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등 읽고 작문기회 삼아야
사고력·분석력·독서가 밑바탕
한인 학부모님들은 대부분 과거에 한국어로도 작문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하였던 점을 감안할 때 자녀들의 영작문 지도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요즘은 깊은 의미의 글을 쓰는 기회가 일상생활에서는 더 줄어들고 있고 한국어로든 영어로든 글쓰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글쓰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선 학생들이 글쓰기를 좋아하도록 하며 의욕적으로 글쓰기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영작문은 시간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영작문 공부와 연습을 소홀히 해서 대충 그때그때 넘어가는 식으로 지나쳐 간다면 기초가 부실한 상태로 건물을 지으려는 것과 같아서, 결국 기초를 다지는 일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훌륭한 글은 훌륭한 사고력을 반영한다/”(Good writing reflects good thinking.) 이는 글을 잘 쓰는데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숙고하는 사고력이라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영작문이 왜 한인 학생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지 작문 지도 교사들과 가진 토론의 결론은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거나 깊이 생각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려는 탓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게 됩니다. 대개 암기력은 매우 좋으나 분석력(analysis)과 응용력(application)을 기르는 기회가 부족하다는 평입니다.
대통령의 연두교서(The State of Union) 연설의 텍스트를 읽고 난 후 학생들이 그 연두교서에 대한 생각을 자신의 말로 써보는 일도 시사성, 역사 의식, 분석력을 개발하는 좋은 연습이 되겠습니다. 이처럼 작문 연습을 위한 주제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글쓰기는 살아가면서 보고 듣게 되는 모든 일을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으로 표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글의 바탕이 되는 사고력을 개발하기 위한 중고 학생 수준의 주제를 예로 들어보자면
▶John F. Kennedy 대통령의 1961년 연설을 읽고 저자의 목적을 말하고 연설문 안에서 증거를 대어 너의 의견을 뒷받침하라.(Read John F. Kennedy’s 1961 speech. Determine the author’s purpose and support your response through the evidence from the text.)
▶Los Angeles Times의 신문기사를 한 가지 선택하여 그 기사를 역사가, 철학가, 또는 생물학자와 같은 여러 이론학자(disciplinarians)의 견지에서 읽고 3문단의 짧은 에세이를 써 보아라.(Choose an article in the Los Angeles Times. Write a short (3 paragraphs) essay looking at that article through the eyes of different disciplinarians such as a historian, a philosopher or a biologist.)
학생들의 깊은 사고력 개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주어진 인포메이션과 내용을 분류하기(Categorize.)
△비교/대조하기(Compare and Contrast.)
△원인과 결과를 결정하기(Determine cause and effect.)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기(Differentiate fact from opinion.)
△상관성과 불상관성을 구분하기(Differentiate relevance from irrelevance.)
△가정하기(Hypothesize.)
△애매한 점을 알아내기(Note ambiguity.)
△증거를 대어 증명하기(Prove with evidence.)
△평가하기(Evaluate.)
△우선순위 가리기(Prioritize.)
미국의 유명한 작가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는 “글을 잘 쓰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그것은 경험, 관찰력, 상상력이다”(A writer needs three things; experience, observation and imagination.)라고 정리하였습니다.
대학에 가서는 전공을 불문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명백하게 표현하는 것이 학업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과목의 교수들이 글쓰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Cal State 계열 대학에서는 작문 능숙도 시험(writing proficiency exam)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졸업하기 위해서도 작문시험(Graduation Writing Assessment Requirement)이 필수입니다. 이 시험에서는 분석력과 사고력을 통하여 저자의 입장을 요약하고 학생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근거를 명백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즉 요약, 비교/대조, 분석, 에세이의 구성, 전개, 표현 등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렇게 대학에서 작문을 시험으로 내세워 학생들에게 작문 실력 향상과 확인을 요구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대학의 명예를 걸고 사회에 진출한 모교 출신의 학생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업무 수행을 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습니다. 또한 대학을 다녔다면 제대로 졸업한 진정한 지성인이어야 한다는 대학 교육이념에 충실하겠다는 취지가 있습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미국 학생들조차도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여 몇 번이나 다시 시험을 치르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에 진출하고 나서도 입사 지원서의 자기 소개서부터 작문 실력이 필요하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글쓰기 실력은 회사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서나 진급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미국 주류사회에서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대부분의 업무를 서면 작성(written communication)으로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영작문 실력은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인 학생들이 영작문이 어렵게 생각하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사고력과 분석력, 그리고 광범위한 독서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영어를 완벽하게 말하고 문법도 제대로 사용하는 영어가 모국어인 미국 본토인들도 말하기만큼 자유자재로 논리적인 글쓰기를 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영작문을 잘 하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읽고, 생각하고, 쓰는 연습을 계속하는 것 외에 지름길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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