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손가락 사이의 바람처럼 세월의 갈피를 빠져나가고 있다. 고교 졸업반 시니어들, 학기가 시작됐는가 했더니 벌써 10월로 접어들었고 연중 가장 많은 학생들이 응시하는 SAT시험이 10월 8일로 바짝 코앞으로 다가왔다. 사립대학의 조기지원 마감은 11월 1일이고 일반지원서도 좀 여유를 두려면 늦어도 12월 중순까지는 작성해야 한다. 에세이 작성을 위해서는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을 짚어보는 추억 더듬기도 해야 하고 복잡한 지원서 작성을 위해서는 지난 9학년부터의 생활을 펼쳐놓은 책처럼 각 페이지마다 일일이 공개해야 한다. 이처럼 향후 3개월이 시니어들에게는 머리 터지는 스트레스 기간이다. 한국의 고3들, 언제 터질지 모르므로 말도 못 붙인다고 하지만 이곳 시니어들도 만만치 않다. 대학 지원과 입학과정이 예전처럼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시니어 스트레스, 한방에 날려버리는 방법은 없을까 ?
철저한 준비와 정확한 정보가 최선
최근월스트릿 저널의 엘렌 가머맨 기자는 대학입학 지원서 작성 시즌을 맞아 ‘칼리지 스트레스 퇴치요령’(Beating College Stress)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금 미전국 고교졸업반 시니어들과 학부모들은 건강에 위험신호가 올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지원서 작성을 위해 학교 카운슬러를 최대한 활용(?)하고 사설 칼리지 코치를 고용하고 형제, 자매들이 각 대학마다 필요로 하는 서류목록을 차트로 그리고 지원서 마감 일자를 캘린더에 마크하는 식으로 돕고 있지만 당사자와 학부모의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에 어떤 가정에서는 아예 저녁 식탁에서 대학지원에 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는가 하면 자녀와 부모와의 의견충돌을 피하기 위해 캠퍼스 투어는 자녀 혼자 독립적으로 하고 어느 대학에 지원하던 부모는 빈 체크만을 써주기로 한 가정도 있다.
그런가 하면 칼리지 리서치 기간에 영화감상이나 스낵타임, 짧은 크루즈 여행을 넣기도 한다. 최근 애틀랜타의 사립고교 로벳스쿨에서는 시니어 학부모들에게 향후 2주 동안 매일 10분씩 긴장완화를 위한 음악 들기를 권장할 정도로 지금 미전국은 시니어 스트레스 기간이다.
또 collegiatechoice.com을 통해 비디오를 매입하면 이 비디오를 통해 자녀와 함께 거실에서 대학 캠퍼스와 기숙사, 식당 등을 구경할 수 있는데 이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 이외에 알레인 매튜가 쓴 ‘초조함 없이 입학하기’(Getting in Without Freaking Out)도 시니어들과 학부모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남가주 일대 한인 학원가를 중심으로 ‘시니어 스트레스 퇴치법’을 취재한 결과 정답은 준비성과 정확한 정보이다.
고 3이 끝나고 대입시험을 치르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의 시니어들은 지난 2~3년간의 학창생활을 총정리해서 지원서를 작성하는 학기 초가 가장 집중력을 요한다.
대입지원서의 경우 학생들이 가장 예민해지는 부분이 바로 에세이 작성인데 이미 지난 여름방학부터 차근 차근 생각을 정리하고 초고를 잡아놓은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한다.
인터넷, 신문, 잡지, 동네 아줌마, 아저씨 등을 통해 정보는 넘쳐나는데 어느 것을 내 것으로 해야 하는지 그 뼈대만 간추려 본다.
지원서 준비, 학기초 시작하라
전공 정했으면 관련 우수대 뽑아 요강 비교
에세이 윤곽 잡고 6~10개 대학 지원서 작성
1. 전공 정하기
대입 지원서 작성 과정에서 가장 골자는 무엇을 전공으로 할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다. 이것만 정해졌으면 곁가지 치기는 쉬운 일이다. 전공이 정해진 학생은 인터넷을 통해 그 전공에 맞는 우수한 대학들을 골라낼 수 있다. 미전국 4,000여개 대학 중에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학과가 우수한 순위대로 자료를 뽑은 다음 그 학교의 입학조건, 예를 들면 GPA, SAT 점수, 기타 액티비티 요건, 재정지원 요건을 검색하고 필요하면 학교측에 브로셔를 요청할 수도 있다.
2. 전공을 정하지 못한 경우
아직까지 자신이 평생을 바쳐 하고 싶은 일이나 학문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학교 브랜드 네임으로 정하는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단과대학보다는 전공과 학과목 선택폭이 넓은 종합대학을 선택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자신의 성적, 테스트 점수, 과외활동에 맞는 학교를 인터넷 사이트나 책자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3. 지원서 작성
예외도 있지만 한인 학생들의 경우 대략 6~10개씩 작성하고 있다. 3~4군데는 도전해 보고 싶은 대학, 4군데는 합격 안정권 대학, 2개 정도는 만약을 위한 백업으로 지원한다. UC의 경우 지원서 1개로 9군데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으며 사립대학의 경우는 각 학교마다 요구사항이 다르므로 별도로 작성, 지원해야 한다.
4. 사립대학의 일반 지원서
(Common Application)
모든 사립대학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지원서이다. 신상명세서를 기입하는 개인 데이터, 졸업한 학교에 대해 기입하는 교육 데이터, ACT나 SAT 성적을 기입하는 테스트 정보, 가족의 직업과 학력을 밝히게 되어 있는 가족사항, 자원봉사나 과외활동을 기입하는 액티비티란과 수상경력, 직업경험, 개인 에세이와 각 학교마다 질문하는 질의에 응답하는 단문 응답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 사립대학은 2장의 교사 추천서, 학교성적 리포트, 중간 리포트(midyear report)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 학교에 따라서는 이 일반 지원서 외에 보충 지원서(supplementary application)와 일한 경력의 이력서를 별도로 원하기도 하고 질문과 응답식의 짧은 에세이 3~5개씩을 원하기도 한다.
5. 재정보조 신청
미국에서는 “입학허가서가 왔는데 돈이 안되어서 그 학교를 못 갔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입학허가서가 왔는데 다른 학교와 비교하니 재정보조가 약해서 다른 학교를 선택했다”고 말하면 이해가 된다. 미국 대학은 철저히 필요한 대로 꿰어 맞추는 재정보조 형태를 띠고 있다. 게다가 먼저 선택한 사람이 먼저 타가기 때문에 펀드가 고갈되기 전에 미리 서두르는 것도 요령이다.
실례로 현재 스탠포드 대학에 재학중인 김모군은 지난해에 입학허가서가 온 UC버클리를 가기 위해서는 연간 1만달러의 학부모 보조가 필요했고 스탠포드를 가기 위해서는 2만달러의 부모 돈이 필요했다. 처음에 스탠포드를 지원했을 때는 부모의 사업이 잘 돌아가서 2만달러 정도는 보조해 줄 여력이 됐으나 입학허가서가 온 후부터 사업이 기울기 시작해서 2만달러 보조가 무리였다. 이에 김군은 스탠포드측에 사정을 설명하고 “꼭 스탠포드에서 공부하고 싶지만 부모의 재정여건이 허락지 않아서 UC버클리로 가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탠포드측에서는 UC버클리와 같은 조건인 연간 학비 1만달러에 김군의 입학을 허락했다.
① 재정보조 신청의 제일 기본은 연방학자금 보조 신청서(FAFSA: www.fafsa.ed. gov)를 신청하는 것이다. 이는 연방정부에서 무상으로 지원하는 대학 학자금으로 웹사이트를 통해 지원서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내년 1월부터 접수가 시작되므로 시니어를 둔 학부모들은 올해는 세금보고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올해 소득세보고는 내년 4월15일까지 마감이지만 내년 2월 전에 소득세 보고를 하려면 지금부터 관련 서류를 모으고 분류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재정보조 신청때 준비물
학교 성적·SAT/ACT 성적 챙겨야
사설 재정보조 기관을 찾을 때는 다음과 같은 서류를 미리 챙겨 가는 것이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학생의 e-메일 주소 ◆학생의 운전면허 번호와 소셜시큐리티 번호 ◆현재 학생의 학교 성적과 SAT/ACT 성적 ◆학생이 가기를 원하는 학교 리스트 ◆수입에 관한 W-2폼이나 INT-1099등의 서류 ◆2004년 혹은 2005년 세무 보고서와 1040서류 ◆부모가 자영업이나 사업을 할 경우 비즈니스의 세무보고 ◆학생과 부모의 자산 정보, 은행 예금잔고, 뮤추얼 펀드나 주식보유 여부 등 ◆집의 모기지 정보, 집 구입 연도와 구입 가격, 현재 시가, 월 페이먼트, 남은 잔액 등 ◆집 모기기를 제외한 다른 부채에 대한 서류 ◆최근 은행 서류 ◆학생과 부모의 영주권이나 여권.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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