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책을 읽기 시작한 자녀들에게 어떤 책을 권해 주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많은 아동들이 대개 유치원을 전후해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는 독서에 대한 좋은 습관을 길러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데 단어를 읽을 수 있다고 해서 또는 책을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올바른 독서를 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줄거리를 따라 갈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책을 막 읽기 시작한 5세에서 7세의 자녀들에게는 그들에게 맞는 수준의 독해력을 요구하고 그들이 소화해 낼 수 있는 단어들(controlled vocabulary)로 구성된 책들을 권장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책들을 “쉬운 챕터 도서”(Easy Chapter Book)라고 부른다.
아동 문학의 장르별 구분에 대해 설명하면서 Easy Chapter Book(주로 유치원이나 1학년학생들을 위해 쓰여진 쉬운 단어 위주의 그림책)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부르는 명칭에 다소 차이는 있으나 각 도서관마다 3-4 학년 이상 학생들을 위한 일반 챕터 북코너(chapter book section)와는 별도로 easy chapter book section을 마련해 놓고 있다. [참고로 LA 시립 도서관 시스템은 easy chapter book들을 그림책 (XZ) 중 IR(Independent Reader)로 구분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 게임과 TV에 길들여진 현대 아동들의 reading span 이 매우 짧다는 각종 교육 관련 보고서를 참고하면 easy chapter book 의 필요성을 더욱 느낄 수 있다.
Easy chapter 분야에서 최근 출간된 ‘머시 왓슨 구하기’(Mercy Watson to the Rescue)란 작품을 살펴보자. 이 책은 2004년 뉴베리 메달 수상 작가인 케이트 디카밀로(Kate DiCamillo)의 작품으로 Mercy라는 왓슨 부부와 함께 사는 애완동물 돼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왓슨 부부는 Mercy를 애완동물이라기보다는 마치 자녀처럼 사랑하며 지낸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밤 혼자 잠자기가 무서워진 Mercy가 왓슨 부부가 자는 침대 위로 올라간다. 그러자 침대가 가라앉으면서 일어나는 일련의 해프닝을 그린 재미있는 소설이다. 68페이지 분량의 이 책은 6세에서 8세, 즉 이제 chapter book을 막 읽기 시작하는 어린이들이 소리내어 웃을 수 있는 코믹한 내용과 함께 그림책 수준의 밝은 색상의 만화풍 삽화가 곁들여져 있어 책을 부담 없이 쉽게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한편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는 각종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발표하고 있는데 그녀의 뉴베리 메달 수상작인 ‘데스페로 이야기’(The Tale of Despereaux)는 음악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생쥐 데스페로가 사람과는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금기를 깨고 Pea 공주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기 어려운 이야기로 남녀 모든 초등학생들이 좋아할 작품이며 4학년 이상 초등 학생들은 모두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인 ‘윈 딕시 때문에’(Because of Winn Dixie)는 목사의 딸 Opal과 길 잃은 개의 이야기로 Winn Dixie는 Opal이 개에게 지어준 이름이다. 오팔과 윈 딕시간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소설인데 최근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제 막 책을 읽기 시작한 어린이들을 위한 책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 시기의 독서가 평생의 습관을 결정해 주고 그 아이의 미래도 결정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렸을 때 부모들의 지도,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어린이가 책을 좋아하고 책 속에 좋은 얘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좋은 책을 골라 주고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주에는 easy chapter book을 읽을 학년인 2학년의 주제(지난주에 살펴본 오픈 코트 리딩 프로그램 주제)중 하나인 ‘용기’를 다룬 작품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그레이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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