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문에 잠시 멀어진 간극을 메우고 옛친구로 되돌아와 한인사회 화합과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한 김홍익 한인회장(왼쪽)과 오미자 오가네사장.
잠시 멀어진 아주 오래된 친구
상항지역 한인회 김홍익 회장 - 정통한식당 오가네 오미자 사장
‘우정의 악수, 화합의 공조’
그것은 생판 모르는 사람들을 바싹 끌어당겨 피붙이처럼 가깝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에 잘못 휘둘리면 피붙이끼리도 남남처럼 멀어지곤 한다. 선거란 괴물은 정녕 야누스적이다.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회 김홍익 회장과 정통한식당 오가네 오미자 사장은 아주 오래된 친구였다. 이민자의 힘겨움을 공유하고 연배(50대 중반)가 비슷한 것은 기본, 나중에 좀 후회를 할지언정 속에 뭘 담아두지 못하고 할말을 하고야마는 직선적 성격하며, 부러질지언정 휘어지지 않겠다는 쫀심(자존심)하며, 여러모로 닮았다.
그런데 둘이 잠시 멀어졌다. 어쩌다 서로 딴 편이 되어 치른 지난해 12월 한인회장 선거의 상처 때문에 서로 겉돌았다. 그러나 둘이 그려온 삶의 궤적, 그 ‘원판’이 달라질 건 없었다. 제 갈길을 가면서도 제 할일은 꼬박꼬박 했다.
’믿음주고 사랑받는 한인회’를 슬로건으로 내건 김 회장은 취임 초기인 올해 벽두부터 SF한인회 초유의 운영백서(초안) 만들기와 운영효율성과 재정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정비 등에 박차를 가하고, 쓰나미(대해일) 성금을 모아 인도네시아총영사관과 미적십자사 등지에 전달하고, 제1회 노인야유회를 개최하고, 가주 한인여성 최초 주하원의원 도전자 메리 정 후보 후원의 밤을 개최하고, 필라체전 현장으로 날아가 07체전 SF유치 지원활동에 합세하고, 북가주 한인사회에서는 유례드문 국제학술행사 성격의 광복6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 성공을 위해 뛰어다니고, 개인 연줄을 총동원해 국악분야 최정상 ‘중앙국악예술단’의 한국의 날 민속축제 공연을 성사시키고, 더블린에서 발생한 경찰총격 한인2명 사망사건의 공정처리를 위해 한인사회의 중지를 모으고 대책을 세우느라 동분서주하고….
오 사장 ‘한국의 날’ 화끈지원에
한인사회 화합상징 등 시선 따뜻
그러는 김 회장을 보고 오 사장은 말했다. 좌우간 김 회장이 일 하나는 열심히 한다니까.
북가주 한인사회의 크고작은 행사 및 단체의 ‘큰손 스폰서’ 오 사장도 못지 않게 바빴다. 매년 그랬듯이 지난 1월초 북가주체육학회를 후원하고 UC버클리 태권도팀에 대한 변함없는 후원으로 무적함대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고, 샌드앤드로에 이은 오가네 오클랜드점 개업과 어버이날 효도잔치를 겸해 한국왕복 항공권 10장을 내놓고, 한국을 제대로 알고 반듯하게 알려줄 미래의 한국학자 양성을 위해 우선 UC버클리 박사과정에서 이를 주제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선발해 ‘학위취득 때까지 무기한 무조건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고, 퓨전음식 전성시대에 ‘우리입맛 그대로 주류입맛 공략을’ 목표로 토종젓갈까지 써가며 우리음식 알리기에 힘쓰는 한편 우리음식 바로알기 소책자를 준비하고 추석과 설에는 타인종 타민족을 상대로 우리음식 바로먹기 캠페인을 벌이고, 북가주 입양한인 150여명을 초청해 무료식사를 제공하며 ‘외딴섬 멘탈리티’를 잊고 ‘그들 곁에 우리가 있음’을 확인하는 만남의 장을 열어주고, 북가주아름다운재단에 불체자들을 위한 공익소송기금(매달 500달러씩 평생동안)을 기부하기로 하고….
그러는 오 사장을 보고 김 회장은 말했다. 좌우간 오 사장이 손 하나는 확실히 크다니까.
둘이 다시 손을 굳게 잡았다. 메리 정 후보 후원 릴레이에서 부지불식간에 배턴을 주고받은 김 회장과 오 사장은 제13회 한국의 날 민속축제를 앞두고 더욱 끈끈한 찰떡공조를 보이고 있다. 오 사장은 축제후원금 1,000달러 이외에도 중앙국악예술단원 80여명 등 100여명이 참가하는 환영리셉션(9월14일 저녁 오클랜드 오가네)을 무료로 베풀어주겠다고 약속, 김 회장의 짐을 확 덜어주었다. 오 사장은 김 회장이 SF한인회 주최 메리 정 후보 후원의 밤(6월18일) 뒤 연쇄동참을 호소하자 가장 먼저(아직까지는 유일하게) 화답의 메아리를 울려, 7월14일 오가네에서 후원의 밤을 열어 5,000달러를 건네주었다.
선거의 상흔을 지우고 합심공조에 나선 오 사장과 김 회장의 2인3각 레이스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사뭇 따스하다. 좁게는 우정의 회복, 넓게는 한인사회 화합의 상징적 사건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둘은 30일 오후에 또 만나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다시 뛰자고 다짐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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