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숏스탑 데릭 지터(왼쪽)와 센터필더 버니 윌리엄스가 3일 에인절스테디엄에서 몸을 풀고 있다.
MLB 플레이오프 드라마 오늘 개막
LA 에인절스가 4일 ‘포스트시즌의 황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정상탈환의 길에 오른다.
2년 전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구단 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뤘던 에인절스는 디비전 시리즈서부터 힘겨운 상대를 만났다. 두 팀은 95승67패로 정규시즌 전적만 똑 같은 게 아니라 최근 상승세도 닮은꼴이라 피 튀기는 접전이 예상된다.
에인절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16경기에서 14승을 거둬 이번 시리즈에서 홈 필드 이점을 안게 됐고, 양키스는 마지막 21경기에서 16승을 뽑아 시즌 내내 앞서가던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조 8연패를 달성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에인절스는 ‘창’, 양키스는 ‘방패’가 문제다.
에인절스는 바톨로 콜론-잔 랙키-저라드 워시번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화려하지는 않아도 안정감이 있다. 에이스 콜론(21승8패, 방어율 3.48)도 3년째 완봉승이 없는 등 상대 타선을 잠재울 ‘셧다운’ 투수들은 아니지만 셋업멘 스캇 쉴즈(91이닝 동안 66안타 96삼진)와 켈빔 에스코바(60이닝 45안타 63삼진)에서 클로저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66이닝 45안타 89삼진)로 이어지는 구원투수 트리오가 워낙 막강해 6∼7회까지만 버텨주면 된다.
하지만 양키스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투수들을 지치게 하는 타자들이라 낮은 스코어 경기는 불안하다.
에인절스는 정규시즌 내내 부진했던 타선이 터져 줘야 한다. 상대가 블라드미어 게레로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는 전략을 쓰면 숀 피긴스(62스틸)의 스피드를 이용, 점수를 만들어내는 ‘생산력’을 보여줘야 승산이 있다.
에인절스는 콜론을 두 차례 마운드에 올릴 수 있는 반면 양키스는 랜디 잔슨(17승8패, 방어율 3.79)이 한 번밖에 못 나온다. 양키스는 1차전 선발 마이크 뮤시나도 100%가 아니며 중간계투도 약하다. <예상 에인절스 3승2패>
에인절스 클로저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디비전 시리즈 프리뷰
◆레드삭스(95승67패) 대 화이트삭스(99승63패)
전형적인 창과 방패, 관록과 패기의 대결. 양 팀 다 불펜이 약해 막판 승부를 점치기가 어렵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 화이트삭스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발투수들의 선전과 ‘뛰는 야구’로 정규시즌에 돌풍을 일으켰지만 레드삭스에는 매니 라미레스, 데이빗 오티스, 제이슨 바리텍 등 ‘승부사’들이 있다. <예상 레드삭스 3승1패>
◆파드레스(82승80패) 대 카디널스(100승62패)
정규시즌 최다승 팀과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낮은 승률로 디비전 챔피언에 오른 팀의 대결. ‘3월의 광란’ NCAA토너먼트에서도 꼴찌시드가 1번시드를 고꾸라뜨린 적은 없다. NL 웨스트(West)가 아닌 워스트(Worst)의 챔피언이라는 파드레스는 NL 삼진왕(203이닝에 216개)인 에이스 제이크 피비(13승7패, 방어율 2.88)가 유일한 희망이다. <예상 카디널스 3승1패>
◆애스트로스(89승73패) 대 브레이브스(90승72패)
브레이브스는 14년 연속 디비전 챔피언에 오르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은 단 1번에 불과한 플레이오프에 약한 팀이다. 팀 헛슨-잔 스몰츠 ‘원투펀치’가 위력적이지만 브레이브스는 스몰츠가 그렉 매덕스, 탐 글래빈 트로이카를 이룰 때도 탈락하기 일수였다. 따라서 와일드카드 팀인 애스트로스의 압승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게다가 선발투수 트리오에 클로저는 애스트로스가 8개 플레이오프 팀 중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차전 선발 앤디 페팃(17승9패, 방어율 2.39)은 2년 전 양키스에서 이적해온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며 ‘로켓’ 로저 클레멘스(13승8패)는 올해 방어율이 1.87이다. 19승(12패)을 올린 로이 오즈왈트(방어율 2.86)가 제3 선발로 밀릴 정도며 클로저 브래드 릿지(4승4패, 41세이브, 방어율 2.33)는 9이닝 당 삼진 13.18개를 쏟아내는 ‘괴물’이다.
와일드카드 팀이 지난 3년 연속 챔피언에 오른 트렌드가 계속된다면 올해는 애스트로스의 우승을 점쳐 볼만하다. <예상 애스트로스 3연승>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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