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귀병 앓는 장하영양, 시카고와서 자신감 회복
▶ 미국서 계속 공부 소망…도움 필요
지난 14일 횃불기도회에서 만난 장하영(12)양은 얼굴의 절반 가량이 붉은 반점으로 덮혀 있어 눈에 쉽게 띄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아이의 기도드리는 모습이었다. 작은 두 손을 꼭 쥐고 눈물을 떨구며 탈북자 구제를 위한 기도를 드리는 아이의 모습은 900여명의 관중 중 그 누구보다 아름다웠기 때문.
’스터지 웨버(Sturge Weber) ‘ 증후군을 앓고 있는 하영이가 미국에 온지는 이제 1년 정도 됐다. 경상북도 월성에 위치한 한국전력에 근무하고 있던 아버지 장희승씨는 작년 7월말 미국으로 파견근무를 오게 돼 현재 네이퍼빌에서 아내 박지숙, 큰딸 하영, 작은딸 하원(11), 막내 진만(8)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스터지 웨버 증후군은 인구 1천명당 대략 3명에게서 발견되는 희귀병으로 특히 동양인에게서 더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붉은 반점은 혈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포도주빛을 띄기 때문에 마치 포도주를 흘린 것 같은 모양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포도주빛 반점이라고도 부른다.
7년 동안 미국에 가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왔어요라고 어머니 박씨는 지난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다. 물론 우리 큰 딸아이를 위해서였죠. 얼굴이 그래선지 학교만 가면 아이들이 발로 차고 놀리고 하는 바람에 아이가 공부도 열심히 하질 않고 자존심을 많이 상해하더라고요.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미국에 오고 싶었습니다라고 박씨는 전했다.
현재 한인서부교회에 출석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있다는 장씨 가족은 이렇게 시카고에 오게 된 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고 있다. 천사같은 분들이 우리 큰딸을 향해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고 있다는 것을 매번 경험합니다. 얼마전 캐나다 선교에서 만난 신진희씨라는 분은 ‘내 옆에 천사가 앉아 있었다’며 우리 하영이를 끌어안아주시더라고요.
현재 오하이오주 레이몬드에 있는 미국 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이시용 목사의 소개로 장씨와 만나 중매로 결혼한 박씨는 내가 하나님 다음으로 사랑이 많다고 믿는 사람이 우리 남편이라고 소개했다.
사랑많고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한 하영이는 한국에서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성격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5분 거리에 살고 있음에도 등하교길에 아이들로부터 ‘얼굴이 이상하다’는 놀림을 받거나 발로 걷어차이기가 일쑤였다고 한다. 놀이터도 마음 편히 가질 못했다. 건강한 둘째 하원이와 함께 있지 않으면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이다. ‘아니오’라는 대답보다는 ‘예’라는 긍정적인 대답을 많이 하고 자란 하영이는 커가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러나 미국에 오면서부터 하영이는 많이 밝아졌다. 박씨가 ‘천사같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미세스 플루타씨로부터 사랑받고,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고 한다. 하루는 둘째와 셋째가 학교에서 하영이의 모습을 보고 와 박씨에게 엄마, 친구들이 우리 누나를 너무 좋아해. 얼굴에 쪽쪽 뽀뽀도 하고 말이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덕분에 아이는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다.
태어날 때 뇌손상을 받아 머리 한쪽이 튀어나와 있던 머리도 지금은 많이 동그랗게 되었다. 태어나자마자부터 병원신세를 져야했고 7개월간 매일 경기를 앓아야 했던 아이는 사랑 속에 점점 몸이 건강해지고 있다. 얼굴의 붉은 반점도 많이 엷어졌다. 오른쪽 뇌가 손상돼 왼쪽 뇌마저도 발육이 저하된 상태인 하영이는 왼손을 잘 쓰지 못한다. 때문에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해도 주변에서 특수 교육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 하영이는 줄곧 꿈이 하나였어요. 커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해왔지요. 그 꿈이 꼭 이 땅에서 이뤄질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박씨는 말했다. 오는 12월까지 회사로부터 체류 허가를 받아놓은 장씨는 우리 딸이 행복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꼭 주어졌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하영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분은 전화 630-527-0832로 연락하면 된다. 송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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