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SF메리엇호텔에서 열린 광복 60주년 학술심포지엄은 여러 각도에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일과성 전시정 유흥성 행사 위주였던 북가주 한인사회의 행사목록에 비로소 형식과 내용에서 매우 알찬 학술회의를 올려놓았다는 것 자체만 해도 여간 의미가 큰 게 아니다. 그동안 한인사회의 대소행사에서 일정한 거리를 뒀던 종교계(SF지역한인교회연합회·회장 조은석 목사)가 이번 심포지엄을 기획에서 진행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또한 교회연합회와 SF지역한인회(회장 김홍익) 민주평통 SF지역협의회(회장 정에스라)가 공동주최한 것은 단체간 소모적 경쟁에 치우치기 일쑤였던 그동안의 행사관행을 탈피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논문을 간추려 싣는다. 원문은 교회협의회 웹사이트(www.sfchurchfed.org)를 참조하면 된다. <편집자주>
◆동아시아 상황에서의 한국과 미국
로버트 스칼라피노/ UC버클리 명예교수
한국과 미국은 정치적인 전략과 경제적인 입장에서 관계를 맺어왔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주권을 지키기 위하여 3가지 정치적 대안을 가져왔는데, 하나는 고립정책, 또 하나는 주변국들과의 균형적이고 적극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고, 마지막 방법은 자기 나라에 위협이 되지 않는 지리적으로 동떨어진 강대국과 동맹을 맺는 것이었다.
우리는 어떻게 현재의 한국-미국 관계를 규정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두 나라가 각각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가? 첫째, 김대중 대통령을 시작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전략은 앞에서 언급한 3가지 정치적 대안중에서 2번째와 3번째 대안들은 결합하려는 노력에 주안점을 두어왔다고 여겨진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노무현 정부에게서도 계속되었다.
미국의 접근방식은 적어도 아주 최근까지는 상당히 다른 것이었다. 초기에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햇볕정책을 따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분명히 명시하였다. 북한은 ‘악의 축’의 한 부분으로 규정되었고, 그리고 북한의 지도자는 독재자로 명명되었다.
한미 정책 차이는 특히 남한에서 정부차원만이 아닌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긴장이 유발되었고, 여론조사에 의하면 상당한 수의 남한 국민들은 한반도에서의 고조된 긴장에 대하여 미국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하였다. 특히 젊은층에서는 반미 감정이 일어났다.
2005년부터 미국의 정책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변화의 상징으로써, 부시 대통령은 과거의 김정일을 호칭하는 안좋은 여러 표현대신“미스터(Mr.)” 김정일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였다. 나아가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대표들과의 비공식 양자회담을 여는 의욕을 보였고, 또한 3번째 6자회담에서 제안된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전략적 경제적 양보를 하고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반복했다.
넓은 의미에서, 한미관계는 비록 한국내의 사정이 노무현 행정부에 압력을 가하지만 여전히 긍정적이다. 최근의 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비록 친밀감이 좀 부족했지만 양국간의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관심을 표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해결되어야 할 많은 이슈들이 남아있다. 한국 정부 내 일부는 DMZ로부터의 미군철수 등 미국의 전략적 정책들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독도 영유권 분쟁 등 한일 갈등도 서울과 워싱턴의 관계에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합리적으로 볼 때 한미관계 전망은 밝다. 거의 확실한 것은 노무현대통령의 후임자들은 남한의 이익은 미국과의 전략적인 연대를 유지하고 동시에 일본을 포함하는 다른 주요 국가들과의 균형잡힌 관계를 추구하는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적의가 있는 한일 관계나 한국의 지나친 중국의존 어느것도 이롭지 않다. 다만, 한국-미국 관계가 강화되고 그리고 한국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려면, 두 나라의 관계는 계속적인 대화를 통하여 승인되어햐 하는데, 이는 중요 쟁점들에 대한 심층적인 토의와 새로운 젊은 세대에 초점을 두는 것을 포함하는 새로운 진로(Track II)를 위한 공식적인 교류를 의미한다. 이제는 앞을 바라보아야 할 때이다.
◆북한의 통치이념과 통일전략
김현식/ 예일대 초빙교수
북조선 사람들은 김일성과 그의 아들 김정일을 신으로 받들고 있다. 북조선에서 김일성은 하나님, 김정일은 예수님으로 되어있다. 북조선 사람들의 삶의 목적은 수령(김일성, 김정일)께 기쁨을 드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우리는 수령님께 기쁨을 드리기 위하여 살며 일한다, 수령님을 위한 길에서는 죽어도 영광 살아도 영광이다, 수령님을 위하여 한 목숨 기꺼이 바치자, 수령님을 정치 사상적으로 목숨으로 옹호 보위하자는 구호를 외친다.
수령에 대한 북조선 사람들의 충성심은 하나님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신앙심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이것은 김일성의 부모, 김정일의 조부모(김형직, 강반석 )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으며, 김일성 자신도 초등학교 시절에는 부모와 함께 열심히 교회에 다녔고 중학교 때는 찬양대 지휘까지 했던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의 교리를 북조선 국가통치에 그대로 적용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처럼 김일성은 어찌 보면 주님을 열심히 따라다니다 배반한 가롯 유다와 같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자기를 하나님 자리에 올려 세운 것이다.
수령 신격화의 표현형태로는 김일성의 시신을 미라로 만든 것, 연호를 바꾼 것(즉, 북조선에서는 금년을 2005년이 아니라 주체 94년이라고 함),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이라 부르는 것, 김일성 동상을 세운 것, 김일성 뱃지를 달고 다니는 것,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를 걸어 놓은 것, 김일성 연구실에서 학습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수령 신격화의 형성과정을 보면 첫째 전국에 하나의 사상 하나의 당만이 있게 한 것, 둘째 국민 모두가 김일성주의를 학습하게 하는 것, 셋째 학교교육에서 기본을 수령 신격화에 두는 것, 넷째 국민전체를 연령, 직업, 성별에 따라 해당 정치조직(소년동맹, 청년동맹, 직업동맹, 농민동맹, 여성동맹)에 의무적으로 망라시켜 김일성주의자로 훈련시킨 것, 다섯째 모든 주민들에게 인간적 권리와 자유를 주지 않는 것, 여섯째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차단한 것, 일곱째 수령신격화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한 감시와 처형을 하는 것 등이다.
북조선의 통일전략은 한마디로 남조선까지 자기들의 통치 수중에 넣으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조선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전략, 남북통일을 외세의 간섭 없이 평양이 중심이 되어 자체의 힘으로 하려는 전략, 해외 기독교인들을 통한 통일전략, 전쟁을 통한 통일전략
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50년간의 김일성당의 당원, 20년간의 김일성 처가의 가정교사, 38년간의 북조선 명문대 교수, 3년간의 러시아 대학 초빙교수이던 나를 하루아침에 마음 바꾸어 북조선 선교에 길에 나서도록 이끌어 주시었다. 이것은 오직 전지전능하신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다. 하나님께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김일성의 부모, 김정일의 조부모의 기도, 남북조선과 전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그들의 기도에 반듯이 응답하여 주실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정하신 시간에, 필요한 방법으로 북조선의 문을 열어 주실 것이다. 북조선은 하나님의 뜻대로 복음화될 것이다. 그리하여 북조선은 잃어버렸던 예루살렘의 옛 지위를 반드시 되찾고야 말 것이다.
◆남북통일과 중국-일본
이홍영/ UC버클리 교수
통일이라는 문제를 다룰 때에 한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그것은 통일이 지니는 이중적 성격이다. 즉, 통일은 외적으로는 국제정치적 문제이면서도 동시에 내적으로는 한민족에게 가장 중요한 국내적 문제이다. 통일이 지니는 이러한 이중적 성격 때문에, 외부의 영향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즉 단일민족이라는 관점에서의 자주 또는 대동단결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이론적으로 먼저 고찰해야 한다.
추상적으로 보자면, 통일의 원리는 자주와 대동단결이며 통일을 추구하는 수단은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은 일견 옳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국사를 면밀하게 살펴보면, 외부세력의 개입으로부터의 자주와 대동단결 중에서 무엇이 우선순위를 지녀야 하는지에 관해서 의문이 생겨난다. 대동단결이 없이는 외부세력을 물리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은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열강들 사이의 변화무쌍한 권력관계에 의해 직접적으로 민감하게 영향을 받아 역사적으로 항상 전쟁터가 되어왔다.
복잡한 남북간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가지 다른 수준의 분석들을 구별해야
한다. 첫째는 민족적 관점으로서, 이것은 한국이 공동의 문화적, 민족적, 언어적 유산을 가지고 있는 단일국가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을 강조한다. 이는 통일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수준의 분석은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하지만 통일을 어떻게 달성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단서도 제공하지 못한다.
한민족이 반세기 이상 분단되어 왔으며, 남한과 북한 각 진영이 국가확립과 경제발전을 위하여 상이한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구조들을, 특히 통일문제에 관하여 상충하는 이해관계와 의제들을 지닌 집단들을 형성하여 왔다. 그러므로, 두번째
수준의 분석, 즉 국가적 관점의 분석을 통해서 볼 때에 두 개의 국가가 한반도에 존재하고 완전무장하여 한반도 전역과 한민족 전체를 통치할 정당성이 각자에게 있다고 각각 주장한다. 세번째 수준의 분석은 구체적인 정권을 주목하는데, 여기에는 남한과 북한 사이에 현저한 차이점들이 있다. 남한은 국가수립 이후로 여덟 번의 정권교체가 있었다. 남한의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자신의 국내적 정치이득을 꾀하고자 정권교체를 활용하였지만, 이러한 정권의 변화로 인하여 남한의 지도자들의 개인적인 이익과 민족 전체의 이익과의 차이점을 구별하는 것이 수월하게 되었다. 반면에, 북한은 김일성으로부터 그의 아들 김정일에로의 권력이양 이외에 지난 반세기를 거쳐오면서 어떤 정권교체도 없었다.
한반도의 분단이 없었다면 김일성 일가가 반세기 동안 절대적 독재자로 군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최고지도자들의 이익과 북한이라는 국가의 이익을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북한의 모든 엘리트들은 특권적 지위들을 국가로부터 받은 것이기에 현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통일문제에 관한 유연성을 훨씬 감소시키는 데에 있어서 김정일과 동일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 정권에 무슨 일이 발생한다면 대략 2백만명의 엘리트이 누리는 기득권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북한 엘리트의 운명은 김정일 개인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통일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남한과 북한의 공식적인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된 모든 정치집단과 사회집단들의 선택과 이익들을 고려해야만 한다. 전반적인 역사적 교훈은, 한국이 국가적 합의를 이룩하지 않고서는 외세의 압력과 개입의 위협을 다룰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국가적 합의를 달성하려고 할 때에 북한식의 강제동원 방식은 경제발전의 수단으로서 그리고 민족통일이라는 목적을 이룩하는 방법으로서 모두 실패하였다.
세계정치에서 냉전과 양극체제의 종식에도 불구하고, 남한과 북한 간에 비대칭적으로 점점 더 벌어지는 힘의 관계는 남북관계의 타협과 화해를 가로막는 주된 방해물이 되었다. 남한 정부는 경쟁과 대결보다는 화해와 경제교류를 추구하는 “햇볕”정책을 추구해오면서, 북한의 경제적 곤궁을 돕기 위하여 남한의 우월한 경제력을 사용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 두 국가들이 통일을 경쟁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분단된 반도의 구조적인 측면이기 때문에, 북한은 남한정부의 구두약속에 의존할 수 없다. 정권의 안정과 자신들의 안전에 대한 염려는 너무나 중요해서 북한의 지도자들이 남한 정부의 의도를 신뢰할 수 없다.
때문에 북한은 지속적인 생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핵무기를 고려하게 되었던 것처럼 보인다. 북한은 핵확산방지 조약이 배타적인 핵클럽 회원국들이 원자력을 갖고 있지 않는 국가들을 차별하고자 하는 사악한 시도라고 간주한다. 북한은 소수의 핵폭탄을 소유하는 것은 자기방어를 위한 주권적 권한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북한은 핵클럽의 회권국들이 엄청난 양의 대량살상 핵탄투들을 소유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사실들을 지적한다.
부시 행정부의 워싱턴은 핵무기에 관한 북한의 의도들을 의심하면서 “북한정권의 교체”를 염두에 두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정권교체는 실현 가능한 선택이 아니다. 북한의 제도적인 구조들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우상화에 전적으로 기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권교체는 정권의 몰락을 의미한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 정권의 몰락을 원하지 않는다.
워싱턴의 강경노선 입장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여하지 않았다면,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남한 정부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군사적 대결을 남한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적극적인 유인책들을 제공하겠다는 약속만으로는 북한이 핵계획을 철회하도록 설득할 정도로 충분히 효과적이지 못했다. 미국과 남한의 두 동맹국들 사이에 존재하는 불협화음은 오히려 북한이 핵계획을 계속 추진하면서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이다.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남북간에 진정한 화해와 협력이 불가능하다. .
한반도의 궁극적인 통일인 한민족의 역사적인 사명이며 이를 위하여 모든 한인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남북한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해상충을 전적으로 무시하면서 민족단결에 과도하게 감정적으로 호소하거나 대규모의 남북한의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과 궁극적인 통일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점을 모든 한인들은 동시에 주목해야 한다. 오늘날 한민족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급박한 과제들 중의 하나는, 장기적인 목표로서의 통일과 서로 충돌하는 중대이해관계들의 신중한 해결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관하여 국가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경제분야에서 상호이익과 협력을 위한 가장 많은 여지가 있기 때문에, 남북한이 협력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분야는 경제영역이다. 북한의 긴급한 필요들을 해결하도록 도우면서 모든 남한 사람들로 하여금 궁극적인 통일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한가지 방법은 투자조합회사를 설립하고 모든 한국인들이 정부에 지불하는 세금의 형태로든 현금으로 형태로든 그 조합의 출자분담을 감당하는 것이다. 그러한 투자들이 북한의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면서 한국이 통일이 되는 경우에 투자된 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보증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제안은 모든 한국인들이 장기화되는 통일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며 차세대들도 그들이 통일에 개인적으로 공헌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요약 정리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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