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인기인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는 얼마 전 주인공 금순이가 자신을 버렸던 생모에게 신장을 이식해주는 내용이 나와 화제를 모았었다. 한인사회에서도 신장 기증자를 애타게 구하는 뉴스도 종종 나온다. 한인타운내 투석환자도 상당수이며 신장 이식을 필요로 하는 한인은 증가 추세다. 송명재 신장내과 전문의는 “장기간의 투석보다는 좀더 나은 치료방법인 신장이식은 기증자나 이식환자 모두 안전하며 특히 만성신부전 환자에게는 성공률이 높은 신장이식이 정상적인 삶을 풍부하게 가꿀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당뇨 합병증·고혈압이 신장병 원인
5년 생존율 80%… 투석때보다 높아
신장이식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송명재 신장내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통해 문답형식으로 신장이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신장 기능은 가장 간단하게 얘기하면 우리 몸의 체액, 즉 수분과 전해질(나트륨, 칼륨,칼슘, 인, 마그네슘 등)을 정상적으로 유지해주는 기능을 한다. 신체의 여러 생리작용을 위해서는 전해질이 필요한데, 그 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로 신장이다.
체액은 우리 몸의 생명선과 마찬가지. 체액의 양이 일정하게 유지됐을 때 우리 몸 조직조직에 산소공급이 되면서 영양분 공급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액의 양에 따라 혈압이 조절되는 것으로 체액이 줄어들면 혈압이 떨어지고, 또한 체액이 너무 많게 되면 혈압이 올라가는데 그 체액을 조절하는 것이 바로 신장이다. 신장기능에 이상이 오면 몸에 수분과 염분이 축적돼 혈압이 상승하며 부종이 나타날 수 있고, 심장기능에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잘 알려진 노폐물을 거르는 기능을 비롯해 적혈구생성에 관여하는 조혈 호르몬을 생성시키기도 한다. 신장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조혈호르몬이 충분치 않아 빈혈이 생길 수 있으며 또한 칼슘이나 인이 조절이 안돼 뼈, 근육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신장이식이란?
▲쉽게 말해 신장이식은 신장(콩팥)이 제 기능을 잃은 환자에게 가족이나 친지, 혹은 뇌사자의 신장을 떼어 내 이식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가족이나 친지 등 ‘생존한 장기 기증자(Living Donor)’ 에게서도 이식을 받지만 미국에서는 전국적인 분배 시스템을 통해 도너(기증자)의 약 60~70%정도가 죽은 사람의 장기를 받아 이식하는 케이스가 많다. 기다리는 시간은 약 5~6년 정도.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많지만 장기 공급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신장이식은 어떨 때 꼭 필요한가요?
▲한 마디로 신장병이 있는 경우다. 신장기능이 20%까지로 떨어지면 신장이식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신장질환도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병 중의 하나라서 신장기능이 20%까지 떨어져도 환자는 별로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도 있다. 당장 몸에 큰 불편이 없어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신장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기 쉽다. 결국에는 10%이하로 떨어지게 되고,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해야 하는 단계까지 가게 된다.
하지만 정상인도 40세 이후부터는 1년에 1%씩 신장기능을 잃게 된다. 예를 들어 80세에는 정상인 40세에 비해 신장기능이 한 40%가 떨어진 상태라 볼 수 있다.
-신장질환의 원인은?
▲현재 가장 많은 원인은 바로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생기는 신장병이다. 당뇨를 10~15년 정도 수년간 앓게 되면 거의 대부분 신장병이 생기기 쉽다. 당뇨로 인한 신장병을 초기에 치료받지 않게 되면 말기 신장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다음 원인으로는 고혈압을 들 수 있는데, 고혈압이 오래되면 신장기능이 떨어지면서 고혈압도 더 심해지게 된다.
송 신장내과 전문의는 “만성 신장병이 생기는 원인 중 대부분이 당뇨가 40%, 고혈압 40%, 나머지 20%는 만성 신장염, 선천성 난포성 신장염 등이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신장 기증자는 신장 한개 만으로도 나머지 인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나요?
▲결론적으로 신장 한개로도 충분히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정상인에게 2개의 신장 기능을 100%로 가정할 때 그 중 한 개를 떼내면 신장기능이 50% 뚝 떨어질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남아있는 신장 1개가 90% 이상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혹시 나중에 기증자도 신장병이 생기거나 당뇨, 고혈압 등 건강이 나빠졌을 경우 더 위험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송 신장내과 전문의는 “신장이 1개가 있던 2개가 있던 간에 신장병, 고혈압 당뇨로 인한 신장문제는 한꺼번에 양쪽 다 생긴다”며 “한 개만 생기고 나머지는 괜찮은 것이 아니라 양쪽에 문제가 오기 때문에 그 위험은 2개 있을 때나 한개 있을 때나 똑같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기증자나 이식환자의 주의할 점은?
▲기증자는 나이 든 후 특히 혈압에 주의해야 한다.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적당한 운동과 체중관리, 금연 등 건강을 가꿔나가도록 한다.
신장이식 환자는 주치의의 지시대로 체크 받게 되지만 면역이 약해 감염이나 암 발생 확률이 높으므로 주의한다.
정신병-만성 간염환자는 이식할 수 없어
―신장이식 후 생존율은?
▲신장 이식 후 1년까지 성공률은 뇌사자에게서 받은 경우 80~90%,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신장을 이식받은 경우는 95%로 굉장히 성공률이 높다. 5년 생존율도 80%.
또한 말기 신부전환자들에게는 투석보다는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가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신장이식 10년 후 투석 받는 사람의 10배가 살아남아 있다는 통계가 있다.
이식이 투석보다는 더 좋은 치료법이지만 암환자, 간경화, 심한 심장병, 정신병, 만성 간염자 등은 이식을 할 수 없는 조건에 해당한다. 신장이식 후에는 여행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며 임신도 가능하다.
-신장질환 예방법은?
▲사실 신장질환에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다만 건강한 사람은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을 해야 한다.
당뇨나 고혈압환자라면 방심하기 쉬운 생활습관을 조심하고 평소의 관리를 철저히 해 나중에 생길 수 있는 신장병 등 합병증에 특히 조심하도록 한다.
도움말:송명재 신장내과전문의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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