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성인 1명이 사용하는 산소는 386파운드. 한그루의 나무가 만들어 내는 산소는 260파운드. 중간크기 나무 두그루가 한사람에게 필요한 산소를 공급한다는 뜻이다.
나무는 산화질소, 암모니아, 아황산개스, 오존 등 유해물질을 흡수하고 산소를 발산함으로써 공기를 맑게 해주며, 온실효과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수자원을 보호하고, 물과 에너지 소비를 줄여준다. 인간에게는 그늘과 휴식을, 새, 동물, 곤충들에게는 집과 음식을 제공한다.
이 같은 나무의 중요성은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사실. 그러나 실제로 나무를 심어본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바쁜 일상의 도시인들에게 나무는 누군가 심고 관리해 주는 당연한 것. 특히 이민 생활이 바쁜 한인들에게 나무 심기나 가꾸기는 선뜻 나서서 할 수 있는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환경이라는 막연한 명제를 제쳐두더라도 도시의 인공적이고 피상적인 생활방식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흙을 만지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맛보게 해준다면, 어느 한가한 주말 아침 운동화를 꺼내 신고 동네 가로수 심기 행사에 가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특히 자녀들과 함께 나무를 심는 일은 솔선 수범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유대감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주며, 온가족이 커뮤니티 활동에 참가하는 기회도 된다.
남가주 트리피플 15,000여명
32년간 LA 등 200만그루 심어
KYCC도 수년째 주말마다 참가
LA거리의 가로수는 약 70만그루. 인구밀도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특히 공해가 심한 LA에서는 일반 나무의 수명인 40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만큼 나무심기와 보살피기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LA시에서 지난 회계연도 2000-2001년에 거리사업국(Bureau of Street Services)을 신설하여 처음으로 길거리 나무 보살피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도보 및 차로에서부터 버스정류장, 지하철 입구, 도로변 안전 레일, 공공 잔디 등 거리에 관련된 모든 관리를 전담하는 사업국만으로는 가로수 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는 상태. 2004년 1년동안 거리사업국이 심거나 돌본 나무 수는 6,500그루로써, 거리로 따지면 74마일 정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나무심기와 같은 환경문제는 정부 기관보다는 시민단체들에서 그동안 활발하게 주도해 왔다.
대표적으로 트리피플(TreePeople)은 LA를 중심으로 나무와 관련된 환경문제를 연구, 실천, 교육, 홍보하는 비영리 단체다. 1973년 설립된 이래, 32년간 LA 인근에 200만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다.
남가주 전역에 회원만 1만5,000명 이상이고, 비회원 후원자 및 봉사자를 포함하면,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트리피플을 통해 나무와 친해지는 경험을 한 셈이다.
트리피플은 거의 매주말마다 거리, 산, 학교 캠퍼스에 나무심기 행사를 가져왔다. 트리피플의 공공교육부장(Director of Public Education) 로리 카프만에 의하면, 지난해에만 총 1만7,677 그루의 나무를 심었는데, 그중 KYCC(Koreatown Youth & Community Center)를 통해 한인타운에 기증한 과일나무들도 포함되어 있다.
나무심기 참가자들은 3-4세 어린이에서부터 노인까지 나이, 인종, 직업, 거주지역에 제한 없이 다양하며, 우연한 기회에 한번 시작했다가 꾸준히 나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주말 나무심기의 경우 적게는 20-30명, 일반적으로는 50명 이상의 많은 수가 모인다.
또한, KYCC에서도 LA시의 환경국(Environmental Affairs Services Dept.)의 보조로 나무심기 사업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 매년 500그루의 나무를 저소득층 거리, 학교 캠퍼스 주변에 심어, 지난 7-8년간 총 5,000그루 이상의 새나무를 LA 주민들에게 선사했다. 아직까지는 15명 남짓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소수의 파트타임 직원과 센터 관계자들이 나무심기를 하고 있지만 1년에 한두번 갖는 큰 행사나 나무심기가 끝난뒤 청소 작업 때는 자원봉사자들이 다수 참가한다고.
한편, LADWP(Department of Water & Power)에서는 푸른 LA를 위한 나무 사업(Trees for a Green LA program, TFGLA)의 일환으로 2002년부터 소비자에게 무료 나무 제공을 실시, 그동안 2만그루 이상의 나무를 배포했다.
이 프로그램은 신청 가구당 높이 4-5피트의 5갤런짜리 나무를 최고 7그루(큰 주택의 경우 10그루까지 가능)까지 무료로 주는데,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첫째, 온라인이나 동네에서 열리는 웍샵에 참가해야 한다.
둘째, 신청서(tree order)와 나무를 심을 현장 계획서(tree plan)를 제출한다.
이 때, 웍샵은 온라인의 경우 약 20분, 실제 참석하는 경우 1시간 정도의 짧은 길이며, 나무 심는 장소 선택 및 방법과 관리법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신청서 제출 후 3-4주면 LADWP에서 나무를 배달해 주는데, 그 후에 심고 돌보는 일은 모두 소비자의 몫이기 때문에 미리 배워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10가구 이상이 함께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의사를 보이면 해당 지역에서 웍샵을 열도록 LADWP 측에 요청도 할 수 있다.
웍샵 일정 및 무료 나무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800-473-3652, 또는 Tree.Program@ladwp.com
나무심기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좋은 경험이다.
자연보호 학습… 한인도 적극 동참을
트리피플 주말 나무심기 일정
트리피플의 주말 나무심기는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할 수 있다. 나무, 삽, 물뿌리개 등 필요한 도구는 모두 준비되고, 참가자는 미리 전화로 참석여부를 밝힌 뒤 편안한 복장으로 참가만 하면 된다. 나이 제한은 없으며, 현장에서 전문가들이 나무나 씨를 심는 방법에서부터 관리 방법까지 알려준다.
쪾10월 29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Palms Middle School(Overland와 Sepulveda 사이)-팜스 애비뉴를 중심으로 팜스 주변에 100그루 나무심기. 문의: Mariah MacNeil 818-623-4860, mmacneil@treepeople.org
쪾10월 29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Gentry Avenue, North Hollywood-노스할리웃 이웃에 20여그루 나무심기. 문의: Jim Summers 818-623-4853, jsummers@treepeople.org
쪾10월 30일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 Silverlake-잡초 뽑기, 뿌리 덮개 씌우기, 가지 치기, 새싹 물주기 등 나무 관리. 문의: Kristina Clark 818-623-4875, kclark@treepeople.org
(11월과 12월 일정은 www.treepeople.org에서 확인할 수 있음.)
나무와 관련된 간단한 지식
쪾1에이커의 숲이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6톤, 산소 생산량은 4톤. 이는, 1년간 성인 18명의 건강을 보장할 수 있는 수치이다.
쪾1에이커의 나무가 흡수하는 CO2는 일반 자동차가 26,000마일을 주행했을 때 방출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같다.
쪾한여름, 집 주변과 거리에 심어진 나무가 만드는 그늘 및 수분만으로 화씨 10도 가량 낮출 수 있다.
쪾집 주위에 심은 나무 세그루로 에어컨디션 사용을 최고 50%까지, 히팅 사용을 최고 22%까지 줄일 수 있다.
쪾보통 나무 한그루가 필요로 하는 물은 주 15갤런 정도. 이는 화장실 플러시 두번 했을 때 사용되는 물의 양과 같다. 그 대신 나무는 대지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고 LA와 같이 건조한 환경에 특히 필요한 공기 속의 수분을 발산해준다.
쪾나무를 포함한 조경으로 주택 가격이 20%까지 높아질 수 있다.
쪾현재 미국내 도시 거리에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빈 공간은 약 6,000만-2억만 곳(National Wildlife Federation 추산). 이 공간에 모두 나무를 심는다면 연간 나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은 3,300만 톤이 늘어나고, 반면에 에너지 소비는 연 40억달러까지 줄어들게 된다.
(TreePeople, National Arbor Day Foundation,
Management Information Services/
ICMA,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자료 참고)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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