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통곡의 벽인가
유대인들의 헤어질 때 인사는 이스라엘 독립 이전까지 “내년에 예루살렘에서”로 되어 있었다. 이 인사를 풀어서 쓰면 “내년에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 앞에서 만나 뵙기를”이라는 뜻이다. ‘통곡의 벽’은 유대인에게는 ‘성지 중의 성지’며 ‘통곡의 벽’ 정식 명칭은 ‘서쪽의 벽’(WESTERN WALL)이다. 이는 솔로몬왕이 지은 신전이 바빌로니아인과 티투스가 지휘하는 로마병들에 의해 두 차례나 불탄 후 남은 서쪽 벽을 의미한다. 로마는 유대인들이 자꾸 봉기를 꾀하자 이들을 다시는 예루살렘에 못 돌아오게 추방해 버렸다. 이때 유대인들은 로마, 북아프리카, 바빌로니아 등지에 노예로 팔려갔으며 자그마치 1,870년 동안이나 뿔뿔이 흩어져 남의 나라를 전전하는 방랑의 민족이 된 것이다. 이것이 유대인 역사에서 말하는 ‘디아스포라’다. 그러니까 유대인의 ‘디아스포라’는 아랍인에 의해 자행된 것이 아니라 로마인에 의해 강행된 것이 특징이다.
그후 예루살렘이 비잔틴의 지배를 받게되자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소원을 하나만 들어줄 것을 간청했다. 그것은 솔로몬 신전의 유일한 유적인 ‘WESTERN WALL’에 모여 1년에 한번만이라도 예배를 드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 소원이 받아들여져 이슬람 통치시대에도 하나의 관습으로 물려져 내려오게 된 것이다.
이후 전세계 유대인들은 매년 신전이 파괴된 8월 ‘WSTERN WALL’에 모여 예배를 드렸는데 자신들의 운명을 생각하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솔로몬이 지은 신전은 온데 간데 없고 그 자리에 어마어마하게 큰 두 개의 이슬람 사원(이슬람 성전인 ‘DOME OF ROCK’과 엘악사 사원)이 들어섰으니 (사진) 유대인 입장에서 보면 통탄할 노릇이었다. 유대인과 무슬림의 감정의 골이 왜 깊은가를 이 사진 한 장이 다 설명해 준다. 크리스천들도 대부분 유대인 성지인 ‘통곡의 벽’을 이슬람 사원이 깔고 앉아있는 모양새로 되어 있는 것을 현지에 가 본 후에야 알게 된다. 이곳은 원래 유대인의 조상인 아브라함이 신의 명령에 따라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한 바로 그 장소다. 그 이유로 솔로몬이 이 곳에 유대인 성전을 세웠기 때문에 매년 모이는 예루살렘 예배가 통곡의 바다를 이룰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 ‘WESTERN WALL’이 ‘통곡의 벽’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통곡의 벽’은 단순한 기도장소가 아니다. 유대인들의 단결과 희망이며, 디아스포라의 종식이며, 꿈에 그리던 유대인 국가의 실현이며, 유대인의 정신적인 아픔을 치유하는 사원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통곡의 벽’이 있는 동예루살렘은 요르단에 귀속되었는데 무슬림들은 이곳에서 매년 열리는 유대인 예배마저 금지시켜 48년부터 67년까지 19년 동안 유대인들은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그러다가 67년 ‘6일 전쟁’이 일어나자 이스라엘군은 특수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한 맺힌 ‘통곡의 벽’부터 점령해 버렸다. 당시 이스라엘의 명장 모세 다얀이 통곡의 벽 앞에서 기자 회견하는 장면은 역사적인 기록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 전쟁에서 점령한 ‘시나이 반도’ ‘가자지구’ ‘웨스트 뱅크’는 다시 내놓으면서도 동예루살렘만은 죽어도 양보하지 않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이 곳에 ‘통곡의 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랍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성전을 차지하고 안 돌려주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슬림이 통곡하고 있는 형편이다. 예루살렘이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솔로몬의 영광에서부터 디아스포라의 아픔 생생하게 간직한 유대인의 역사 현장
통곡의 벽에서는 남녀가 따로 기도한다. 여성들이 간이 벽 너머로 남성 기도장을 구경하고 있다.
알악사 이슬람 사원을 견학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아랍 어린이들. 아랍 여성들이 관광객에게 꽃을 팔고 있다.
통곡의 벽 광장에 입장하기 전 시큐리티 체크를 위해 줄서 있는 관광객들.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고 있는 유대인들. 통곡의 벽은 유대인들의 단합의 상징이며 솔로몬의 영광을 그리는 마음의 고향이다.
20여년 동안 예루살렘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이정복 목사가 통곡의 벽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슬람 성전인 Dome of Rock. 무슬림에게는 메카와 메디나 다음 가는 성지다. 이슬람은 이곳에서 마호메트가 말을 타고 승천했다하여 성지로 간주하고 있다.
이 철
<이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