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희망 펠릭스 헤르난데즈
최근 메이저 데뷔 98마일 위력투
구든 이후 주목받는 틴에이저 괴물투수
마운드에 올라선 펠릭스 헤르난데즈를 보고 19세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6피트3인치, 224파운드의 듬직한 덩치가 벌써 위압적이고 마운드에서 뿌리는 공은 무게와 스피드가 무섭다.
그러나 가까이 보면 앳된 틴에이저의 얼굴이다. 지난 4월8일 생일을 지났으니 스물이 되려면 아직도 한참 남은 펠릭스는 올해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희망이다.
베네주엘라에서 발견해 데려온 이 흑진주는 마이너에서 독보적인 구위를 과시하며 지난달 4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디트로이트 원정 경기에서 팀타선 불발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5이닝 동안 안타 3개를 허용하는 뛰어난 투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마운드에 선발로 나섬으로써 펠릭스는 지난 1978년 브릿 번스가 화이트삭스 투수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라선 이후 최연소 선발 투수가 됐다. 19세 틴에이저 나이로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로 나온 경우는 지난 1984년 드와이트 구든(뉴욕 메츠)이 혜성처럼 나타난 뒤 91년 타드 밴 파펠(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 이어 3번째다.
펠릭스는 31일 현재까지 6번 등판해 2승2패를 기록중이다.
승패는 반반이지만 자세히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주목을 끈다. 거의 매경기를 8회 늦게 까지 구위에 변화없이 던질 뿐 아니라 방어율 1.84로 타자를 압도한다. 시애틀의 방망이만 좀 살아있다면 승수는 얼마든지 쌓을 수 있는 재목임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 31일에는 양키스의 랜디 잔슨과 맞붙어 주목을 받았다. 메이저리그를 압도해온 대표적인 파워 피처와 리그내 최연소이며 미래의 에이스가 맞붙은 이날 대결에선 친정을 찾은 잔슨이 오랜만에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매리너스 타선을 무안타로 틀어막는 바람에 아쉽게 패했다. 8회까지 안타 4개만을 허용했는데 2개가 솔로 홈런이어서 0-2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최고 98마일을 찍은 강속구와 콘트롤은 대선배 잔슨에 버금가는 빼어난 피칭으로 찬사를 받을 만 했다.
시애틀의 왼손투수 제이미 모이어는 “펠릭스가 놀라운 재목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두둑한 자신감과 배짱”이라고 평가한다. 구위가 워낙 막강해 공략하기가 어렵지만 어려운 순간에 몰리더라도 전혀 흔들림없는 투구로 위기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애 같은 얼굴에 덩치가 위압적인 이 야구 신동이 구사하는 주무기는 두가지. 98마일을 찍는 강속구와 무지개 커브. 또 가끔씩 레이저처럼 정확한 체인지엎도 구사한다.
“놀라운 파워 피처다. 하지만 느린 공도 패스트볼과 다름없는 정확도로 던진다”고 매리너스의 투수코치 브라이언 프라이스는 평한다. “또한 뛰어난 슬라이더를 갖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은 사용하지 말도록 권한다. 지금으로서는 그것을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베네주엘라 중산층 부모밑에서 자란 펠릭스는 베네주엘라인으로 메이저리그 화이트 삭스에서 활약한 우환 프레디 가시아를 우상으로 삼고 야구를 즐겼다. 매리너스의 스카우트로서 베네주엘라에 거주했던 페드로 아빌라가 당시 14세이던 펠릭스를 발견하고 일년 뒤인 2002년 7월4일 미국으로 데려왔다. 시애틀은 사이닝 보너스로 70만달러를 주고 보물을 건진 것이었다.
야구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지난 4월 펠릭스를 드와이트 구든 이후 최고의 틴에이져 피처로 꼽으며 카버스토리로 다뤘다. 야구선수로 탁월한 재능을 타고 난 그는 마이너리그를 쓸어버렸다. 싱글 A이상 리그에서 최연소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로 올라오기 전까지 타코마 트리플 A에서 뛰는 88이닝동안 9승4패, 방어율 2.25, 삼진 100개를 잡아내는 위력투를 과시했다.
시애틀은 랜디 잔슨을 98년 애스트로스로 보낸 뒤 이렇다할 에이스 선발투수가 없다. 당연히 성적도 형편없다. AL서부조 꼴지로 2년 연속 90패의 완전한 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현재보다 미래에 큰 희망을 품고 있다. 펠릭스를 비롯한 꿈나무들이 쑥쑥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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