176개로 파악됐는데 전체 한인상가 수 450개의 약40% 수준이다. 나머지 60%의 한인 상가는 샤핑몰과 일반 거리에 분포하고 있다.
상가지대 한인 업소들의 주요 업종을 살펴보면 의류 53개, 뷰티 서플라이 45개, 신발 25개, 잡화 19개, 보석 16개, 셀폰 15개, 세탁소 7개, 가발 5개, 스포츠 용품 3개 식당 2개, 식료품 1개, 음반 1개로 나타났다. <도표 참조>
시카고 남부 한인 상권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인 흑인 인구와 그들의 소득 감소, 한국에서 오는 이민자 수의 감소 그리고 판매 경쟁의 심화라는 것이 김광정 전교수의 설명이다.(본보 11월 1일자 A1면)
▲한인 비즈니스, 어디서 활로를 찾아야?
1990년에 미 센서스국 통계자료에 의하면 한인 커뮤니티가 자영업자 비율이 24.3%로 미국내 99개 이민자 그룹 중 제일 높았다. 그만큼 한인 이민자들은 자영업을 많이 한다는 말이다. 별다른 사업 경험도 없이 미국으로 건너 온 경우가 많은 한인들이 이런 기록을 남긴 것은 이례적이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한인 자영업의 상당 부분을 이루고 있는 흑인 상대 소매업이 큰 몫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시카고에서 흑인 상대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상인들이 감소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 주고 있다. 먼저 남부지역 한인 상권의 번창을 위해 조직된 한인상우협의회가 변화된 상황에 맞게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박영식 상우협 회장이 연임하면서 새로운 임기 동안에는 젊은 회원들의 영입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찾겠다는 언급을 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남부 한인상권을 직접 방문했던 김광정 전 교수는 놀라운 것은 생각보다 은퇴를 앞둔 노년층 오너가 많지 않고 절반 이상이 55세 이하였고 셀폰 매장은 20, 30대 오너도 많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상우협은 원로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젊은 사업가들을 영입시키고 서로 활발한 비즈니스 정보 교환을 나눠야 할 때이다. 상우협을 중심으로 한 한인 상인들의 네트워킹과 커뮤니케이션이 21세기 비즈니스의 키워드이다.
흑인들은 우리 지역의 소매상은 우리가 운영해야 한다는 자존의식이 강하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흑인 커뮤니티에게 이익을 환원하고 봉사도 하면서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것도 필요하다. 그동안의 뷰티 서플라이와 의류 등 몇 가지 업종으로 한정돼 왔던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는 것도 시급하다. 네일 샵 같이 소규모 자본과 작은 매장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분야에 대한 진출을 통해 이미 한인들이 포화상태인 업종에서의 과열 경쟁을 막아야 한다.
한인 소매업자들도 미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남미계 커뮤니티에도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시카고에서 흑인 인구는 1980년에 119만여명이었으나 2000년에 108만여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남미계 인구는 43만여명에서 75만여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시카고 서버브에 살고 있는 남미계 인구가 33% 정도 증가하며 약 86만2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위키간, 시세로, 멜로스 팍 등에는 남미계 소유 비즈니스가 타운 경기를 활성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1940년대에서 70년대까지 남부지역에서 모여든 흑인들과 달리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새롭게 이민와서 왕성한 노동과 구매력을 보이고 있는 남미계 소비자들을 잡아 끌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는 한인 비즈니스도 동업을 통해 대형화, 체인화 해야 한다. 대규모 자본을 통해 대형 매장을 세워 물품 구매 원가를 낮춰야 월마트 같은 대형 체인점에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시카고의 비즈니스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변화에 맞서는 도전만이 자본주의 사회의 한복판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경현 기자>
사진: 한인상권이 형성된 시카고 남부 지역 중 한 곳인 71번가 상가지대의 모습.
<시카고 남부 한인업소 현황>
1. 웨스트 가필드 팍 (매디슨 플라스키)
-2000년 흑인 인구 : 23,019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23,121
-2000년 빈곤계층 비율: 35.9%
-업종: 총 29개 매장
보석(3)
의류(9)
신발(6)
뷰티 서플라이(5)
잡화(5)
셀폰(2)
가발(1)
2. 로즈랜드 (111-112 사우스 미시간 애비뉴)
-2000년 흑인 인구 : 52,723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38,237
-2000년 빈곤계층 비율: 17.6%
-업종: 총 26개 매장
보석(4)
의류(11)
신발(4)
뷰티 서플라이(2)
잡화(2)
셀폰(1)
가발(1)
스포츠 용품(2)
3. 사우스 시카고(91-92번가 사이의 사우스 커머셜 애비뉴)
-2000년 흑인 인구 : 38,596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28,279
-2000년 빈곤계층 비율: 29.7%
-업종: 총 10개 매장
보석(2)
의류(3)
신발(1)
뷰티 서플라이(2)
잡화(1)
셀폰(1)
4. 아발론 팍(스토니 아일랜드의 이스트 87번가)
-2000년 흑인 인구 : 11,147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44,344
-2000년 빈곤계층 비율: 8.4%
-업종: 총 8개 매장
의류(2)
신발(1)
뷰티 서플라이(2)
잡화(1)
가발(1)
식당(1)
5. 뉴 시티(46-47번가 사이의 애쉬랜드 애비뉴)
-2000년 흑인 인구 : 51,721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25,647
-2000년 빈곤계층 비율: 34.5%
-업종: 총 14개 매장
보석(2)
의류(4)
신발(3)
뷰티 서플라이(3)
잡화(1)
셀폰(1)
6. 웨스트 잉글우드(2400-3200 웨스트 63번가와 사우스 웨스턴 애비뉴)
-2000년 흑인 인구 : 45,282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26,693
-2000년 빈곤계층 비율: 32.1%
-업종: 총 9개 매장
의류(3)
신발(3)
잡화(3)
7. 채탐(7800-8600 카리지 그로브 와 79-87번가)
-2000년 흑인 인구 : 37,275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32,341
-2000년 빈곤계층 비율: 17.7%
-업종: 총 18개 매장
보석(1)
의류(3)
뷰티 서플라이(8)
잡화(2)
셀폰(3)
세탁소(1)
8. 그랜드 블러바드(300 이스트 47번가)
-2000년 흑인 인구 : 28,006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14,178
-2000년 빈곤계층 비율: %46.9
-업종: 총 14개 매장
보석(1)
의류(3)
신발(1)
뷰티 서플라이(2)
셀폰(3)
식당(1)
스포츠 용품(1)
9. 오스틴, 옥 팍(5400-6300 웨스트 노스 애비뉴)
-업종: 총 12개 매장
뷰티 서플라이(6)
셀폰(1)
가발(1)
세탁소(3)
그로서리(1)
10. 홈볼트 팍(4000-4020 웨스트 노스 애비뉴)
-2000년 흑인 인구 : 65,836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28,728
-2000년 빈곤계층 비율: 31.1%
-업종: 총 7개 매장
의류(4)
신발(1)
잡화(1)
가발(1)
11. 웨스트 풀먼(115번가 사우스 홀스테드 스트릿)
-2000년 흑인 인구 : 36,647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40,478
-2000년 빈곤계층 비율: 22%
-업종: 총 11개 매장
보석(1)
의류(4)
신발(1)
뷰티 서플라이(3)
잡화(1)
셀폰(1)
12. 오스틴 (500-5400 웨스트 시카고 애비뉴)
-2000년 흑인 인구 : 117,527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33,663
-2000년 빈곤계층 비율: 24.1%
-업종: 총 14개 매장
보석(1)
의류(2)
신발(1)
뷰티 서플라이(6)
셀폰(1)
세탁소(2)
음반(1)
13. 사우스 쇼어 (7100 제프리 블러바드와 2000-2100 이스트 71번가)
-2000년 흑인 인구 : 61,556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27,748
-2000년 빈곤계층 비율: 27.1%
-업종: 총 11개 매장
의류(2)
신발(1)
뷰티 서플라이(3)
잡화(1)
셀폰(1)
가발(2)
세탁소(1)
14. 잉글우드
-2000년 흑인 인구 : 40,222
-2000년 가구당 연간 소득 중간값 : $18,955
-2000년 빈곤계층 비율: 43.8%
-업종: 총 10개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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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3)
신발(2)
뷰티 서플라이(2)
잡화(1)
셀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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