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는 항상 속도감이 얹혀 있다. 새 학년이 시작 됐는 가 했더니 벌써 한 달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아이들은 몇 차례의 시험과 퀴즈를 거치면서 공부는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그들의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는 듯 새 선생의 지도방법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등교 때나 방과 후 아이들과 그들의 친구들을 픽업할 때 보면 뒷좌석에 앉아서 대부분 선생에 대한 화제로 지칠 줄 모른다. “형아는 운이 좋은 편이야. 2년 전엔 선생님들이 대부분 좋은 사람들이었잖아. “야, 네가 운이 좋은 거야. 작년에 누구 누구 둘이 은퇴해 버려서 너 그 선생 클래스 안 들어도 되잖아. 그때 완전히 지옥이었다. 숙제 검열에서 반 점만 더 주면 C에서 B로 올라가는데 그 걸 안주는 거야. 1점도 아니고 반점…” 자녀와 교사와의 관계, 부모들은 어떻게 조율해야 하는 것일까 ?
아이 말만 듣고 바로 반-교사 바꾸면 역효과 우려
교사에 맞추려 노력후 직접 만나 지원 요청 바람직
그래도 문제 해결 안되면 교장 면담해 시정 요청
“선생님의 말이 너무 빨라서 잘 못 알아듣겠어요.” “사회과목 시간에는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조상에 대한 예기를 너무 많이 해요” “숙제 한 것 분명히 제출했는데 안냈다고 0 마크를 줬어요.”
학년 초가 되면 아이들도 새 친구, 새 선생에 적응하느라고 힘들겠지만 부모들도 방과후 조잘대는 자녀의 교사에 대한 불평으로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선생과 아이가 코드가 맞아야 서로 1년을 효율적으로 잘 가르치고 잘 지도 받을 수 있는데 학기 초부터 삐긋 거리기 시작하면 부모들은 황색경보를 띠고 아이들을 주시하게 된다.
이에 대해 지난 9월29일 월스트릿 저널 수 셀렌바거 기자가 보도한 ‘자녀가 불편한 교사를 만난 것 같아 걱정이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What to Do When You Are Worried That Your Child Has a Bad Teacher)라는 기사를 인용하고 자한다. 이 기사에 따르면 자녀가 교사에 대해 불평을 할 때 부모들은 좀더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 문제의 진원지가 교사인지 아니면 자신의 자녀인지를 잘 가늠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들은 자녀쪽으로 기울어 있는데 자녀말만 듣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위험하다. “고 미교사노조연합회 존 미첼부국장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공중에 떠다니는 소문이 문제의 진원지일 수도 있다. 전해에 해당 교사와 코드를 끝까지 맞추지 못한 학생이나 그들의 부모들이 만들어낸 소문이 다음해 학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실제로 알아보면 소문과는 달리 해당 교사는 수학에 취미가 없던 학생들을 수학의 신동경지에 이르기까지 올려놓은 사례도 보도되고 있다.
자녀가 교사에 대해 약간 불편한 점이 있고 적응 못하는 점이 있다고 해서 즉각 반을 바꾸거나 교사를 바꾸는 식으로 대처하면 아이들은 융통성이나 탄성이 없어질 우려가 있다.
자녀들이 성장한 후 사회에 나갔을 때 상사를 혹은 동료를 자신의 마음에 맞는 사람만으로 선택할 수없는 이치와 같다. 적어도 얼마간의 시간을 들여 학생이 교사에게 맞추려는 노력을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녀가 교사로 인해 감정적으로 피해를 입고 반에서 따돌림을 당해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학과목 성적이 하락일로는 걷는 상황이 오는데도 이를 간과하라는 것은 아니다.
테네시대학의 윌리엄 샌더스와 준 리버스교수가 1996년 조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효과적인 교사와 비효율적인 교사 그룹을 나누어서 조사한 결과 5학년 표준시험 점수 차이가 50점이나 벌어졌다. 이 처럼 교사는 학생의 감성 발달, 사회성 발달, 학력증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의 앞날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의 자질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지만 민감한 대처 반응은 자녀의 나이에 맞게 해야한다.
자녀가 어릴 때는 교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기적으로 예기를 나누고 아이의 감정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아이가 듣는 데서 교사를 비난하는 것도 부모로서의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뉴욕의 시티대학 심리학 교수인 모린 피시는 “아이에게는 좀 더 잘해볼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필요하다면 또 형편이 허락한다면 교사를 만나서 어떻게 하면 아이가 좀 더 잘해 낼 수 있을지, 교사의 지도법에 좀 더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건설적으로 상의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거나 중학생인 경우 부모는 코치 역할만 하면 되고 고교생의 경우는 최악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사와의 코드 맞추기’ 문제는 아이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맡기는 것이 좋다. 어느 경우이던 간에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지 교사를 비난하거나 모함하는데 힘을 실어서는 안된다는 것.
또 부모들은 어떤 결정을 하기 전에 교사의 기록을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연방법에 따르면 부모는 자녀 교사의 자격증, 트레이닝, 연방기준에 맞는지의 여부를 알 권리가 있고 이는 알아보기에 그리 어려운 이슈도 아니다.
또 올해는 연방정부의 ‘낙오자 없는 교육’(No Child Left Behind) 정책에 의해 교사들의 자질 점검이 강화되는 해이기도 하다. 법에 따르면 한 과목만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교사는 적어도 학사학위 이상을 소지해야 하며 그 과목을 전공했던지 아니면 주정부가 인정하는 시험에 합격해야만 한다.
이 모든 것을 조심스럽게 시도했는데도 문제 해결이 되지 않으면 교장을 만날 차례이다. 이 때는 교사의 행동이나 숙제 등을 기록이나 복사본으로 가지고 있다가 증거물로 제출하는 등의 서류작업이 필요하다.
자녀와 교사 사이의 코드 맞추기- 갈등 해소를 위한 단계
1. 아이의 감정을 인정한다.
2. 문제의 근원이 교사인지 아니면 자녀인지를 파악한다.
3. 자녀가 교사에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4. 해당 교사의 학생들이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으며 성적이 향상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5. 교사를 만나서 교사와 자녀 모두에게 윈 윈이 될 수 있는 방향(win-win solution)을 함께 모색해 본다.
6. 스쿨 카운슬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7. 마지막으로 교장과의 면담을 요청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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