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스 마무리 빌리 와그너
메이저리그 최고 광속구
작은 체구서 괴력 102마일
시카고 컵스의 2루수 타드 워커는 빌리 와그너(필라델피아 필리스 마무리 투수)를 볼 때면 아직도 10여년 전의 일이 생각난다. 지난 1992년 와그너가 케이프 카드 리그에서 뛰기 위해 처음 나왔을 때 워커는 와그너가 왼손 투수란 소리를 듣고 한마디 툭 던졌다.
“아마 자넨 텀버(thumber)가 맞지?” 텀버란 강속구로 정면 승부를 걸지 못하고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데 주력해 지저분한 구질의 공을 많이 던지는 투수.
투수로서는 자그마한 체구(키 5-11, 체중 200파운드)를 보니 보나마나 텀버였다.
와그너의 반응은 심드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요? 아무렴 어때요”
와그너 역시 그 때를 잘 기억한다. “내가 던지는 것을 본 뒤 워커는 찾아와 ‘아 미안해, 내가 틀렸어”라고 말했다.”
와그너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강속구 투수 랜디 잔슨(6-11, 230파운드)처럼 장대한 골격을 갖추지 못했지만 그의 빠른 공 하나는 그 누구도 쫓아올 수가 없다. 최고 102마일을 기록했다. 100마일의 광속구를 심심하면 던진다. 필리스 팬들의 구경 재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스피드 건에 찍히는 와그너의 구속이다.
얼마전 생일이 지난 34세의 와그너는 메이저리그 커리어 267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데 도저히 배트를 맞출 수 없는 빠른 공 때문에 보통 방어율 2점 안쪽으로 틀어막고 있다. 커리어 방어율이 2.48이다.
이런 왕소금 피칭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광속구만 고집스럽게 던지지는 않는다. 밸런스를 깨기 위해 슬라이더도 자주 던진다. 그런데 이 슬라이더가 보통 86내지 91마일이어서 웬만한 피처의 속구 수준이다.
강속구에 콘트롤도 수준급이라 이젠 누구도 그를 저평가 하지 못한다. 메이저리그 동료 선수들도 그가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대적하기 어려운 선수로 꼽는다.
하지만 와그너 자신도 자신의 포심 그립에서 어떻게 해서 이처럼 빠른 공이 나오는지를 알지 못한다.
“왜 그립을 이렇게 잡게 됐는지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던지면서 자랐다. 아무도 강속구를 던지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냥 공을 잡아서는 있는 힘을 다해 세게 뿌렸다”
체구로 봐서는 어림없어 보이는데 막상 던지면 광속이 나오고 본인도 모른다니 불가사의다.
아마도 근육이 잘 발달된 다리가 마운드를 박차는데서 힘이 나오든지 아니면 내공의 힘을 얻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공을 던질 때면 손과 팔의 힘을 최대한 빼서 푼다. 그리고 공을 뿌릴 때는 회초리 치듯 스냅을 약간 더 넣는데 그것이 속임수 흔들림을 넣고 항진하며 마치 제가 알아서 가듯이 움직이며 나아간다”
와그너는 커리어 동안 상대 타자에게 .186의 안타를 허용했는데 지난 2000년 왼쪽 팔꿈치 인대 파열로 뛰지 못했던 적 외에는 부상도 찾아들지 못하는 철인이다.
카디널스의 스타 알버트 푸홀스는 와그너에 대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공을 뿌리는 투수”라며 “그 앞에 나서려면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기도부터 드려야 한다”고 추켜세운다.
잔슨·리베라·가니에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스피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는 누굴까?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지가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 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필리스의 마무리 투수 빌리 와그너와 초일류 랜디 잔슨(양키스 선발)이 동률 18%의 표를 얻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스피드 건으로 나타난 최고 구속은 와그너가 더 빠르지만 선수들이 직접 상대하며 느끼는 구속은 좀 다른 셈. 둘다 무시무시한 구속의 공을 던져 감히 누가 더 빠른지 정확히 지목하기가 어려웠을 수도 있다.
동료 구원 투수들은 23%가 와그너를 최고 구속 투수로 꼽아 스피드에 관한 한 와그너가 판정승.
양키스의 클로저 마리아노 리베라와 다저스의 클로저 에릭 가니에도 구속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선수들. 동료 선수들 투표에서 각각 9%, 8%의 표를 얻어 메이저리그 인가 광속구 투수들임을 재확인했다.
뒤를 이어 자이언츠의 제이슨 슈미트와 휴스턴의 라저 클레멘스(공히 5%)도 꼽혔다. 이들 외에는 3% 이상 표를 얻은 투수는 없었다.
좌완 투수로는 잔슨과 와그너 외에는 카디널스의 마크 멀더(18위, 1% 득표)가 거의 유일하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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