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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중 <전 북버지니아 한인회장>
워싱턴에 한인 커뮤니티 센터를 짓자는 운동이 불붙었다. 왜 커뮤니티 센터가 필요한지는 누구나 다 안다. 센터는 그 건물 자체가 주는 상징성은 물론이고 한인들의 미래를 위한 사회문화적 공간으로도 긴요하다.
현재 워싱턴에는 많은 단체와 공간이 있다. 하지만 1세들의 재교육과 2세들의 민족교육을 담당하고 1-2세대를 이어주는 교량적 공간은 하나도 없다. 이는 이미 인구 15만명을 넘은 워싱턴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불행한 일이다.
지난 100년의 미주 이민 역사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룩한 많은 한인들을 낳았다. 성공한 기업가도 많고 사회적 지위를 획득한 한인들도 있다. 그럼에도 커뮤니티 센터 하나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문제점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여러 답이 있겠지만 우선 몇가지로 그 원인을 진단해볼까 한다.
첫째, 공감대 형성의 부족과 재원 확보의 분산이다. 한미교육재단, 청소년센터, 한인연합회, 재외한민족센터, 워싱톤 코리안 센터, 봉사센터등 여러 단체에서 저마다 자체 센터 건립을 추진해오며 한인사회 전체의 공통분모를 찾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결국 시너지 효과가 없음으로 인해 지체되는 것이다.
둘째, 한인사회 재원의 흐름에 대한 문제다. 워싱턴 동포사회 자산의 10%라 할 수 있는 약 1백만 달러 이상이 한 주 단위로 한인교회에 들어간다. 그럼에도 동포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교회는 많지 않다. 이것이 다시 동포사회로 환원되지 않는 이상 어느 단체든 재원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셋째, 한국 정부로부터 매칭 펀드 조성의 실패를 들 수 있다. 물론 워싱턴 동포사회의 단결에도 문제가 있지만 정부는 타 지역과의 형평성 원칙을 들어 보조금 지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길은 있다. 이는 ‘건스턴 코이노니아 센터’에서 ‘재외한민족센터’로 발빠르게 개명하여 한국 정부와 접촉하고 있는 이정우 회장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잘만 하면 매칭 펀드도 받아낼 수 있다는 말이다.
다음은 센터 건립을 위해서는 어떤 단계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자. 먼저 건립추진위원회 발족이다. 자체 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5개 단체에서 추천하는 5명의 위원과 기자클럽에서 추천한 3명, 그리고 총영사등 9명으로 위원으로 위촉한다. 위원장은 현재 가장 많은 재원을 확보한 재외한민족센터에서 맡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명칭 문제다. 센터 사용 목적이 워싱턴 지역으로 국한되면 한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기 힘들다. 명칭에 구애받지 말고 센터를 짓는다는 실사구시의 원칙아래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가령 ‘재외한민족 워싱턴 커뮤니티센터’가 한 예가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재원 확보 방법이다. 건립이든 매입이든 1천만달러가 든다고 한다. 실현 불가능한 큰 돈 같지만 워싱턴에선 약 400만 달러를 이미 확보해놓은 상태다. 워싱톤 코리안 센터가 6만여달러, 재외한민족센터가 부지 포함 250만달러, 청소년 재단 10만달러, 한미교육재단 30만달러, 한인연합회 건물 30-40만달러가 있다. 여기에 미주총연만 가세하면 60만달러로 총 400만 달러나 된다. 현재 재외한민족센터에서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매칭펀드를 400만달러로 상향조정해 보조금을 받는다면 800만달러를 확보하는 것이 된다. 다음은 워싱턴 동포사회에서 200만 달러만 조성하면 1천만달러의 꿈은 이뤄진다. 어려워 보일 것 같지만 재외한민족센터에서 기득권만 양보하면 문제될 게 없다.
마지막으로 센터 건립 후의 운영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센터가 건립되면 추진위원회를 해체하고 각계 전문가들로 센터 운영위원회와 이사회를 조직했으면 한다.
워싱턴 동포사회는 이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자체 커뮤니티 센터를 건립할 능력을 갖추었다. 시작이 반이고 절반의 준비는 이미 되어 있다. 문제는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안된다는 마음속 패배의식을 씻어내고 새로운 역사를 써보겠다는 각오만 있으면 불가능은 없다. 사심을 버리고 모두 단결하여 워싱턴의 숙원사업인 센터 건립에 힘을 보태면 우리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강남중 <전 북버지니아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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